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충북 충주시청 암행단속차 하부에서 발견된 위치추적기.

■ 암행단속차 하부에서 발견된 수상한 물체

2022년 11월, 충북 충주시청 공무원이 암행단속 업무 때 쓰는 관용차를 점검하다가 수상한 물체를 발견했습니다.

차량 하부에 사각형의 검은 물체가 케이블 타이로 묶여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위치추적기였습니다.

각종 위법 행위를 불시에 감시하기 위한 자치단체 암행단속 차량이 '감시의 대상'으로 바뀌어 있던 겁니다.

충북 충주시청 암행단속차 하부에서 발견된 위치추적기.

■ '고양이 목에 방울'...속담이 현실로

경찰 수사 결과, 범인은 지역의 한 골재 채취 업체 관계자들이었습니다.

충주시 신니면의 한 현장에서 골재 채취를 하던 업체가 충주시청 단속에 불만을 품게 된 겁니다.

실질적인 운영자로 알려진 김 모 씨는 결국, 투자자 심 모 씨에게 "위치추적기를 구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에 나선 겁니다.

범죄 영화에나 나올 법한 상황이지만, 이들은 '현실'로 실행했습니다.

2022년 2월, 심 씨가 위치추적기를 구해 오자 김 씨는 충주시청 주차장에 잠입해 암행 단속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설치했습니다.

이때부터 충주시청 단속 공무원들의 이동 동선은 이들의 휴대전화에 깔린 앱에 실시간으로 떴습니다.

중간에 위치추적기 배터리가 떨어지면, 이들이 다시 충주시청에 가서 배터리를 교체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역감시'는 무려 9개월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이들의 범행은 단속을 나갔던 충주시청 공무원이 "업체 직원들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생각에 차량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들통났습니다.


■ 법원 "공권력 경시 풍조 근절 위해 엄벌"...6개월 실형 선고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은 위치정보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와 심 씨에게 각각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또 골재 채취 업체에는 벌금 1,000만 원을, 업체의 명의상 대표인 남 모 씨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골재채취 현장의 불법행위 단속을 피하려고 단속 차량에 몰래 위치추적기를 설치하고 공무원들의 위치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범행수법이나 내용, 경위 및 범행 기간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공무원의 단속 업무를 방해하는 범행에 대해서는 국가의 법 질서를 확립하고, 공권력 경시 풍조를 근절하기 위한 차원에서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피고인 가운데 심 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인 청주지방법원 형사항소3부도 최근 징역 6개월의 원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심 씨의 보석 신청도 기각했습니다.

심 씨는 어제(27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내는 등 법정 다툼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5731 파도 소리 듣고 싶을 때, 한적해서 머물기 좋은 고성[ESC] 랭크뉴스 2024.06.15
25730 "급발진 의심사고시 당사자 아닌 제조사가 결함 입증"…도현이법 재청원 랭크뉴스 2024.06.15
25729 온몸이 오돌토돌, 근육통까지…발리 여행객 덮친 '공포의 병' 랭크뉴스 2024.06.15
25728 이재용 똑 닮은 원주씨… 美 NGO 인턴 종료 랭크뉴스 2024.06.15
25727 민주당 "검찰, 이재명 죽이려 소설 창작‥'조봉암 조작사건' 될 것" 랭크뉴스 2024.06.15
25726 의대 학부모들 “오늘 환자도 중요하지만…” 교수들 투쟁 촉구 랭크뉴스 2024.06.15
25725 [시승기] 더 커지고 날쌔진 3세대 ‘미니’… 7년만에 변신 랭크뉴스 2024.06.15
25724 “보잉·에어버스 항공기에 ‘인증서 위조’ 티타늄 써…안전 우려” 랭크뉴스 2024.06.15
25723 국민의힘 “민주당, 법사위 틀어쥐고 ‘이재명 방탄’ 위해 폭주” 랭크뉴스 2024.06.15
25722 온몸에 발진, 뼈까지 아픈 근육통…발리 여행객 덮친 뎅기열 랭크뉴스 2024.06.15
25721 윤 대통령, 제1연평해전 승전일 “평화, 강한 힘으로 지킬수 있어” 랭크뉴스 2024.06.15
25720 택시기사 폭행한 70대, '아버지뻘 가해자 선처해달라' 피해자 용서에 감형 랭크뉴스 2024.06.15
25719 [오늘의 와인] ‘소리를 마셔본 적 있나요’... 잉글리시 호른 음색 담은 바바 코르 데 샤스 가비 랭크뉴스 2024.06.15
25718 문제 알려준 시험…경북대 음악학과 교수 채용 ‘유죄’ 랭크뉴스 2024.06.15
25717 트럼프 "중독은 힘들어"… '차남 유죄' 바이든에게 이례적 연민 랭크뉴스 2024.06.15
25716 ‘하남 교제살인’ 공론화 나선 친구들 “늘 밝게 웃던 내 친구 앗아가” 랭크뉴스 2024.06.15
25715 “이걸요·제가요·왜요”...‘3요 주의보’를 이겨내는 방법[김한솔의 경영전략] 랭크뉴스 2024.06.15
25714 의대 학부모들, 서울의대 교수에 "환자 불편에도 행동할 때" 랭크뉴스 2024.06.15
25713 고등어가 구이가 되고 싶어 태어났다고? 먹히는 게 '꿈'인 동물은 없다 [고은경의 반려배려] 랭크뉴스 2024.06.15
25712 현대차, 인도에서 새 역사 쓰나...4조 규모 IPO 추진 랭크뉴스 2024.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