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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가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에 출연해 갑질 논란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유튜브 갈무리
‘개통령’으로 불리는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가 “폐쇄회로(CC)TV는 직원 감시용이 아니라 외부인·물품 관리용도”라고 지난 24일 유튜브 해명 방송을 한 뒤 진실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전직 직원들이 “강 대표는 정작 현관엔 CCTV를 달지 않고 직원 사무실에만 CCTV를 설치했다”는 등 강 대표 부부의 55분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한 프리젠테이션(PPT) 문서를 작성해 재반박에 나서면서다.

보듬컴퍼니에 재직했던 직원들은 무료변론을 자처한 박훈 변호사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접촉해 형사 고소 등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앞서 박 변호사는 “CCTV가 감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인터뷰를 보다 열 받았다”며 무료로 사건을 수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지윤 기자
26일 보듬컴퍼니 전 직원 A씨 등은 강 대표 부부의 해명 방송 내용을 조목조목 재반박하는 내용의 PPT 문서를 작성했다. PPT 문서에 따르면 A씨 등 직원들은 당시 경험과 메신저 내용 등을 근거로 ▶CCTV 감시 ▶폭언 ▶메신저 감시 등 “의혹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잠원동에 있었던 강형욱 훈련사의 보듬컴퍼니는 2017년 5월23일 잠원동 사무직팀이 전부 경기 남양주 와부읍 덕소리로 이사오면서 이 곳에 사무공간과 훈련 장소를 합쳤다. 전 직원들은 잠원동 사무실에 이어 덕소 사무실에서도 CCTV 감시가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사진 제보자


① CCTV: 강아지·도난 확인 vs 감시용, 정작 현관엔
강 대표가 “(외부) 사람들이 와 있고 물품들이 있고 개도 와 있어서 CCTV는 꼭 필요했다. 개가 우리를 물 수도 있고 도난이나 외부인 침입이 있을 수도 있어 수십 대 설치했다. CCTV는 직원 감시 용도가 아니다”라고 해명한 데 대해 직원들은 “2014~2015년 사무직만 있었던 서울 서초구 잠원동 빌라에 1대, 2015~2017년 잠원동 빌딩 7층 사무실에도 9대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직원 B씨는 “잠원동 지하 1층에 훈련사들이 있고, 옆 건물 빌라에서 마케팅 업무만 해서 강아지가 오지 않는 일반 사무실이었는데도 CCTV가 있었다”며 “잠원동 빌딩 7층으로 이사한 뒤엔 사무실에 CCTV를 9대를 달았다”고 했다.

A씨는 “도난 방지, 외부인 확인이 목적이었다면 현관에 CCTV를 설치해야 하는 데 7층 사무실엔 CCTV를 감시용으로 두고 출고용 택배를 쌓아두는 현관엔 예전부터 있던 가짜가 달려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대표가 일본 여행 도중 CCTV 9개 채널 중 1개 채널이 안 나온다고 수리 기사를 보냈다. 감시가 아니면 무슨 의미였나”라고 반문했다. 남양주 덕소 단독 건물로 이사한 뒤엔 현관에 CCTV를 설치했다. 이에 대해 “당시 현관 CCTV엔 사각지대가 있어서 유기견을 두고 간 보호자를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CCTV 감시 문제에 대해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던 2017년 8월16일 남양주 덕소 사무실 현관에 푸들을 유기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직원들은 내부 CCTV는 설치해 작동하는데, 도난과 외부인 침입을 확인해야 하는 현관 CCTV는 정작 사각지대가 많았다고 주장한다. 사진 제보자


②폭언: “쓰는 말 아냐” vs “벽 너머 직접 들었다”
강 대표는 훈련사들에게 ”기어나가라, 넌 숨을 쉴 가치가 없다” 등 폭언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내가 화내는 말이 아니고 욕도 잘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욕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화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직원들은 강 대표가 훈련사에게 큰소리로 20분 넘게 폭언하는 소리를 옆방에서 들었다거나 녹취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직원 A씨는 “업무 외적으로 직원들 간 잘못을 추궁하는 자리에서 수잔 이사가 ‘하루하루가 지옥 같을 텐데 앞으로 계획이 뭐냐’고 물었다”며 “직원 중엔 스스로 폭언을 들어도 되는 존재라고 가스라이팅 당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했다.

직원 B씨는 “강 대표가 훈련사를 방으로 불러 ‘기어나가라, 너는 숨 쉬는 것도 아깝다’고 20분 넘게 소리 지르는 걸 직접 들었다”며 “수년이 흘렀지만, 그때 트라우마를 여전히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직원들은 일부 폭언 관련 녹취 파일도 가지고 있다.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와 직원들 간 진실공방이 이어지는 CCTV 감시 문제에 대한 전 직원 촬영 사진. 2017년 2월경 잠원동 7층 사무공간을 비추는 CCTV 화면. 사진 제보자


③메신저 감시: 남혐·아들욕때문 vs “여자, 애 많이 낳아야”
수잔 이사는 사내 메신저 라인웍스를 유료 결제하고 직원들 간 대화를 감시하게 된 이유에 대해 “한남 등 남혐 단어를 쓰고, 이제 막 태어난 6~7개월짜리 아들에 대한 조롱과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비아냥 때문에 눈이 뒤집혔다”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손을 놓을 수 없어 6개월 치 대화를 밤새워서 봤다”고 인정했다.

직원들은 메신저 감시를 시작한 시점은 2018년 7월 23일 이전으로 추정했다. 이때 강 대표 부부가 ‘메신저 프로그램이 보듬컴퍼니 소유임을 확인하고 사내망을 통해 송수신된 정보를 회사가 열람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를 직원들에게 받았기 때문이다.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와 아내 수잔 예희 엘더 이사가 갑질 의혹에 휘말린 가운데 전 직원들은 ″아들 욕을 해서 눈이 돌았다는 수잔 이사의 해명과 달리 직원들은 강 대표 부부의 아들을 매우 아끼고 귀여워했다″며 보인 사진. 강 대표 부부의 아들 사진이 직원 책상에 붙어있다. 사진 제보자
직원 A씨는 “남혐 단어는 여성 직원들이 먼저 쓴 게 아니라 강 대표가 ‘여자들은 애를 많이 낳아야 해’ 같은 말을 자주 해서 메신저로 대화하다 남자 직원이 ‘한남’ 등 이런 말을 했고, 여기에 동조·수긍했을 뿐이었다”며 “아들 욕을 해서 눈이 돌았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강 대표는 미워했어도 아들은 미워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가 살집이 있는 여자 훈련사는 홈페이지에서 내리라고 하고, 덩치가 큰 남자 직원에겐 겨드랑이 팔을 벌려서 뒤뚱뒤뚱 포즈를 하는데, 과연 누가 젠더 감수성이 떨어지는 사람인가”라며 “해명 방송은 해명이 아니라 문제 삼은 직원들에 대한 마녀사냥 방송이었다. 이제라도 사과하길 바란 내 잘못”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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