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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새벽 2시쯤 서울 성북구의 한 주택가.

검은 옷에 검은 모자를 쓴 한 남성이 남의 집 계단 옆에서 서성입니다.

슬쩍 주변 눈치를 살피던 남성은 기회를 보더니 상체를 낮춘 채 몸을 숨기면서 재빠르게 골목길을 달려갑니다.

잠시 뒤엔 또 다른 집 현관에 숨어들었다가 다시 나와 어디론가 뛰어가는 모습.

야심한 밤에 대체 무슨 일로 주택가를 서성이는 걸까.

잠시 뒤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이 수상한 남성을 뒤쫓습니다.

신고자는 택시기사였습니다.

[택시기사/신고자]
"군산 00동이라고… (택시) 잡으셔서 서울 갈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도착하니) 내려서 확인 좀 하고 오겠다고 하더라고요."

전날 밤 10시 반, 전북 군산에서부터 서울까지 3시간 넘게 달려왔다는 택시 기사.

요금 35만 원이 나왔는데, 도착하자 손님이 집에서 돈을 갖고 오겠다며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택시기사/신고자]
"설마하니 요금 안 주고 갈 거라는 생각은 아예 (안 했어요.) 한 번 불러봤죠. 한 10분이 넘었는데 안 나오길래. 그때 이제 생각이 난 거예요. 아, 먹튀다 이건…"

낮은 자세로 골목을 빠져나갔던 남성이 택시비 35만 원을 내지 않고 도망간 바로 그 남성이었습니다.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관제센터와 협력해 CCTV로 동선 분석을 시작했고, 잠시 뒤 도주 경로 주변을 샅샅이 수색한 끝에 숨어 있던 남성을 찾아냈습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이 40대 남성을 현장에서 붙잡아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화면 제공 : 서울경찰청)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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