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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에 데뷔해 50주년 맞은 '엔카의 여왕'
원조 한류스타...북한 김정일도 팬 자처
"은퇴 고민할 나이, 아직은 무대가 최고"
15세 되던 1974년 데뷔한 김연자는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사진 초이크리에이티브랩

15세에 데뷔했다. ‘아모르 파티’(2013)가 역주행하면서 환갑에 제2의 전성기를 만났다. 데뷔 50주년을 맞은 김연자(65)는 “전 세계를 누비며 참 행복했고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응원해주는 팬들 덕분에 노래인생 50년 잘 즐겼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전화로 만났다.

1974년 TBC ‘가요 신인 스타’를 통해 데뷔한 김연자는 ‘진정인가요’ ‘수은등’ ‘영동부르스’ ‘천하장사’ ‘아침의 나라에서’ ‘십 분 내로’ 등의 히트곡을 냈다. 2021년엔 트로트 가수로는 처음으로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원조 한류스타다. 1977년 진출한 일본에서 ‘엔카의 여왕’으로 불렸다. 오리콘 차트 엔카 부문에서 10회 이상 1위를 차지했다. 베트남ㆍ러시아ㆍ브라질ㆍ쿠바 등 자선공연으로 전 세계를 누빈 그는 2001년ㆍ2002년 김정일 북한 전 국방위원장의 초대로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북한 단독공연도 펼쳤다.

김연자의 팬으로 알려진 김정일은 그를 함흥 별장에 초대하고 도자기를 선물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김정일의 아들 김정은은 최근 김연자의 노래를 듣지도, 부르지도 못하게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함경북도의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대부분의 북한 주민이 김연자의 노래를 특별히 좋아하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연자는 "노래가 우선인 삶을 50년 살았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사진 초이크리에이티브랩

60대 중반에도 지방 공연, 방송 활동 등 쉴 틈 없이 노래하는 그는 지난 25일 KBS 특집방송 ‘KBS 프리미어 김연자 더 글로리’에서 신곡 ‘고맙습니다’와 ‘어머니의 계절’을 공개했다. 60인조 헝가리 오케스트라의 연주 속에 ‘어머니의 계절’을 부른 김연자는 “파킨슨병을 앓는 어머니가 어려운 걸음을 하셔서 끝까지 방청했다. 애써 어머니가 앉아계신 곳을 외면했지만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땐 내 노래를 듣고 우는 분들의 마음을 잘 몰랐다. 요즘은 다른 사람 노래를 듣다가도 눈물이 난다. 이래서 노래가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구나 싶다"고 덧붙였다.

KBS에서 방송한 김연자 50주년 특집 방송. 김연자는 국악인 박애리와 함께 어머니에 대한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보였다. 사진 'KBS프리미어 더 글로리'



가수로 성공한 이발소집 딸
반세기 노래한 소감은.
“한마디로 말하면 ‘참 행복하고 열심히 달려왔구나’ 싶다. 주변에선 ‘힘들지 않으냐’고도 묻지만 ‘너무너무 즐겁게 놀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라고 답한다. 피곤할 때도 무대에 올라가면 (피로를) 잊어버린다.”

그간 제작한 의상이 400벌 이상이라고.
“무대는 종합예술이다.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체격이 작기 때문에 움직임을 크게 하려 하고, 그에 맞춰 옷을 준비한다. 옷을 좋아하기도 한다. 지금도 스트레스가 쌓이면 지하상가를 다니며 옷 쇼핑을 한다. 명품보다는 예쁜 옷을 여러 벌 사는 게 좋다.”

사진 초이크리에이티브랩

6월 2일 고향 광주에서 50주년 콘서트를 앞둔 기분은.
“고향에서 50주년을 축하받는 건 꿈 같은 일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지역 가요제에 나가면서 동네에서 유명해졌다. 두 번 나가 우승은 한 번도 못했는데, 미성년자가 가요제에 나가는 게 당시 이례적인 일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 그때의 설렘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원래 노래를 좋아했나.
“아버지가 재능을 알아보고 자꾸 노래를 시켰다. 이발소집 딸이었는데, 아버지가 손님을 맞이하면 그 뒤에서 노래하곤 했다. 그렇게 가수의 길을 열어준 아버지였는데 임종을 지키지 못해 마음이 참 아팠다. 일본에서 활동할 시절이라 주변에서 뒤늦게 비보를 전해줬다.”

뒤늦게 부친상을 알고 괴로웠을 것 같다.
“연예인들은 그런 운명인 것 같다. 당장 놓인 스케줄을 해야 한다. 팬과의 약속이니까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개인사를 챙기긴 참 어렵다. 나중에 소식을 듣곤 한동안 울고 지냈다. 자식된 도리를 못했단 생각에 힘들었다. 아버지는 한국·일본 등 내가 공연할 때 자주 보러 와주셨다.”

김연자 50주년 앨범 '더 글로리 - PART1' 앨범 자켓. 사진 초이크리에이티브랩



노력으로 얻은 ‘엔카의 여왕’ 수식어
김연자의 50년 가수 인생에서 일본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코로나 19 등으로 한동안 일본에 가지 못하다가, 작년부터 현지 활동을 늘렸다. 지난달엔 엔카 방송인 BS 아사히 ‘인생, 노래가 있다’에 출연했다. 7월 2일엔 ‘바다를 건너는 나비’와 ‘에트랑제’ 두 곡을 발매하고, 연계한 콘서트도 계획 중이다.

홍지윤은 일본 1세대 아이돌 고 히로미(위)와 사진을 찍었다. 아래는 김연자와 일본의 엔카 가수인 요시 이쿠조와의 손하트 인증샷. 사진 홍지윤 SNS

일본 팬까지 사로잡은 비결은 뭔가.
“노력이다. 악보를 보면서 공부하고 노래하는 것의 반복이다. 아는 노래라도 무대 올라가기 전에 예습을 꼭 한다. 건강도 챙겨야 한다. 체력을 위해 소고기를 주로 먹고, 하루 한 시간은 걷는다.”

소화하기 가장 어려웠던 노래는.
“‘아모르 파티’에 들어가는 박자가 너무 어려워서 손으로 세가면서 무대를 했다. 무대는 노력의 결과, 노력하지 않으면 티가 나는 게 노래다. 노래를 관둘 때까지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

사진 초이크리에이티브랩

요즘의 고민은.
“미래, 은퇴를 고민한다. 패티킴 선배님은 70세에 그만두셨다. 지금 내 나이로 보면 4~5년 정도 남았으니, 지금부터 고민해야 할 시기다. 노래를 아예 놓진 못할 것 같다. 요즘엔 후배 양성에 관심이 생겨 그 방향으로 힘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일단 최선을 다해 힘닿는 데까지 노래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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