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한미사이언스 주가 급락 후폭풍
주가 3월말 4.4만→3.1만대 하락
주담대 마진콜 3만원 초반에 집중
임종훈, 자식지분 담보 150억 대출
잔여 상속세 해결못해 오버행 우려
반대매매로 대출 회수 가능성도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14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 이후 기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한미사이언스(008930) 주가가 불과 두 달 만에 30% 급락하면서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 주식담보대출에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경보가 들어왔다. 주가 하락으로 지분 가치가 떨어지면 기존에 받은 주담대를 일부 상환하거나 담보를 추가로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금융사가 반대매매로 대출금을 회수하게 된다. 기존 주담대의 마진콜은 3만 원 초반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극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승리해 이사회에 입성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서 소액주주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3월 28일 4만 4350원에서 이날 3만 1350원으로 29.3% 하락했다. 한미 오너 일가 갈등이 주총을 계기로 일단락되기는커녕 잔여 상속세를 해결하지 못해 ‘오버행’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오버행이란 언제든 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 있는 잠재 주식 매물을 뜻한다.



통상 기업 오너들은 의결권을 유지하면서 자금 확보가 용이해 주담대를 많이 사용한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오너 일가는 지금까지 상속세 2677억 원을 납부하기 위해 대부분을 은행·증권사 주담대로 활용했다. 올 3월 기준 형제 측 2749억 원과 모녀 측 2630억 원을 합하면 5379억 원에 달한다. 금리는 5~6%대여서 월 이자만 20억 원에 육박한다.

문제는 급격한 주가 하락으로 인해 기존 대출의 마진콜 문제가 불거진 점이다. 기존 주담대 주식인정비율(LTV)은 최대 170%까지 적용했는데 주가 3만 원에서 3만 2000원 사이에 마진콜 물량이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임 대표는 이달 20일 자식들 지분을 대여해 보유 주식 78만 4057주(1.12%)를 담보로 150억 원을 추가로 빌렸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턱밑까지 한도가 차 더 이상 추가 대출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경우 한미사이언스 1987만 8415주(28.42%)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요 계약 체결 주식 비율은 올 1월 25.95%(1815만 452주)에서 최근 28.31%(1980만 5942주)로 2.36%포인트 높아졌다. 사실상 대부분을 담보로 맡긴 것이다.

오너 일가는 올해 상속세 700억 원의 납부 시한을 세무 당국과 협의해 11월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몇 달 뒤로 급한 불을 넘긴 셈이다. 그럼에도 아직 한미 일가는 상속세 2644억 원이 남아 있는 상태다. 가족 간 갈등이 계속되는 한 베인캐피탈,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EQT파트너스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통한 투자 유치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앞두고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경영 비전 발표 효과도 신통치 않다. 최근 한미사이언스는 사내망을 통해 임 대표가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미래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 계열사 ‘온라인팜’이 온라인 점유율 1위라는 점도 적극 홍보했지만 주가에는 효험이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주력 분야인 비만 치료제 등의 신약 개발에 대한 수천억 원의 자금 소요 대책과 세밀한 투자 계획이 없어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주가 하락으로 반대매매까지 발생하는 사례가 흔하지는 않다. ‘기업 사냥꾼’ 칼 아이컨은 지난해 투자회사인 아이컨엔터프라이즈(IEP) 주식 60%(총액 7조 8000억 원 상당)를 담보로 은행에서 30억 달러(약 3조 9000억 원)를 빌린 뒤 주가가 40% 폭락하자 은행 측이 추가 담보를 요구한 적이 있다. 국내에서는 코스닥 바이오 기업 엔케이맥스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박상우 대표가 반대매매로 지분율이 12.94%에서 0.01%로 줄어들기도 했다.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이 14일 오후 한미사이언스 임시 이사회가 열린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599 이번엔 르노車 '집게 손' 남혐 논란… 불매운동에 "직원 직무정지" 랭크뉴스 2024.07.01
23598 대통령실 "02-800-7070 번호, 안보실·비서실 아냐‥보안사항" 랭크뉴스 2024.07.01
23597 경찰, 동탄 헬스장 화장실 성범죄 신고 50대 여성 무고로 입건 랭크뉴스 2024.07.01
23596 “일하기 두렵다”…위험 안고 달리는 여성기사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4.07.01
23595 삼성전자가 선택한 반도체 장비사 에프에스티, 순매수 1위 [주식 초고수는 지금] 랭크뉴스 2024.07.01
23594 北 미사일의 수상한 내륙 비행…평양 인근에서 공중폭발했나 랭크뉴스 2024.07.01
23593 김용 2심 '구글 타임라인' 공방…감정인 "정확할수도, 아닐수도" 랭크뉴스 2024.07.01
23592 “13~15살 미성년자와 성관계, 합의했어도 처벌”…헌재 ‘합헌’ 랭크뉴스 2024.07.01
23591 지드래곤 사는 ‘나인원 한남’ 200억원에 팔려…국내 아파트 최고 매매가 경신[스타의 부동산] 랭크뉴스 2024.07.01
23590 ‘토론 참패’ 바이든, 별장에서 가족들과 작전회의…커지는 후보 사퇴론 랭크뉴스 2024.07.01
23589 바이든 사퇴 요구 빗발치는데 "끝까지 완주" 외친 가족들 랭크뉴스 2024.07.01
23588 전국 '물폭탄' 예고…내일부터 최대 150㎜ 장맛비 쏟아진다 랭크뉴스 2024.07.01
23587 경찰, 고려제약 리베이트 관련 의사 100여명 추가 입건… “입건 의사 더 늘 수도” 랭크뉴스 2024.07.01
23586 ‘VIP 격노설’ 의혹에... 대통령실 “들은 적 없고 아는 바 없어” 랭크뉴스 2024.07.01
23585 '62년간 단 4명' 유퀴즈 나온 '희귀 공무원', 5번째 합격자 나왔다 랭크뉴스 2024.07.01
23584 "주제에 누굴 먹어, 빡치심 느낀다"…류호정 분노한 성희롱, 무슨 일 랭크뉴스 2024.07.01
23583 정진석, 채상병특검법에 "위헌소지 법안, 당연히 거부권 해야"(종합) 랭크뉴스 2024.07.01
23582 일단 살아남은 여가부… 정부 “폐지 여부 계속 논의” 랭크뉴스 2024.07.01
23581 "민주당 아버지가 가르쳤나" "깽판 치냐"…운영위 시작부터 난장 랭크뉴스 2024.07.01
23580 6월 모평 영어 1등급 ‘역대 최저’ 1.47%…“절대평가 취지 역행” 랭크뉴스 202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