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북한, 위성 실패 발표하면서 재발사 언급 안 해
러시아 설득·기술 지원 흔적…"평화적 이용" 명분
북한의 러시아 기술 의존도 높아질 수도
28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 실패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27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만리경1-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켓에 탑재해 발사했으나 신형 위성운반 로켓 1단이 비행 중 공중에서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27일 실패로 돌아간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1호'와 신형운반로켓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두에 상처로 남게 됐다. '우주 강국'의 꿈을 위성에 담아 쏘아 올린 북한은 물론 기술 지원을 한 '기술 강국' 러시아도 위성의 공중 폭발로 망신을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업용 엔진체계를 새롭게 도입,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무력화에 나섰지만 이 역시 보기 좋게 실패로 돌아갔다.

북한, 6개월 사이 새로운 엔진 개발?…"러시아 전폭 지원"

북한 군사정찰위성 2호기 발사 실패. 송정근 기자


이번에 북한이 쏘아 올린 2호 군사정찰위성에는 북러 밀착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러시아의 기술 이전이 이뤄졌고, 특히나 이번 위성 발사 직전 대거 북한으로 들어간 러시아 기술진의 흔적까지 포착되면서, 사실상 '북러 합작품'이라는 관측까지 나올 정도였다. 여기에 당초 예상됐던 '4월 중'에 비해 한 달간 늦춰진 발사 시점도 러시아 기술진 도움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 결과가 신형로켓에 사용된 '액체 산소+석유발동기(엔진)'였다. 러시아 같은 선진국들이 주요 사용하는 상업용 위성발사 엔진체계가 새롭게 사용된 것. 이는 '평화적 이용'에 한해 우주기술을 지원한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감안한 것이자, 이를 통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정상 국가의 우주 개발'로 포장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채 2분밖에 날지 못한 위성의 실패로 이 같은 양측 협력과 의도는 무색하게 됐다. 북한 스스로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석유발동기의 동작 믿음성에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듯이 '새 합작품'에 생긴 문제가 실패로 직결됐기 때문이다.

정경운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 11월 '만리경1호' 발사 이후 6개월밖에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 안에 북한이 새 연료체계를 만들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용수 국방대학교 명예교수 역시 "북한이 액체산소·등유 조합방식의 엔진을 쓴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러시아의 강력한 제안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충분한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발사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시각물_북한 군사정찰위성 1호·2호 발사 시간대별 상황. 김대훈 기자


재발사 예고 안 한 북한…합참 "상당 시간 걸릴 듯"



이번 위성의 발사 실패로 "올해 안 위성 3기를 쏘겠다"던 김정은 위원장의 목표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합참 관계자는 "작년에 실패했을 때와 달리 추가 발사계획을 공언하지 않았고, (이번 실패 원인에 대해) 초보적인 결론에 도달했다고 스스로 밝혔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했을 당시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또는 "오는 10월"이라며 구체적인 시점을 명시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문에는 재발사 예고가 없었다.

여기에 통상적으로 1단 엔진 기술 보강에 최소 3~6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 위성 발사가 올해 안으로 1기 정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때문에) 러시아 기술지원이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두진호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시아는 북한과의 우주협력을 지속할 명분을 쌓고, 자국에 대한 북한의 기술의존도를 높여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액체산소·케로신 조합 엔진 자체를 여러 대 지원받았다면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 재발사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정 연구위원은 "러시아가 한국 나로호 개발 때처럼 엔진을 지원해줬고, 북한이 올해 위성 3개를 더 발사한다고 예고해온 만큼 (실패 분석 및 발사를)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138 충청·경상권에 호우 특보 발효…중대본 1단계·위기경보 ‘주의’로 상향 랭크뉴스 2024.07.16
21137 산림청, 서울 등 6곳 산사태 위기경보 '경계' 상향 랭크뉴스 2024.07.16
21136 논두렁 된 대전 갑천 둔치…물놀이장 조성 괜찮나? 랭크뉴스 2024.07.16
21135 쯔양 협박 의혹 '구제역', 이미 명예훼손 등 8건 재판 중... 수사도 7건 랭크뉴스 2024.07.16
21134 검찰 '디올백' 실물 확인 착수‥"화장품도 안 썼다" 랭크뉴스 2024.07.16
21133 “복귀 의사 있지만 눈치보는 전공의, ‘하반기 채용’이 기회” 랭크뉴스 2024.07.16
21132 ‘9급 경쟁률’ 8년 만에 반토막…저임금·꼰대·악성 민원 탓 랭크뉴스 2024.07.16
21131 사직도 거부하고 9월 재수련도 싫다는 전공의… 병원은 '일괄 사직' 고심 랭크뉴스 2024.07.16
21130 사라진 3살 아이, 알고보니 홍콩 출국…“왜 몰랐나?” 랭크뉴스 2024.07.16
21129 '시간당 100mm' 기습 폭우에 전남 피해 잇따라 랭크뉴스 2024.07.16
21128 충청·경상권 많은 비…중대본 1단계·위기경보 '주의' 상향 랭크뉴스 2024.07.16
21127 [속보] 충남 보령·청양에 시간당 50mm 이상 집중호우…침수 주의 랭크뉴스 2024.07.16
21126 '이진숙 청문회'에 봉준호·정우성·소유진이?…與 "민주당 오만해" 랭크뉴스 2024.07.16
21125 정부 제시 시한까지 전공의 44명 출근…복귀도 사직도 ‘무응답’ 랭크뉴스 2024.07.16
21124 '학폭의혹' 이재영 결국 은퇴‥김연경 등에 '날 선 반응' 랭크뉴스 2024.07.16
21123 칼국수 4000원·제육덮밥 5000원···맛도 놀랍다, 어디죠? 랭크뉴스 2024.07.16
21122 덴마크서 '너무 맵다'며 거둬들인 불닭볶음면, 다시 판매한다 랭크뉴스 2024.07.16
21121 폭력사태 치달은 소수 여당의 '동물전대'… 그래도 '네 탓' 공방에 공멸 우려까지 랭크뉴스 2024.07.16
21120 이진숙, 워싱턴 특파원 시절 '동작→서초'로 전입신고… 주민등록법 위반 의혹 랭크뉴스 2024.07.16
21119 ‘퍽,퍽,퍽’ 유족 가슴치는 소리…용산구청장은 131쪽짜리 ‘변명’ 랭크뉴스 2024.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