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잿더미가 된 가자 최남단 도시 라파의 피란민촌
[AFP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지상전을 본격화하자 피란민이 몰린 이 지역의 보건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리처드 피퍼콘 세계보건기구(WHO) 팔레스타인 구호 책임자는 28일(현지시간) WHO 연례총회인 세계보건총회(WHA)에 참석해 "이스라엘이 라파를 전면 침공하면 상당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마지막 남은 병원 1곳도 기능을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전면 침공 상황을 염두에 둔 비상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사망자가 속출하고 질병이 급증하는 상황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후 보루로 여기는 라파 도심으로 탱크를 진입시켰다.

라파는 가자지구 피란민이 밀집해 있는 데다 이집트를 통해 국제사회의 구호품이 넘어오는 관문이어서 교전이 격화할 땐 인도적 위기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곳이다.

국제기구들은 라파 전면전이 초래할 위기를 강력히 경고한다.

이날 마가렛 해리스 WHO 대변인은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현재 라파에는 에미레이트 병원 1곳만이 의료시설로 기능을 하고 있다"고 브리핑했다.

그는 "가자지구 남부에 5곳의 야전병원이 있지만 모두 과부하 상태이며 의료 영상촬영이나 수술, 신장투석 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소아과 및 내과, 산부인과 등 주요 의료 서비스도 야전병원에서는 받을 수 없다"고 전했다.

또 "현재 6천명 이상의 외상 환자를 가자지구 밖으로 후송해야 하며 의사와 간호사들은 인력과 의료품이 부족해 눈앞에서 사람들이 숨져 가는 것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석한 제임스 엘더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대변인은 지난 26일 45명 이상의 민간인 사망자가 나온 라파 탈 알술탄 피란민촌 공습 사건을 두고 "이스라엘은 '실수'로 '비극적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국제사회는 얼마나 더 많은 실수를 용인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엘더 대변인은 "그동안 가자지구 전체 인구를 기아 상태로 몰아넣고 수천명의 어린이를 숨지게 한 잔인한 공격을 우리는 어떻게 불러야 하느냐"면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안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