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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133억~134억년 전 밀도 높은 3개의 수소 기둥 관측
빅뱅 수억년 후 우주에서 3개의 은하가 형성되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 나사 제공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이 빅뱅 후 6억년이 안 되는 어린 우주에서 3개의 은하가 탄생하고 있는 장면을 포착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 닐스보어연구소가 중심이 된 국제연구진은 제임스웹 망원경이 관측한 초기 은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33억~134억년 전 우주에서 밀도 높은 3개의 가스 기둥을 발견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적색편이 값이 8을 초과하는 12개의 은하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적색편이란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일수록 파장이 긴 적색을 띠는 현상을 말한다. 적색편이 값이 높을수록 멀리 있다는 걸 뜻한다. 적색편이 값이 8을 넘으면 빅뱅 이후 6억년이 안되는 천체에서 나오는 빛이다. 이번에 가스 기둥이 포착된 은하들의 적색편이 값은 각각 8.8, 10.2, 11.4였다.

연구를 이끈 카스퍼 하인츠 교수는 “제임스웹망원경이 진화 단계의 후반부에 있는 초기 은하를 포착한 적은 있지만 최초의 항성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모습을 이론이나 시뮬레이션이 아닌 우주에서 직접 포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은하들은 빅뱅 후 처음 생성된 수소와 헬륨으로 추정되는 중성 가스에 둘러싸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인츠 교수는 “이 은하들은 불투명한 중성 가스 바다에 있는 섬과 같다”고 설명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여러 가지 필터로 관측한 초기 은하 사진. Kasper E. Heintz et al/사이언스

지속기간은 짧지만 별을 만들 만큼 밀도 높아

이번 연구는 새로 형성된 은하계의 가스와 다른 가스를 구별할 수 있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뛰어난 적외선 분광 능력 덕분에 가능했다.

중성 수소는 새로운 별을 만드는 재료로 쓰인다. 은하는 중성 수소 원자가 암흑물질의 도움을 받아 서로 뭉쳐지면서 점차 별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형성된다. 따라서 은하가 형성되려면 가스 기둥 주변에 풍부한 중성 수소가 있어야 한다. 사이언스 편집진은 “가스 기둥의 밀도는 이 은하에서 별을 만드는 데 충분할 정도로 높지만 지속기간은 짧다”고 덧붙였다.

이 시기는 최초의 은하 일부에서 에너지와 빛이 불투명한 중성 수소 안개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재이온화시대로, 일명 ‘우주의 새벽’으로 불린다. 재이온화란 최초의 별과 은하에서 방출하는 자외선이 주변 수소의 전자핵 결합을 깨뜨려 중성 수소를 이온 상태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재이온화시대는 빅뱅 후 3억~4억년께 시작돼 빅뱅 후 10억년이 지나서야 끝났고 이때부터 우주는 지금처럼 투명한 우주가 됐다.

초기 은하의 빛은 매우 긴 파장의 적외선으로만 볼 수 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빅뱅 후 7억년이 지난 시점의 빛까지만 볼 수 있었으나 제임스웹망원경은 높은 적외선 분광력으로 빅뱅 후 3억년 시점의 빛까지도 포착하고 있다.

연구진의 일원인 가브리엘 브라머 교수는 “우리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 중 하나는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라며 “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우주 최초의 구조 중 일부가 생성된 순간을 조명함으로써 답을 완성하는 퍼즐 조각을 조금 더 모아본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정보
DOI: 10.1126/science.adj0343
Strong damped Lyman-α absorption in young star-forming galaxies at redshifts 9 to 11.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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