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한수빈 기자


법무부가 29일 고검검사급(차장·부장) 인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실무를 책임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을 유임했다. 앞선 대검검사급(고검장·검사장) 인사에서 김 여사 수사 지휘부인 중앙지검장과 중앙지검 1·4차장을 모두 교체하면서 대통령실 압력에 수사를 위축시키려 한다는 의혹이 일자 이를 의식한 인사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고검검사급 51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인사는 다음달 3일자로 시행한다.

이날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김 여사 수사팀 유지다. 인사 대상인 중앙지검 부장검사 가운데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을 수사하는 김승호 형사1부장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만 인사가 나지 않았다. 법무부는 “주요 현안사건 담당 부서장들을 유임시키고, 부부장검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보 대상에서 제외해 업무 연속성이 유지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수사팀 해체 논란을 의식한 인사란 점을 인정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지난 14일 이례적으로 이뤄진 대검검사급 인사에서 송경호 중앙지검장, 김창진 중앙지검 1차장, 고형곤 중앙지검 4차장 등 당시 김 여사 수사 지휘부가 모두 교체되면서 이원석 검찰총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불만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총장은 이에 앞서 이달 2일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했다. 대검검사급 인사에선 이 총장을 보좌하던 대검 부장 가운데 외부 개방직인 이성희 감찰부장과 양석조 반부패부장을 제외한 전원이 교체되기도 했다. 당시 인사에 앞서 이 총장이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인사를 늦춰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총장 패싱 논란도 일었다. 이에 대통령실과 법무부가 이번 후속 인사에선 검찰 일선의 불만과 정치적 파장 확산 차단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수도권 소재 한 검찰청 차장검사는 이번 인사 의도와 관련해 “지난 대검검사급 인사 때 불거진 논란을 수습하겠다는 것 말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모두 공석이었던 중앙지검 차장 자리도 이번에 채워졌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을 지휘하는 1차장에는 박승환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4차장에는 조상원 대구지검 2차장이 임명됐다. 조 차장은 이창수 중앙지검장이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시절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을 함께 수사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함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에서 일했다. 2차장은 공봉숙 여주지청장, 3차장은 이성식 서울북부지검 부부장이다.

전주지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옛 사위 특혜채용 의혹을 수사 중이던 이승학 형사3부장은 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에 보임됐다. 전주지검장이던 이 지검장이 최근까지 이 사건을 지휘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검찰이 이 사건을 중앙지검으로 이첩해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검찰 내에선 이 지검장이 이 부장의 업무 능력을 신뢰해 중앙지검으로 데려왔을 뿐 사건이 이첩될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해온 강백신 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은 성남지청 차장으로 옮긴다. 성남지청은 이 대표 연루 의혹이 제기되는 경기 성남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역시 이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서현욱 수원지검 형사6부장은 유임됐다.

‘장시호 녹취록’ 관련 공무상 비밀누설·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김영철 대검 반부패수사1과장은 서울북부지검 차장에 임명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세월호 실소유주로 알려졌던 고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 검거 과정에서 불법 감청 의혹에 연루됐다가 최근 불기소 처분을 받은 엄희준 대검 반부패기획관은 부천지청장으로 이동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9668 "내가 더 명심"… 비전 사라지고 '명비어천가'만 남은 전당대회 랭크뉴스 2024.06.26
29667 “훔친 돈 갚으라” 사장 살해하고 사고사 위장한 30대 직원 구속기소 랭크뉴스 2024.06.26
29666 조규홍 "의대 증원, 백지화 없다‥'2천 명' 증원 자신이 직접 결정" 랭크뉴스 2024.06.26
29665 조국혁신당 “검찰 해체, 검사는 행정부 공무원으로…사표 내면 받아야” 랭크뉴스 2024.06.26
29664 퀴어축제 막아 배상 판결 받은 홍준표 “항소해 다시 판단 받겠다” 랭크뉴스 2024.06.26
29663 ‘대전 초등교사 사망’ 악성민원 학부모 모두 불송치…교원단체 반발 랭크뉴스 2024.06.26
29662 '尹탄핵 청원' 20만명 돌파, 법사위 간다…이성윤 "어서오세요" 랭크뉴스 2024.06.26
29661 “증원 2000명 누가 결정했나”… 복지 장관 “제 결정” 랭크뉴스 2024.06.26
29660 [단독] 윤 대통령, 채상병 사건 이첩 당일 신범철과 3차례, 12분 31초 통화 랭크뉴스 2024.06.26
29659 [속보] 세브란스병원 교수들 “27일 휴진 강행” 랭크뉴스 2024.06.26
29658 의사보다 연봉 높은 과학자 늘까... 출연연, 파격 대우로 석학 영입한다 랭크뉴스 2024.06.26
29657 국회 복지위, 의료계 청문회…‘2천 명 증원 근거’ 공방 랭크뉴스 2024.06.26
29656 [속보] 세브란스병원 “27일 휴진 그대로 실행” 랭크뉴스 2024.06.26
29655 '사생활 폭로' 황의조 형수 2심도 징역 3년… "진지한 반성 없어" 랭크뉴스 2024.06.26
29654 연세의대 교수비대위, “27일부터 무기한 휴진” 랭크뉴스 2024.06.26
29653 “세포·유전자가 신성장 동력”…최창원號 SK, 제약·바이오 협력 시동 랭크뉴스 2024.06.26
29652 [르포] '화성 화재' 영정 없는 분향소 '조용'…시민들 "안타까운 마음" 랭크뉴스 2024.06.26
29651 SK하이닉스, 임단협 시작… 노조 ‘8% 임금 인상’ 요구 랭크뉴스 2024.06.26
29650 "포스트 코로나에 결혼식는다 했더니" 출생아수 '깜짝' 반등 랭크뉴스 2024.06.26
29649 화성 화재 국면에… 경기지사에 ‘좌표’ 찍은 친명 랭크뉴스 202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