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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들이닥친 집 안에 충전 중인 휴대전화 수십 대가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콘센트가 있는 곳마다 마치 문어발처럼 휴대전화들이 연결돼 화면이 켜져 있는 모습입니다.

해외에서 발신한 전화번호를 010으로 시작되는 국내 번호로 바꿔 보이스피싱을 하는 데 활용되는 이른바 '불법 중계기'입니다.

변조된 번호로 전화를 건 일당은 수사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돈을 뜯어냈습니다.

그런데, 이들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들의 집에서는 다른 수상한 물건들도 속속 발견됩니다.

비닐봉지에 담긴 하얀색 가루. 여기엔 '아이스'라고 쓰여 있는데, 마약인 필로폰을 가리키는 속어입니다.

다른 봉투들에선 케타민과 엑스터시 등 다른 마약도 발견됐고, 경찰이 압수한 마약만 시가로 29억 원 상당에 달했습니다.

보이스피싱을 벌이면서 동시에 국내에 마약도 유통해 온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이들은 테이프 등으로 포장한 마약을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해 비대면으로 판매했습니다.

구매자에게 마약을 숨겨 놓은 장소를 사진으로 보내주고 알아서 찾아가게 하는 방식.

보이스피싱과 마약 거래 모두 전국적으로 조직적인 운반·수거·인출책들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단 범죄조직을 꾸리면 소위 '겸업'도 가능했던 겁니다.

경찰은 이들 조직원 27명을 붙잡아 17명을 구속하고, 마약 유통과 보이스피싱을 주도한 국내 총책 30대 박 모 씨의 계좌는 기소 전 몰수보전 신청했습니다.

이들에게 보이스피싱을 당한 피해자는 81명에, 피해액은 11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일명 '물고기'로 불리던 조직 우두머리 30대 김 모 씨도 추적 중"이라며 "김 씨가 해외 도피 중인 것으로 파악돼 국제 공조수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화면 제공 : 서울 동대문경찰서)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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