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상 큐라코 대표는 지난 5월 22일 경기도 분당의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갖고 "나중에 내가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요양병원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케어비데를 활용한 돌봄로봇 전문 요양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정동헌 기자
이훈상 큐라코 대표는 누워서 지내는 환자의 대소변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로봇인 ‘케어비데’를 개발했다. 그는 아버지를 간병한 경험이 케어비데 개발로 이어졌다고 했다. 지난 5월 22일 경기도 분당의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만난 이 대표는 지금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5년 동안 와상 환자(누워서 지내는 환자)로 지냈다고 털어놨다.
“아버지는 명망있던 분이셨는데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나서는 다음 날부터 하실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어요. 간병인을 썼지만 아버지를 제대로 돌봐주지 않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고 그 일이 케어비데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이 대표는 케어비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여러 요양병원을 다녀본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요양병원 중에 환경이 열악하고 위생적이지 않은 곳이 많았다”며 “간병인 한 명이 환자를 30명씩 돌보는 곳도 있었는데, 사실상 환자를 방치하고 있던 셈”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큐라코의 케어비데가 간병인의 부담을 덜어주면 요양병원에서 환자가방치되는 일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나중에 내가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요양병원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케어비데를 활용한 돌봄로봇 전문 요양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식 제품을 출시한 큐라코는 올해 들어 미국과 일본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국내에서도 서울시 남부노인전문요양원에 케어비데를 보급하는 실증 사업에 나서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다음 목표로 케어비데를 활용한 ‘라이프 로그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환자의 대소변에서 나오는 의료 정보를 모아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술이다. 이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많지만 대부분 칼로리 소모량, 걸음수, 심박수, 수면 시간 같은 기초적인 데이터만 다룰 뿐 ‘킬러 콘테츠(대체불가능한 콘텐츠)’를 가진 경우는 거의 없다”며 “사람의 대소변은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배설케어로봇은 지구 밖에서도 쓸 수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미국에서 진행한 기술 교류회에서 케어비데 기술을 우주인에 접목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화성 같은 심우주 탐사를 위해서는 우주복 안에 대소변을 처리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올해는 사업 규모를 늘리고 2025년에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