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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청 27일 개청…110명으로 업무 시작
민간이 기술 효율 높이는 ‘뉴스페이스’ 목표
과학계 “저비용 추진할 기반 여건 부족”
이달 말쯤 정책 운영 방향 발표 전망
경남 사천시에 마련된 우주항공청 임시 청사 전경. 27일 개청 때 직원 110명으로 업무를 시작하며 연말까지 총 293명을 목표로 추가 채용에 들어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한국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표방하는 우주항공청이 오는 27일 문을 연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우주항공청이 한국 최초의 우주항공 전담기관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마침내 닻을 올리는 것이다.

우주항공청의 핵심 목표는 민간 기업이 우주개발을 주도해 낮은 비용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여는 것이다. 과학계에서는 그러기 위해서는 척박한 국내 우주산업 여건부터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주항공청이 경남 사천시에서 27일 문을 연다고 밝혔다. 우주항공청은 총 인원 293명으로 구성되며, 개청 시점에는 110명으로 시작한다. 연말까지 인력 충원을 끝낼 예정이다.

우주항공청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다. 올해 1월 국회에서 관련 법률이 통과됐다. 현재 청사는 민간 건물을 임차해 임시로 마련한 것이고, 3~5년 뒤쯤 사천시 내에 정식 청사를 지어 이전할 예정이다.

우주항공청의 핵심 목표는 ‘뉴스페이스’ 시대 개막이다. 뉴스페이스는 민간 기업이 우주개발을 이끄는 환경이다. 정부가 우주개발을 하나부터 열까지 관리하는 ‘올드스페이스’의 반대 개념이다.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윤영빈 우주항공청장 내정자는 “정부 주도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 역할을 분담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민간이 상용 우주개발을 주도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면 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기술이 등장한다. 핵심은 비용 저하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좋은 예다. 1㎏ 물체를 지구 저궤도에 올릴 때 스페이스X의 발사체인 ‘팰컨9’을 쓰면 약 2700달러(약 360만원)가 들어간다. 기존 로켓들의 20~30%이다.

이는 스페이스X가 개발한 ‘재사용 발사체’의 효과다. 팰컨9 같은 재사용 발사체는 한 번 쓰고 바다에 버리는 것이 아니라 수십 번을 회수해 다시 쓴다. 임무를 마친 발사체가 공중에서 고도를 낮춰 사뿐히 지상에 내려 앉는 기발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렇게 회수한 발사체를 다시 쓰니 비용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지는 기업 특유의 논리가 발휘한 성과다.

우주항공청의 목표도 스페이스X 같은 혁신적인 민간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지만, ‘순풍’이 불지는 미지수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전 한국항공대 교수)은 “뉴스페이스를 실천하려면 올드스페이스를 거치며 기술적으로 역량을 쌓은 기업들이 다수 존재해야 한다”며 “한국 여건은 그렇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연구재단 등이 펴낸 ‘우주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2022년 기준 국내 기업의 우주산업 분야 매출은 총 2조9519억원이다. 같은 기간 스페이스X 한 개 기업의 매출인 약 46억달러(약 6조29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내 우주기업의 덩치가 너무 작다는 뜻이다.

게다가 국내 우주산업 매출의 78%인 약 2조3100억원이 ‘위성 활용 서비스·장비’ 분야에서 발생한다. 위성 방송통신이나 위성항법 사업 등에 국내 우주 기업이 몰려 있다는 뜻이다. 또 다른 핵심 분야인 발사체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장 센터장은 “한국에서는 몇몇 위성 회사를 빼고는 독자적으로 우주 관련 기술을 설계하고 전반적인 운영까지 책임질 수 있는 기업을 찾기 힘들다”며 “기반 기술이 부족하니 저비용화를 추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우주항공청은 이달 말쯤 개청식을 별도로 열 예정이며, 이때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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