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영국 광산업체 앵글로아메리칸이 세계 최대 광산기업 BHP의 인수합병(M&A) 제안을 거부한 가운데 지난 14일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앵글로아메리칸은 석탄, 니켈, 백금 사업을 매각하는 것 외에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회사 드비어스 지분 85%를 매각하거나 분할하기로 했다.

드비어스는 1888년에 창립한 영국 다이아몬드 회사다. 드비어스라는 이름은 1871년 다이아몬드 광맥을 우연히 발견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농부 형제(요하네스 니콜라스 드 비어스, 디데릭 아르놀두스 드 비어스)에서 유래했다. 드비어스라는 이름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제국주의자 세실 로즈가 드비어스를 창립했고, 앵글로아메리칸 창립자인 어니스트 오펜하이머가 1926년 드비어스를 재매입하면서 드비어스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보츠와나 가보로네에서 열린 드비어스 글로벌 사이트홀더 세일즈(GSS)에서 전시된 다이아몬드. / 로이터

특히 드비어스는 1948년 미국 중산층을 겨냥한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라는 광고 문구를 내세운 이후 대중의 관심을 본격적으로 받았다. 이전까지만 해도 높은 강도로 주로 공업용으로 쓰이던 다이아몬드는 한순간에 약혼용 보석으로 지위를 바꿨다.

하지만 드비어스의 매출은 최근 들어 감소세다. 드비어스는 한때 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90%를 유통할 정도로 독점적인 지위를 누렸다. 드비어스는 2006년까지 세계 2위 다이아몬드 회사였던 러시아 국영기업 알로사와 담합해 시장가격을 조정했으나, 유럽연합(EU)이 제동을 걸면서 독점 체제가 무너졌다. 여기다 미국과 중국의 소비자 수요 감소로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분의 1 이상 줄었다.

여기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랩 다이아몬드에 경쟁력이 밀리는 상황이다. 같은 중량일 경우 랩 다이아몬드 가격은 천연다이아몬드의 약 5분의 1 정도다. 랩 다이아몬드는 올해 전 세계 다이아몬드 주얼리 판매액의 5분의 1을 차지할 전망이다. 덴마크의 대형 보석 업체인 판도라(Pandora)는 1분기 동안 랩 다이아몬드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7% 급증하기도 했다. 지난 6월 미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질 바이든 여사에게 7.5캐럿짜리 랩그론 다이아몬드를 선물한 것은 드비어스의 쇠락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기도 하다.

이렇듯 다이아몬드 인기가 추락한 상황에서 드비어스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BHP의 관심사는 앵글로아메리칸의 구리 산업이다. 여기다 여타 광산업체도 친환경 관련 금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드비어스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낮다. 시장 일각에선 앵글로아메리칸과 함께 드비어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보츠와나 정부가 드비어스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보츠와나 정부가 드비어스를 매수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드비어스를 매수할 수 있는 구매자는 두 부류만 남는다”며 금융투자자 중에서는 중동 국부펀드, 명품 대기업을 꼽았다. 중동 국부펀드는 막강한 재정 능력을 갖고 있는데다 관련 규제가 느슨하기에 다이아몬드 무역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명품 대기업이 드비어스 매입에 나설 수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가 2021년 인수한 주얼리 사업부인 티파니와 드비어스를 결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7686 주요 국면마다 윤 대통령·용산 등장 랭크뉴스 2024.05.29
27685 윤 대통령, 4개 법안 재의요구권 행사…“몰락 앞당길 것”·“일방적인 독선” 랭크뉴스 2024.05.29
27684 [단독] 국힘 원외모임, '원외 사무총장' 인선 당대표 후보 지지 랭크뉴스 2024.05.29
27683 “미인이세요” 사기·성추행 의혹 유재환, 자숙 중 또 여성에 접근? 랭크뉴스 2024.05.29
27682 생활고 심했나…의협 '전공의 100만원 지원'에 2천900명 신청 랭크뉴스 2024.05.29
27681 반도체 중견기업에 17조 대출? 수요 파악 않고 규모만 앞세웠나 랭크뉴스 2024.05.29
27680 "해인사 주지 스님이 성추행" 주장한 女 유죄, 2심서 뒤집혔다 랭크뉴스 2024.05.29
27679 '위성 실패' 자인한 김정은 "더 크게 분발하자"…기술력 향상, 다음을 노린다 랭크뉴스 2024.05.29
27678 ‘최대 매출’에 ‘치킨’까지 더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 상장 잔혹史에 재도전 랭크뉴스 2024.05.29
27677 '채상병 대대장' 정신병동 입원 "왕따 심해‥살아야 했다" 랭크뉴스 2024.05.29
27676 "나 엄마 친구야 빨리 타" 아산서 초등생 납치 미수 신고 접수 랭크뉴스 2024.05.29
27675 "신혼부부 개꿀" 아이 낳으면, 올림픽파크포레온서 20년 산다 랭크뉴스 2024.05.29
27674 삼성전자, 기흥캠 방사선 피폭 사고 하루 지나서 인지 랭크뉴스 2024.05.29
27673 ‘이재명’ 수사지휘 검사, 도이치 사건 차장에…‘김건희’ 수사부장은 유임 랭크뉴스 2024.05.29
27672 尹정부 '눈눈이이' 허점 노린 北…'오물 풍선' 대응 어려운 이유 랭크뉴스 2024.05.29
27671 김건희 수사팀 유임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검사장 인사 충돌 파장 확산 차단 랭크뉴스 2024.05.29
27670 “강형욱 ‘급여 9760원’ 해명은 황당무계”…前직원이 밝힌 사건의 전말은 랭크뉴스 2024.05.29
27669 전 세계 MZ “최대 관심사는 생계비” 랭크뉴스 2024.05.29
27668 채상병 전 대대장 "정신병원 입원한다…죽고 싶은 마음 뿐" 랭크뉴스 2024.05.29
27667 김여사 수사 탄력…담당 부장검사 모두 유임 랭크뉴스 2024.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