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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군이 추진하는 감시정찰용 수직이착륙 무인기 사업의 입찰 과정이 불공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기종을 정하기 위한 시험평가 때, 육군 평가관이 특정 업체 드론의 평가기간을 연장해주는 과정에서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된겁니다.

먼저, 송금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차례 비행할 때 70~80분 정찰이 가능한 수직이착륙 무인기입니다.

육군은 휴전선 주변과 해안의 안보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예산 430억 원으로 무인기 159기를 신속 도입해 올해부터 실전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업체 2곳이 공개 입찰에 참가한 가운데, 여섯 달의 시험평가가 마무리 될 무렵인 지난해 11월 초, 육군 평가관 3명 가운데 1명인 김 모 평가관이 '평가 기간 연장'을 통보합니다.

한 업체가 기상 악조건 탓에 충분한 평가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다른 경쟁업체는 납득할 수 없는 사유라며 반발했습니다.

이에 사업 일정을 조율하는 방위사업청에 "동일 조건에서 시험평가를 정상 종료한 입장에서 연장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사유를 알려달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김모 평가관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육군 평가관/음성변조 : "저한테 문서 왔던데 뭐 하시는 거예요? 내가 가만히 안 있어. 진짜 0000(공문 발송 업체) 다 까버릴 거야."]

그러면서 무인기가 바람에 견디는 정도를 검증하는 이른바 '내풍성 시험성적서'를 자신에게 직접 제출하지 않았다며 '실패' 처리할 것이라 말합니다.

[육군 평가관/음성변조 : "페이퍼(문서) 가지고 장난질할 거면 나도 수는 많아요. 내가 업체 잡아먹을 게 뭐가 있지? 딱 나오네. (시험성적서) 기한 내에 제출 안 했네. 저도 기준 미달로 할게요."]

이 경쟁업체는 이미 한 달 전 방사청에 해당 성적서를 제출한 상태였지만, 김 평가관은 불이익을 주겠다며 억지 주장을 하고 위협을 한 셈입니다.

[육군 평가관/음성변조 : "공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요? (평가) 끝났으니까 시험평가단 죽어보라 이거예요? 기준 미달로 처리할까요?"]

경쟁업체는 결국 질의를 취소했습니다.

[공문 발송 무인기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신경을 건드리면 너희들 앞으로 두고 봐'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가 그냥 수긍해야되는 상황이었거든요. 위축된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평가 기간은 실제로 5주 연장됐고, 이 혜택을 받은 업체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육군 김 평가관은 "업체에 부담을 주는 발언에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어느 한 업체에 치우침 없이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관 임무를 수행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촬영기자:노동수/영상편집:이형주

[앵커]

군 해안정찰용으로 선정된 무인기가 중국산 상업용 무인기와 유사하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업체는 국내에서 설계했다고 하는데, 취재진이 도면을 입수해 비교해보니 중국산과 매우 흡사해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김종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군 해안정찰용 무인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가 입찰 때 제시한 것과 동일한 기종의 수직이착륙 방식의 무인기입니다.

중국 업체가 만든 상업용 무인기와 기체 형상이 매우 유사합니다.

GPS 안테나 위치와 모양, 날개 탈부착 장치 등이 비슷합니다.

날개 연결 부위 모양과 배치도 동일하고, 제원상 크기도 거의 같습니다.

실제 설계도면을 입수해 비교해봤습니다.

중국산 무인기와 선정 업체 무인기 도면을 겹쳐서 비교해보니 같은 기체로 보일 정도로 유사합니다.

입찰제안서에는 국내에서 설계하고 제작한다고 썼던 선정 업체, 해당 중국산 기체를 한 번 수입해 외형을 참고했고, 설계와 제작은 국내에서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선정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형상 모양만 참고한 것이고 저희가 자체 설계를 했고 자체 군 요구 조건에 맞는 보안 사항 그다음에 비행 거리 작전 환경 능력에 맞게끔 (개발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선정 업체의 협력사에서 기체 외형을 설계, 제작한 걸 확인했지만, 중국산 의혹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는 중국산 기체가 아니더라도 모양이 똑같다면 군사용으로 부적합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조상근/카이스트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교수 : "(북한 무인기) 샛별4호와 샛별9호가 미국 것과 똑같잖아요. 폭격이나 이런 걸 했는데 미국산이라고 (조작)해버리고 멀리서 촬영해버리면 나중에는 밝혀지겠지만, 그걸 보는 상대 국민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은 (영향을 받습니다)."]

선정 업체 기체는 시험평가에서 일부 결함이 발견됐고, 다른 업체 기체에 비해 보완요구사항도 두 배 가까이 많았지만 입찰 가격은 훨씬 저렴했던 거로 전해졌습니다.

입찰에 참가한 경쟁업체는 방사청과 선정된 업체 간 계약 체결을 중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KBS 뉴스 김종수입니다.

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김지훈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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