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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마지막까지 극한대치
국힘 지도부 막판까지 '반대 호소'
기권 4표 그쳐···이탈표 단속 성공
민주 22대 개원직후 재발의 예고
전세사기특별법도 단독으로 의결
농어업회의소·한우사업법도 강행
[서울경제]

거대 야당이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까지 ‘채상병특검법’ 재표결을 강행하면서 독주의 길을 걸었지만 법안 폐기로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 내에서 찬성 표결을 예고한 5명보다도 적은 4명의 기권표가 나오면서 여당은 이탈표 단속에 성공한 모습이다.

28일 오후 국회에서 재의결 안건으로 상정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 등을 표결하는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변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한 민주당이 22대 국회 개원 직후 채상병 특검법 재발의를 예고해 극한 정쟁이 되풀이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여당과 정부가 반대해온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하며 입법 독주를 이어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을 재차 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8일 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본회의를 열고 채상병특검법 재표결을 진행했다. 2일 야권이 특검법을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한 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법안이 국회로 되돌아온 상태였다. 법안은 지난해 7월 해병대 채 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에 대한 대통령실·국방부의 개입 의혹을 규명하는 특검을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검법의 재가결을 위해서는 여권에서 최소 17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재표결 법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가 있어야 가결된다. 재적 의원 296명 중 구속 중인 윤관석 의원과 이날 본회의에 불참한 이수진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총 294명이 표결에 참석했다.

가결을 위해서는 196명의 찬성표가 필요했다. 하지만 찬성표는 범야권 출석 의원 수대로 179표에 그쳤다. 민주당은 표결이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다는 점을 바탕으로 여권의 이탈표를 최대 9표까지 기대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심지어 야권 의원들 중 이탈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초 국민의힘에서 5명(김웅·안철수·유의동·최재형·김근태) 의원이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을 반영하면 가결표가 184표는 돼야 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탈표를 막아내기 위해 본회의 전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특검법은 민주당이 정쟁과 분열을 위해 만든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지도부의 밀도 높은 밀착 마크도 있었다. 추 원내대표는 23일 소속 의원 전원에게 특검법 부결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윤재옥 전 원내대표도 발 벗고 나서 직접 지역을 돌며 의원을 만나는 총력전을 펼쳤다.

민주당은 특검법 부결 이후 곧바로 규탄 대회를 열고 재추진을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반드시 채 해병 사망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내고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채상병특검법이 21대 국회에서 폐기되면 22대 국회에서 ‘1호 당론’으로 재발의하겠다고 밝혀왔다.

거대 야당은 ‘민주당표’ 민생 법안의 강행 처리도 이어갔다.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한 7개 쟁점 법안도 이날 부의를 밀어붙여 총 4개 법안을 처리했다.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통해 부의된 법안들은 민주유공자법, 농업민생 4법(양곡관리법·농수산물가격안정법·농어업회의소법·한우사업법), 가맹사업법, 세월호참사피해지원법으로 모두 정부·여당이 반대해왔다.

강행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채로 이뤄진 표결 결과 7개 법안에 대한 부의의 건은 모두 가결됐지만 김 의장은 이 중에서 4개만 상정했다. 김 의장은 “21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에서 내일 본회의 소집이 어렵다는 특별한 사정과 상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여야 및 정부와도 큰 이견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4개 법안에 대해서도 재정 투입 우려와 형평성 문제를 지적해왔다. 민주유공자법은 4·19와 5·18 외의 민주화운동 피해자도 유공자로 지정해 혜택을 주는 내용이며 세월호피해지원법은 참사 피해자의 의료비 지원 기한을 5년 연장하는 것이 골자다. 한우 산업 발전을 위해 농가를 지원하는 한우사업법과 농어업인 대표 조직 설립을 위한 농어업 회의소법도 여당의 반대 속에 처리된 법안들이다.

국민의힘은 즉각 유감을 표하고 4개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건의 방침을 세웠다. 추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법률안 개수를 늘리고 국정 혼란을 부추기며 탄핵 빌미를 누적시키기 위한 야당의 정략적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김 의장은 여야 간 이견이 거셌던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가격안정법·가맹사업법은 표결 대상에서 제외했다. 양곡관리법과 농안법은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거부권을 행사해 법안이 폐기되자 민주당이 다시 발의했다. 쌀값이 기준 가격에서 폭락하거나 폭등하면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매입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과 주요 농산물에 대한 가격 안정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여당은 가맹 본사를 상대로 한 가맹점주의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는 가맹사업법도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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