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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 신용카드의 주인을 찾아준 여학생들. JIBS 보도화면 캡처

길 가다 분실 신용카드를 발견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보통은 ‘주인이 찾으러 오겠지’ 하며 못 본 척 지나쳐 버리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괜히 번거로운 일을 만들기 싫어서겠죠.

주인을 찾아주고 싶어도 마땅한 방법을 찾기 어렵습니다. 경찰에 전달하거나 우체통에 넣는 방법이 있겠지만 주변에 가까운 파출소나 우체통이 없다면 그 또한 애매할 겁니다. 그런데 여기, 기발한 아이디어로 분실 카드의 주인을 찾아준 10대 여학생들이 있습니다.

사연은 신용카드를 잃어버렸던 60대 남성 한모씨가 최근 JIBS에 제보하며 알려졌습니다. 그는 지난 19일 오후 9시21분쯤 ‘카드 승인, 300원 일시불, ○○편의점’이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고 합니다.

당시 신용카드 분실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한씨는 ‘신용카드에서 결제돼야 할 수수료가 빠져나갔구나’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다음 날이 돼서야 옷 주머니에 있는 줄 알았던 신용카드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한씨는 즉시 농협은행 제주도청지점으로 전화를 걸어 분실 카드 등록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은행 측은 “마지막 결제 장소가 ○○편의점이고 결제 금액이 소액인데 한번 가 보시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언했습니다.

분실 신용카드의 주인을 찾아준 여학생들. JIBS 보도화면 캡처

해당 편의점에 방문한 한씨는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잃어버렸던 신용카드와 함께 동전 300원이 비닐 지퍼팩에 든 채 보관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편의점 내부 CCTV에는 사건의 전말이 담겨 있었습니다.

여학생 2명이 편의점에서 제일 싼 300원짜리 막대 사탕 하나를 해당 카드로 결제하고는 카드와 함께 금액을 놓고 간 것이었습니다. 카드 결제 알림 문자에 결제 장소가 표시된다는 점을 이용해 카드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한 겁니다.

여학생들은 편의점 직원에게 “신용카드 주인이 찾아오면 전달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편의점 직원은 “문자가 가면 그분이 이 편의점이라는 걸 알고 찾으러 올 거라며 결제를 하게 된 것”이라며 “착하고 양심적이다. 저라면 그런 생각을 못했을 것 같다”고 매체에 말했습니다.

분실 신용카드의 주인을 찾아준 여학생들. JIBS 보도화면 캡처

덕분에 카드를 찾은 한씨는 감동했습니다. 그는 “어떤 물건을 습득하면 찾아주기보다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요즘 세대에 보기 드문 그런 일이라서 감동이었다”면서 “누군지 연락이 닿는다면 꼭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소녀들의 기지가 빛을 발했습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냈을까 기특하기도 합니다. 이런 착한 마음들이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거겠죠.

다만 무턱대고 따라 해선 안 되겠습니다. 좋은 뜻이라 할지라도 타인의 카드로 소액 결제를 하는 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혹여나 소유주가 범죄로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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