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울산 동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는 해마다 체육대회 행사를 합니다. 1, 2학년 학생들이 모여 이른바 '군무'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3학년들은 학생들을 모아 통솔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한 단체 채팅방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어떤 곡에 춤을 출지를 정하는 과정에서 "섹시한 춤을 추자"라는 제안이 있었고, 일부 여학생들이 반발했습니다. 그런데 한 3학년 학생이 "그냥 엉덩이 흔들면 되지 말이 많아 계집 X 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직도 1, 2학년 학생들은 충격에 휩싸여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예정대로 체육대회 춤 행사를 진행합니다.

■민망해 보여도 다 같이 추면 추억?


학생 한 명은 단체 대화방에 곡과 안무를 이야기하며 "저렇게 봤을 땐 민망해 보일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 같이 추면 다 추억이니까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말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학생은 "너무 섹시해서 선생님들이 당황할거다"라고 했고, 한 3학년 학생은 "섹시한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당황하냐"며 춤추는 학생들을 놀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1, 2학년 학생 대부분은 주말도 반납하고 춤 연습을 했습니다.

한편 1, 2학년 학생들을 '계집 X'이라고 발언했던 학생은 단체 채팅방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친구의 휴대전화를 보다가 춤 문제로 언쟁을 벌이는 걸 봤고, '3학년'만 있는 방인 줄 알고 장난식으로 그런 말을 올렸다가 모두가 모인 방인 걸 알자마자 즉시 지웠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분위기를 흩트린 것 같아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해당 단체방에는 춤을 추기로 한 여학생들을 포함해 140명이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 2학년 학생들은 "좋지 않은 기억을 어떻게 '추억'이라 부를 수 있겠느냐"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학교에서 "춤 참여는 자율"이라고 했지만, 불이익을 당할까봐 행사에서 빠지는 걸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사건이 생긴 이후에도 학생들을 비하한 3학년 학생은 '단체 채팅방'에 남아 있었습니다.

■학교 측 "생활 선도위원회 개최"…그래도 춤 공연은 '진행'


문제를 인지한 학교 측은 "성 문제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조만간 생활 선도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해당 발언을 한 학생은 같은 조에서 춤과 관련한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분리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이 문제를 인지하고, 선도위가 열린다는 말이 오갈 때도 그 학생은 단체 채팅방에 있었습니다. 온라인에서도 분리 조치가 있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학생들끼리 모여있는 방이다 보니 학교 차원에서 강제할 권한은 없었다. 아직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채팅방에서 '나가라'고 했다가는 학생 측에서도 반발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학교 측에 춤 공연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인지도 물었습니다. "학생 자치회의 활동이기 때문에 개입할 수 없고, 학생들이 원할 경우에만 참여하도록 독려해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학생 자치회에서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존중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1, 2학년 학생 일부는 "사과 자체도 성의 있는 사과가 아니었다"며, 연습을 나가는 게 너무 싫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달 7일, 해당 고등학교 학생들은 체육대회와 공연을 진행합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5031 러, 푸틴 방북 임박설에 "일정 발표는 아직"(종합) 랭크뉴스 2024.06.13
25030 “부당 이득 50억 이상이면 무기징역” 공매도 개선 최종안 랭크뉴스 2024.06.13
25029 ‘성과금 350%·격려금 100%·1450만원·주식 20주’ 거부한 현대차 노조 랭크뉴스 2024.06.13
25028 만삭 아내 살해한 의사, 전략 게임이 원인? 게이머들 분노 랭크뉴스 2024.06.13
25027 추가 피해 신고 잇따라…“일주일 내 큰 여진 가능성” 랭크뉴스 2024.06.13
25026 쿠팡, “공정위 상품 추천 금지한다면…로켓배송 서비스 불가능” 랭크뉴스 2024.06.13
25025 미국 Z세대가 열광하는 ‘잇몸 담배’, 뭐길래? 랭크뉴스 2024.06.13
25024 [단독] ‘이첩 보류’ 이종섭 지시 이틀 묵힌 김계환…박 대령 주장 힘 실린다 랭크뉴스 2024.06.13
25023 국회로 간 환자들…“전공의 없다고 조직검사마저 3개월 밀렸다” 랭크뉴스 2024.06.13
25022 "이게 되네!" 14년만에 아이패드에 생긴 기능은 랭크뉴스 2024.06.13
25021 로컬푸드로 둔갑한 ‘중국산 주꾸미’…학교급식 유통 랭크뉴스 2024.06.13
25020 환자 10명 마취 시켜놓고 성폭행까지…끔찍한 수술대, 결국 랭크뉴스 2024.06.13
25019 ‘몰락한 리니지 왕국’...엔씨소프트, M&A로 위기 극복 선언 랭크뉴스 2024.06.13
25018 진동 멈췄지만, 공포 그대로…“큰 여진 가능성” 랭크뉴스 2024.06.13
25017 금요일도 불볕 더위 계속…서울 낮 최고 33도 랭크뉴스 2024.06.13
25016 쿠팡, 1400억 과징금 맞자 “로켓배송 막히면 소비자 피해” 랭크뉴스 2024.06.13
25015 대통령실 “푸틴 방북 며칠 안으로 다가와” 랭크뉴스 2024.06.13
25014 밀양 피해자 "반짝 상처만 주고 끝나지 않길…분노·걱정 감사" 랭크뉴스 2024.06.13
25013 3호선서 돈 뜯은 남성 검거…‘여장남자’와 동일 인물? 랭크뉴스 2024.06.13
25012 크렘린궁 "러북 관계 잠재력 매우 심대…우려 대상 아냐" 랭크뉴스 2024.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