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물에 들어간 40대 구하려던 60대 무속인·악사 숨져
천도재 참관인 "굿하다 갑자기 사라져…마찰 빚은 적 없어"


2명 익사 사고가 발생한 천성저수지
[네이버 지도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굿당에서 천도재를 지내던 무속인이 갑자기 인근 저수지에 들어갔다가 그를 구하려던 남녀 2명이 물에 빠져 숨진 사고를 조사하는 경찰이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전 10시께부터 부산 강서구 가덕도 한 굿당에서 무속인 A씨와 북을 치는 악사 B씨, 또 다른 무속인 40대 여성 C씨가 천도재를 지내고 있었다.

이 천도재는 무속인 C씨가 의뢰받았지만, 평소 알고 지내던 무속인 A씨에게 요청해 함께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평소 점만 보고 천도재를 지낸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천도재에는 이들 외에도 참관인 10명이 참석했다.

순조롭게 천도재가 벌어지던 중 사건은 오후 5시께 발생했다.

C씨가 갑자기 굿을 하지 못하겠다고 굿당을 나서면서 천도재가 중단됐다.

A, B씨가 곧바로 C씨를 따라갔는데 굿당에서 200m가량 떨어진 저수지에서 C씨가 발견됐다.

C씨는 A, B씨가 다가오지 말라고 하며 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수심은 무릎 높이였다고 한다.

A, B씨가 굿을 계속하자며 설득하자 C씨는 한발짝 뒤로 물러서다 갑자기 깊은 곳에서 비틀거리면서 넘어졌다.

이에 곧바로 A, B씨가 C씨를 구하러 저수지로 뛰어 들어갔다 나오지 못했다. C씨는 자력으로 물에서 빠져나왔다.

C씨가 갑자기 굿을 못 하겠다고 굿당을 나갔고 굿을 계속하자며 A, B씨가 설득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이는데 천도재에 참석했던 10여명은 "갑자기 C씨가 어디론가 사라졌을 뿐 굿당 내부에서 이들이 크게 마찰을 빚거나 다툰 사실이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C씨가 갑자기 물에 들어간 이유도 오리무중인데 익사 사고 자체에도 의문점이 많아 경찰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사고가 난 저수지에는 CCTV가 없는 데다 사고를 직접 목격한 사람이 먼저 물에 들어갔다 생존한 C씨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저수지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서는 C씨는 "갑자기 물에 들어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뿐 다른 생각은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저수지는 초입 부분에는 맨눈으로 바닥이 확인될 정도로 얕지만, 몇 발짝만 더 들어가면 수심이 깊어진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숨진 이들의 시신을 부검하는 등 종합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CCTV가 없고 목격자가 생존자밖에 없어 생존자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수사의 어려움이 있다"며 "의혹이 없도록 부검 등 다양한 경로로 수사를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7431 석유공사, ‘법인 박탈’ 액트지오와 계약 “법적 문제 없어” 랭크뉴스 2024.06.08
27430 덴마크 총리 폭행‥유럽서 잇따른 정치인 피습 랭크뉴스 2024.06.08
27429 범인 잡던 사람이···보이스피싱 가담한 ‘전직 경찰’ 랭크뉴스 2024.06.08
27428 차도 발품 안팔고 홈쇼핑으로…상담 예약 1시간만에 2500건 랭크뉴스 2024.06.08
27427 석유공사 “액트지오, 법인 영업세 체납… 용역 계약은 문제 없어” 랭크뉴스 2024.06.08
27426 16년 다닌 구글서 ‘날벼락’ 해고 “버블 밖에서야 보이던 것은…” 랭크뉴스 2024.06.08
27425 의사 총파업 '역대 최고' 투표율‥배경은? 랭크뉴스 2024.06.08
27424 ‘피라미드 게임’ 학폭 묵인해온 사회가 만든 학폭게임 랭크뉴스 2024.06.08
27423 동굴서 뼛조각과 램프 나왔지만…아직도 묻혀있는 ‘어떤 죽음’ 랭크뉴스 2024.06.08
27422 밀양 송전탑 강행 10년, 전국 희망버스 집결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랭크뉴스 2024.06.08
27421 [속보] 이스라엘군, 가자지구서 인질 4명 구출…개전 245일만 랭크뉴스 2024.06.08
27420 이준석 “기내식 이상해? 대통령실·관저공사 수의계약 다 까자” 랭크뉴스 2024.06.08
27419 “감추려고 하면 논란만 커질 뿐” 영일만 시추 자료 정보공개청구 랭크뉴스 2024.06.08
27418 공항서 내 캐리어만 늦게 나오는 이유…‘이것’ 때문이었다 랭크뉴스 2024.06.08
27417 ‘북 오물 풍선’ 때 음주회식 전방 사단장 직무배제 랭크뉴스 2024.06.08
27416 의협 ‘집단휴진 찬반’ 투표율 역대 최고치…동네병원도 멈추나 랭크뉴스 2024.06.08
27415 "전국 의사, 20일 집단 휴진"‥의협, 내일 '투쟁 방안' 선포 랭크뉴스 2024.06.08
27414 '피습' 덴마크 총리, 가벼운 목부상…정신적 충격 속 일정 취소 랭크뉴스 2024.06.08
27413 학교 행사 참석한 소방대원들, 심장 멎은 동문 구해 랭크뉴스 2024.06.08
27412 ‘갑질폭행’ 양진호 측 “공익신고자 보호 취소해달라” 소송 냈다 패소 랭크뉴스 2024.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