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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DALL·E


“선도적인 인공지능(AI) 사업을 구축하는 것은 우리가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왔던 경험보다 더 큰 작업이 될 것이며, 이는 몇 년이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

생성형AI는 챗GPT 등장 이후 2년여 만에 일상과 업무 속에 빠르게 자리 잡았다. 그러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돈 먹는 하마’다.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갖추는 데에만 수십조원 단위의 돈이 들고, 전력비 등 고정비용도 상당하다.

AI 혁명을 주도하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손익분기점이 언제쯤 올지, 그 해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메타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도 마찬가지다. 과거 ‘메타버스’처럼 메타가 또 AI 사업에서도 실패를 겪을까 봐 두려워하는 투자자들에게 그는 “(AI 비즈니스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며 인내심을 요청했다. 이를 두고 미국의 한 정보기술(IT) 매체는 이렇게 정리했다. “생성형AI의 골드러시는 진행 중입니다. 단, 조만간 수익을 낼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마세요.”

사실 테크 기업들이 생성형AI에서 수익을 낼 길은 무궁무진하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프리미엄 챗봇 같은 고급 서비스에서 구독료를 받을 수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에 생성형AI 기능을 접목하거나, 고객들이 자체 앱에 생성형AI 기능을 통합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애저’ 매출에서 AI가 기여하는 비중은 1년 전 1% 수준에서 현재 7%까지 올라왔다. 유튜브 같은 기존 서비스의 알고리즘을 강화하거나 광고·마케팅을 최적화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거둬들인 돈은 그동안 들인 비용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다. 그리고 지출은 점점 늘고 있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는 올해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AI는 우리의 비즈니스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호언했지만, 같은 날 루스 포랏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로 인해 올해 지출은 작년에 비해 눈에 띄게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도 올해 지출 전망을 이전 추정치인 300억~370억달러에서 350억~400억달러로 높여 잡았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마찬가지다. 오픈AI는 프리미엄 챗봇 서비스로 월 20달러의 구독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으며 지난해 약 16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오픈AI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그러나 이 회사가 얼마나 지출하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오픈AI조차도 판매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많은 사람이 현재 무료로 풀린 각종 생성형 AI 챗봇을 이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기에 지갑을 열고 목돈을 지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에버레스트그룹의 피터 벤더-사무엘 CEO는 “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지출에 비해 가시적인 비즈니스 성과는 제한적”이라며 “기업·개인의 실제 생성형AI 소비는 많이 일어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주요 클라우드 및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 약 2000억달러(약 273조원)를 지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35% 가량 늘어난 규모다. 투자의 상당 부분은 각종 AI 앱이 필요로 하는 대규모 데이터 탐색·처리를 지원하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쓰인다. 그리고 이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고성능 서버와 컴퓨팅 자원, 메모리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AI 군비 경쟁’의 상당수는 하드웨어 구입, 특히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천문학적 분량의 텍스트·이미지를 동시다발적으로 계산해 AI를 훈련할 수 있는 장치는 엔비디아의 GPU가 유일하다시피 하다. 엔비디아의 올해 1분기 매출총이익률은 78% 가량을 기록했다. 100원어치를 팔아 78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CNBC는 “비즈니스의 성공으로 치자면, AI 모델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이 GPU를 너도나도 낚아채려고 하는 엔비디아가 가장 큰 승자”라고 표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올해 GPU 조달 규모를 180만대로 책정했는데 지난해보다 세 배 늘어난 규모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AI 투자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 네이버는 GPU 구입 비용을 지난해 1500억원에서 올해 2500억원 정도로 늘릴 계획이지만 전체 설비투자(CAPEX) 규모(7000억원)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김남선 네이버 CFO는 지난 3일 콘퍼런스콜에서 “AI 성과가 CAPEX 규모에 비례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다”며 “투입된 CAPEX에 비해 거대언어모델(LLM)의 성능·효율성이 꼭 비례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해외 빅테크들처럼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는 수십조원이 들지만, 네이버는 AI 서비스를 갈고 닦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취지다. 김 CFO는 “네이버의 전략은 지금까지의 CAPEX를 유지하면서 언어모델 고도화와 차별화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117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6% 가량 늘었는데, 하이퍼클로바X 등 생성형AI 사용료 매출이 본격적인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AI 사업에 한발 늦은 카카오도 이달 초 계열사 카카오브레인의 AI 사업을 흡수합병하며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AI 관련 비용으로 GPU 구입 500억원 등을 비롯해 약 1000억원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9일 “시장의 관심은 AI 모델 자체보다는 이를 활용해서 성공적으로 수익화할 수 있는지에 있다”며 “AI 투자가 재무건전성을 해치거나 수익성을 해치지 않도록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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