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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후루와 마라탕. 연합뉴스

[서울경제]

MZ세대가 사랑하는 대표 음식, 바로 탕후루와 마라탕이다. 탕후루의 단맛과 마라탕의 맵고 짠 맛 그리고 강렬한 향신로향은 그 자체로도 중독적이지만, 둘이 만났을 때 내는 ‘단짠’의 시너지는 많은 이들을 ‘마라탕후루’ 폐인으로 만들었다. 이렇듯 ‘고자극’을 추구하던 젊은층의 입맛이 최근 180도 바뀌었다. 렌틸콩과 귀리 등을 듬뿍 넣어 슴슴하지만 영양가 높은 ‘저속노화밥’에 꽂힌 것이다. 대체 무슨 이유로 MZ세대는 갑자기 ‘저속 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걸까.

◇SNS 뒤덮은 ‘저속노화밥’ 인증 =
저속노화식단이란 식습관과 같은 후천적 노력을 통해 노화속도를 늦추는 밥상을 뜻한다. 저속노화식단을 제시한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건강한 식단이 수명을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나친 단순당류, 정제곡물, 탄수화물 등 노화를 가속하는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렌틸콩이나 현미, 귀리 등의 잡곡을 듬뿍 넣은 밥과 녹황채소, 흰살생선 등을 고루 챙겨 먹는 것이 핵심이다.

SNS에서 저속노화밥을 검색하면 나오는 다양한 인증 게시물들. 인스타그램 캡쳐


인스타그램과 X등 SNS 상에서 ‘저속노화밥’을 검색하면 직접 저속노화밥을 만들어 먹는 모습이 담긴 게시물을 다수 볼 수 있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저속노화밥을 인증하고 꿀팁을 공유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저속노화식단을 제시한 정 교수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크게 체감하는 사람이다. 정 교수는 “X에서 저속노화 등 관련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정말 다 보지 못할 정도의 트윗들이 있다. 저속노화 식사 트윗의 조회수 등 반응도 뜨겁다"며 “처음 트위터에 저속노화 식단을 올렸을 때엔 긍정적인 반응이 극소수였다.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오프라인에서 정 교수를 알아보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정 교수는 “젊은 남자분이 저를 알아보고 오셔서 말씀하시길 저속노화 식단을 실천해서 20kg을 뺐다더라. 정말 흐뭇했다”고 말했다.

◇젊은층이 저속노화 열광하는 이유? “마라탕후루 지겨울 때도 됐고…"
=그렇다면 자극적인 음식을 찾던 젊은층이 이렇듯 저속노화식단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 교수는 “요즘은 유행의 주기가 극히 짧고, 그만큼 잘 질리기도 하잖나. 마라 탕후루도 물릴 때가 된 것 같다"며 “침착맨이나 허챠밍 등 MZ세대에 인기있는 유튜버들이 저속노화식단을 다루면서 젊은층이 저속노화식단을 뭔가 새롭고 멋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단순히 유행의 변화나 젊은층의 변덕으로만 볼 수는 없다. 정 교수는 ‘가속 노화’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 온 의사다. 과속 노화란 이전보다 노화의 결과로 나타나는 만성질환을 빨리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급증하는 비만, 마른 비만으로 인해 부모님 세대가 50~60대에 경험했던 성인병을 10~20년 빨리 겪고,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나머지 노년을 보내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 출처=서울아산병원


이런 이유로 젊은층도 자연스레 건강에 관심을 더 갖게 됐다는 분석을 할 수 있다. 또한 최근들어 사회 전반적으로 ‘웰 에이징(Well aging)’ ‘슬로우 에이징(Slow aging)’ 등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나이듦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젊은층이 저속노화식단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는 것이 정 교수의 생각이다. 정 교수는 “식단 이야기는 아니지만, 한 화장품 쇼핑몰 광고에서 ‘슬로우 에이징’을 전면에 내세운 걸 본 적이 있다”며 “고객의 약 73%를 차지하는 2030 세대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피부 관련 고민 상당수가 노화와 밀접했다고 한다. 젊은층도 나이듦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저속노화밥을 ‘거꾸로 식사법’으로 드셔보세요"
= 이제는 널리 알려진 저속노화밥 외에 또 실천할 수 있는 저속 노화식단이 있을까. 정 교수는 ‘거꾸로 식사법’을 추천했다. 그는 “거꾸로 식사법이란 식사할 때 채소, 나물(식이섬유)→고기, 생선(단백질)→밥, 면(탄수화물) 순서로 드시는 것”이라며 “이렇게 먹으면 혈당이 느리게 오르고, 포만감을 오래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이섬유를 소화하려면 다른 음식들보다 시간이 걸리는데, 단백질과 탄수화물도 그 덕에 천천히 소화된다. 금방 소화가 되지 않으니 배고픔을 느리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속 노화의 시작은 빠른 혈당 상승(혈당 스파이크)”이라며 “혈당이 과하게 상승하면 당이 전부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남게 된다. 남은 당은 지방으로 바뀌어 몸속에 쌓인다. 혈당이 빠르게 올랐다가 꺼지는 과정에서 배고픔을 유발되어, 음식을 계속 먹게 되기도 한다. 저속노화식단은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내는 열쇠”라고 덧붙였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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