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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동구청에 마련된 구청장 전용 차고, 4개 주차면을 차지하고 있다.

■ 비좁은 주차장…4개 면에 들어선 구청장 전용 차고

도심 속 관공서 주차장은 늘 부족하고 붐비기 마련입니다. 일처리는 급한데 빈자리가 없어서 주차장을 빙빙 돌며 진땀을 빼는 경우가 많습니다.

광주광역시 동구 서석동에 있는 동구청 주차장 사정도 비슷합니다. 구청 직원들과 민원인들이 함께 이용하는 구청 앞마당 야외 주차장은 132면. 민원인을 대상으로 한 구청 업무가 시작되는 오전 9시 이후에는 금세 차량들로 빼곡히 찹니다.

이런 동구청 주차장 한쪽에 눈에 띄는 시설이 있습니다. 주차면 4개 공간을 차지한 채 모서리에 기둥을 박고, 햇볕과 비를 막을 조립식 패널이 지붕으로 올려진 곳, 바로 구청장 전용 주차공간입니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과 부구청장의 관용차를 주차하기 위해 설치했습니다.


■ 알고 보니 미신고 불법 가설건축물…6개월간 사용

광주 동구의 청사관리 부서가 해당 위치에 관용차 전용 차고를 만든 건 지난해 12월 중순입니다.

야외주차장에 설치한 차고는 건축법상 '가설건축물'에 해당합니다. 건축법 제20조(가설건축물)는 가설건축물을 세우려면 관할 자치단체에 허가·신고 절차를 밟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각종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건축물 불법 증·개축을 막으면서 가설건축물에 대한 건축주 수요를 해소해주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구청장 전용 차고는 신고 절차를 밟지 않은 불법 가설 건축물로 확인됐습니다. 청사관리 부서가 건축 담당 부서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차고를 지은 겁니다.


■ 구청 "행정 처리 과정 단순 실수"…나중에 서류만 내면 끝?

KBS가 취재에 나서자 광주 동구는 행정 처리 과정에 일어난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습니다. 원래 주차장 입구에 있던 구청장 전용 차고를 광주광역시에서 추진하는 구청 앞 도로 확장 공사를 위해 옮기면서 신고 절차를 누락했다는 겁니다.

동구는 행정 절차상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대응은 미온적이었습니다. 문제가 된 차고 가설건축물은 그대로 둔 채 신고 절차만 밟겠다는 겁니다. 가설건축물을 짓기 전에 제출했어야 할 축조신고서를 다 짓고 6개월 만에 내도 서류는 갖췄으니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취지였습니다.

■주민 불법에는 원칙대로 조치…구청 결국 "철거하겠다"

건축법 제79조(위반 건축물 등에 대한 조치 등)는 이 같은 불법 가설건축물을 포함한 건축법 위반 건축물에 대해 해체를 요구하거나 사용금지 등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이행강제금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실제 동구도 위반건축물을 적발하면 이런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취재가 계속되자 구청 측은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 가설건축물인 만큼 철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철거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내야 하니 내린 결정입니다.

지난해 광주 동구가 건축 관련 불법 행위에 대한 시정 명령을 따르지 않은 주민에게 부과한 이행강제금은 544건에 6억 5,200만 원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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