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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에너지 실용화 가속
현대차·삼성·SK·효성중공업 등
밸류체인 넓히며 전방위 개발·투자
인텔은 데이터센터에 연료전지 공급
日·中도 추격···"정부 지원 늘려야"
[서울경제]

SK E&S의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 전경. 사진제공=SK E&S


수소에너지에는 ‘미래’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에너지인 것은 분명하지만, 수소차 정도를 제외하면 아직 일상 생활에서 피부에 와닿는 쓰임새가 적기 때문이다. 전 세계 기업들이 수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 속도전을 벌이는 이유도 수소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당초 자동차나 선박의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았던 수소는 최근 인공지능(AI) 시대 진입에 따라 전력 공급 대안으로도 주목받는 등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2050년 글로벌 수소 수요가 4억 톤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시장 확대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청정 운송 수단 박람회 ‘ACT 엑스포 2024’에서 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수소 상용 밸류체인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 수소전기트럭인 엑시언트 30대를 현지에 공급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수소 충전소 구축과 수소차 리스 및 관련 금융, 유지·보수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점차 넓혀 나간다는 전략이다.

올해 2월에는 2178억 원을 들여 충북 충주의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 공장을 인수하면서 연료전지 생산에 나서기도 했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2만 3000기의 연료전지를 생산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CES)에서 “수소에 힘을 쏟는 것은 후대를 위한 것”이라며 수소사회 대전환이라는 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수소 생산 측면에서는 SK E&S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에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생산능력 3만 톤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최근 완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1년 동안 수소 버스 50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수소를 영하 253도 극저온의 액체로 만든 액화수소는 기체에 비해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이고 운송 효율은 10배 이상 높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 E&A(옛 삼성엔지니어링)가 말레이시아·오만 등에서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삼성물산은 사우디아라비아와 그린수소 생산·활용을 위한 실증 사업에 착수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호주에서도 일본 미쓰비시 상사 자회사인 DGA와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청정수소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조선 업계에서는 액화수소의 해상 운송이 새로운 먹거리다. HD현대는 최근 유럽 최대 석유사인 셸과 공동으로 액화수소 운반선 기술 개발에 나섰다. 이밖에 효성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100% 수소로만 발전하는 1㎿ 규모 수소엔진 발전기의 상용화에 성공했고 두산퓨얼셀은 이 회사가 만든 선박용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의 핵심 부품인 셀스택이 노르웨이선급협회(DNV)의 까다로운 환경 테스트를 통과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청정에너지원인 수소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AI 시대와 그 쓰임새가 주목받고 있다. 실제 미국의 대형 연료전지 제조사인 블룸에너지는 이달 미국 반도체 강자 인텔의 실리콘밸리 데이터센터에 연료전지 공급계약을 맺었다. 과거 체결한 공급계약의 규모를 ㎿ 단위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는 상시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소형모듈원전(SMR)이나 태양광·풍력과 더불어 자체 발전이 가능한 연료전지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료전지는 데이터 센터 증가와 맞물려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차 분야에서는 현대차를 따라잡기 위한 일본의 추격이 매섭다. 도요타는 지난해 11월 고급 세단 크라운에 연료전지를 장착한 수소차를 선보였고 혼다도 3월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CR-V를 수소차로 전환한 제품을 북미 시장을 겨냥해 출시했다. 도요타는 올해 1분기 세계 각국에 총 868대의 수소차를 판매해 현대차(691대)를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중국의 수소 약진도 위협적이다. 중국은 보조금과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내세워 그린수소 생산에 필수인 수전해 장비 가격을 ㎾당 최소 480달러까지 낮췄다. ㎾당 2000~3000달러인 미국과 유럽의 6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을 내린 것이다.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고 수소시장에서도 장악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수소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이 더 늘어나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발전용 연료전지 설치량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총 1GW를 넘어서며 양적 성장을 거뒀다. 청정수소로 발전된 전기를 사고 팔 수 있는 청정수소발전 입찰 시장도 역시 세계 최초로 개설됐다.

하지만 국내 수소시장이 여전히 생산비가 높고 수요는 낮은 초기 단계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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