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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중국 존중' 언급 변경해 발표한 듯…'외교 결례' 시각도
尹 "대만해협 평화·안정 중요"에 리창 "서로의 핵심 이익·중대 우려 존중하길"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2024.5.26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외교부가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 양자 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하나의 중국'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기본적 입장을 '중국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한중 회담 뒤 공개한 보도자료에서 윤 대통령이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이런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며 "과거처럼 흔들림 없이 한중 관계 발전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 대해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기본 스탠스로 유지하고 있는데, 이와 달리 중국이 세계 각국에 요구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One-China Principle)이라는 말이 한국 대통령의 언급으로 중국 측 보도자료에 표현된 것이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 전체의 유일한 합법 정부가 중화인민공화국(혹은 중화민국)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은 자국과 수교하는 각국에 이를 '원칙'으로 지키면서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말라고 요구해왔고, 중국과 가까운 국가들의 경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한다는 공식적인 언급을 자주 한다.

미국은 '원칙'이 아닌 '하나의 중국 정책'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양안(중국과 대만) 사이의 무력 통일 시도 등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는 반대한다는 취지다.

중국 외교부 보도자료 발표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양안 관계에 관해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유지해왔고, 이번 회담에서도 이런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번영에도 중요하다"는 내용의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당국 설명대로라면 중국 외교부가 한국 정상의 표현을 자국 방식으로 바꿨다는 의미가 된다.

일각에선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쩍 자주 강조하고 있는 중국이 국내에 공개되는 발표 자료에 한국이 이를 지지한다고 보일 수 있는 입장을 넣은 것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이런 시도가 일종의 외교적 '결례'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26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의 회담 결과 보도자료에서 블링컨 장관의 발언을 옮길 때 "미국은 계속해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키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쓴 바 있다.

한편,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국이 중국과 함께 우호·상호신뢰라는 큰 방향을 잡고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우려를 존중하면서 서로 신뢰하는 우호적 이웃, 서로 성취하는 동반자(지위)를 굳건히 하며, 중한(한중) 관계의 양호한 발전과 안정·내실을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만·남중국해 문제 등을 자국의 '핵심 이익'으로, 안보 문제 등을 '중대 우려'로 표현해온 만큼 윤 대통령의 대만 관련 언급과 관련해 '상호 존중'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리 총리는 "중국은 한국과 다자 영역에서 소통·협조를 강화해 함께 지역과 세계의 평화·발전을 촉진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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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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