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고강도 훈련·건강보고 묵살 등
규정 미준수 정황 속속 드러나
"매뉴얼 정비 등 관리 시급" 비판
27일 훈련병 사망 사건이 발생한 강원 인제군의 모 부대 위병소에 군사경찰 차량이 출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육군 제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의 얼차려(군기훈련) 통제 간부가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규정 미준수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군기훈련 규정이 포함된 ‘육군규정’의 군 내 교육도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육군 제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당시 군기훈련 통제 간부였던 A 대위가 훈련병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던 정황이 포착됐다. 군기훈련 전 훈련 대상자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한 육군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달 23일 오후 5시 20분께 강원도 인제군 육군 제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이 쓰러졌다. 응급 후송된 해당 훈련병은 치료를 받다 이틀 후 숨졌다. 육군은 당시 군기훈련을 통제한 간부 A 대위의 규정 미준수 정황이 있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 A 대위는 군장 뜀걸음 등 규정에 어긋난 고강도의 군기훈련을 지시하고 피해 훈련병의 건강 이상 보고를 묵살하는 등 규정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확보한 ‘육군규정(육규) 120’에는 군기훈련을 시행할 때 명시된 훈련 방법으로 실시하되 훈련 대상자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명령권자(중대장 이상 단위부대의 장)나 집행자(하사 이상 전 간부)가 반드시 현장에서 감독해야 한다는 등 구체적인 실시 방식을 정해놓았다.

문제는 이러한 규정을 현장에서 적용하는 간부들이 관련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군기훈련 규정 등이 포함된 육규 120은 병영 생활 지도 전반에 적용되는 기본적인 규정임에도 간부 양성 과정 ‘지휘훈육’ 과목 16시간에 일부 포함돼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한 육군 관계자는 “임관 전후 양성 교육, 보수 교육 시기에 관련 내용의 교육이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다들 부대 전입 후 지휘 과정에서 규정을 들여다보는 수준이기 때문에 명확히 숙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육군 관계자도 “육군규정에 해당 내용이 나와 있는 것은 알고는 있지만 절차상 문제나 군기훈련 후 문제가 발생할 소지 등을 걱정해 얼차려 자체를 잘 실시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부대 관리의 기본이 되는 육군규정이지만 현장에서 병력 관리에 적절히 사용되지 않거나 규정에 맞지 않게 활용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만큼 육군규정을 비롯한 부대 관리 전반에 대한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질적인 군 간부 부족 문제를 사고의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실무를 담당하는 허리 연차 간부들의 전역이 늘면서 군기훈련 등 병력 관리의 노하우를 가진 경험 있는 간부들이 줄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지난해 전역한 장교 및 부사관은 9481명으로 전년에 비해 24.1% 늘었다. 이들 중 5~10년 동안 군 생활을 이어온 간부 4061명이 전역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만민 동강대 군사학과 교수는 “경험이 풍부한 중기 복무자들이 줄어드는 것이 큰 문제로 꼽힌다”면서 “당장 인력 구조를 개선할 수 없는 만큼 지휘관의 재량이 작용하는 육군규정에 더해 기준이 될 수 있는 매뉴얼 정비와 적용을 통한 강도 높은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557 경북 경산서 실종된 40대 여성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4.07.11
23556 ‘미공개 정보’로 주식 매매···60억원 챙긴 KB국민은행 직원 구속 랭크뉴스 2024.07.11
23555 "합성 아니냐" "기상청 못 맞출 듯"…원주서 찍힌 놀라운 사진 랭크뉴스 2024.07.11
23554 "이거 터지면 은퇴" 쯔양 협박 혐의 유튜버 누구…檢, 들여다본다 랭크뉴스 2024.07.11
23553 권영세 “지금이라도”…김건희 명품백 사과 필요성 제기 랭크뉴스 2024.07.11
23552 미, 독일에 중·장거리 미사일 배치…냉전 이후 처음 랭크뉴스 2024.07.11
23551 저출산 부른 ‘고질적 한국병’ 직격한 OECD… “근본적 개혁 필요” 랭크뉴스 2024.07.11
23550 ‘사랑’ 대신 ‘탄핵이 필요한 거죠’ 풍자 영상에···KTV 저작권 위반 고소 랭크뉴스 2024.07.11
23549 박지원 “김건희·한동훈, 오케이 목장 결투 보는 듯…죽어야 끝나나” 랭크뉴스 2024.07.11
23548 원희룡, 김경율 의혹 꺼냈더니... 한동훈 "김의겸보다 못한 네거티브" 랭크뉴스 2024.07.11
23547 엄마는 목만 내민 채 "죽어, 오지 마"…아들은 격류 뛰어들었다 랭크뉴스 2024.07.11
23546 전청조 "사랑받고 싶었다" 울먹…검찰, 항소심 징역 15년 구형 랭크뉴스 2024.07.11
23545 천공보다 센 신공이 나타났다 [세상읽기] 랭크뉴스 2024.07.11
23544 [단독] 윤 대통령 V1, 김건희 V2…도이치 공범이 부른 호칭 랭크뉴스 2024.07.11
23543 조국, 종부세 개편론 반대…"민생·복지 어떻게 하나" 랭크뉴스 2024.07.11
23542 "종아리 근육으로 제기차기하듯‥" 황당 변명하던 황철순 최후 랭크뉴스 2024.07.11
23541 한동훈·원희룡, 서로 후보 사퇴 걸고 ‘가족 사천 의혹’ 공방 랭크뉴스 2024.07.11
23540 지하수 수위 최대 8.7m↓…동의 없이 낙동강 물 뽑아간다고? 랭크뉴스 2024.07.11
23539 80대 독거 치매노인 폭우 속 우두커니…3시간 걸려 집 찾았지만 랭크뉴스 2024.07.11
23538 ‘미공개 정보’로 부당이득 60억원 챙긴 KB국민은행 직원 구속 랭크뉴스 2024.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