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1년 미성년 상대 디지털성범죄 위장수사 도입돼 2년여간 1천명 검거
과도한 기본권 침해 우려 등 감안해 관계부처 협의·입법 필요


디지털 성범죄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경찰이 기존에 미성년자 범죄에만 한정됐던 디지털성범죄 '위장수사' 범위를 성인 대상 범죄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른바 '서울대 N번방' 사태를 계기로 경각심이 다시금 높아진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수사력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판단에서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서울대 N번방 사건이 알려진 후 디지털성범죄 현황과 함께 위장수사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대책 검토 방향을 국회에 보고했다.

디지털성범죄 위장수사는 박사방·N번방 등의 사건을 계기로 논의가 시작돼 2021년 9월 개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동청소년성보호법) 시행에 따라 정식 도입됐다.

이에 따라 현재 미성년자 대상 디지털성범죄에 대해선 경찰이 위장수사를 할 수 있지만, 성인 성 착취물 등에 대해선 법적 근거가 없어 위장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최근 논란이 된 서울대 N번방 사건의 피의자인 서울대 졸업생 박모(40)씨의 신상을 특정하고 검거할 수 있었던 데는 2년여간 공범을 자처하며 텔레그램으로 접촉을 시도한 '추적단 불꽃' 소속 민간 활동가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인이 피해자라는 이유로 수사기관이 위장수사를 하지 못하면서 민간에 의존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위장수사 범위를 확대하려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이 필요해 국회 협조가 필수다. 법무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부처 협의도 거쳐야 한다.

경찰은 위장수사 제도의 효과는 이미 검증됐다고 본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개정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이 시행된 2021년 9월부터 작년 말까지 위장수사를 통해 검거한 인원은 1천28명, 구속 인원은 72명에 달한다.

죄의 종류별로 구분하면 '아동 성착취물 판매·배포·광고'가 747명으로 약 73%를 차지했다. 이어 아동 성착취물 제작·제작알선(125명), 아동 성착취물 소지·시청(118명), 불법촬영물 반포 등(31명), 성착취 목적 대화(7명) 등이었다.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비율이나 피해자가 느끼는 성적 수치심과 공포감은 연령에 따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위장수사 확대가 필요하다는 논거 중 하나다.

경찰청이 2022년 3∼10월 시행한 사이버성폭력 사범 집중단속 결과를 보면 범행 대상이 된 피해자 총 678명 중 성인은 420명으로 61.9%를 차지했다.

경찰청은 2022년 12월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치안정책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성범죄에 한정된 위장수사를 해도 성인 피해자가 꾸준히 확인되는 상황"이라며 "실제 검거된 피의자들 대부분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비롯해 (성인) 불법 촬영물, 불법 성영상물 등을 함께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피해자의 고통은 연령에 따른 차등이 없으므로 성인 대상 디지털성범죄까지 위장수사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해외 각국이 위장수사 제도를 시행하는 이유도 점차 교묘해지는 범죄에 대처하려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위장수사에는 남용 시 무고한 피해자가 나올 수 있고 과도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따라붙는 만큼 관계부처 협의 과정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위장수사 허용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의 대책도 함께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2441 합참 "북한군 수십 명 오늘 또 MDL 침범‥경고사격에 북상" 랭크뉴스 2024.06.18
22440 [속보] 합참 “북한군, 수십명 오전 8시30분경 군사분계선 침범…경고사격 받고 북상” 랭크뉴스 2024.06.18
22439 '남중생 11명 성추행' 男교사 징역 10년…전자발찌는 기각, 왜 랭크뉴스 2024.06.18
22438 24년 만에 북한 방문하는 푸틴… “양국 결합으로 잃을 것보다 얻는 게 커” 랭크뉴스 2024.06.18
22437 [속보] 서울고법 "최태원 판결문 오류, 재산 분할 비율 영향 없어" 랭크뉴스 2024.06.18
22436 [속보] 합참 "북한군 수십 명 군사분계선 또 넘어와… 경고사격에 달아나" 랭크뉴스 2024.06.18
22435 尹대통령 “의대생·전공의, 학업·수련 이어가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 랭크뉴스 2024.06.18
22434 [속보] 합참 "북한군 수십명 오늘 또 MDL 침범…경고사격에 북상" 랭크뉴스 2024.06.18
22433 전세사기 위험 없는 공공임대주택… ‘든든전세’ 27일부터 도입 랭크뉴스 2024.06.18
22432 돌아온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돌림노래…‘진심’ 맞나요 랭크뉴스 2024.06.18
22431 합참 “북한軍, MDL 또 침범… 경고사격 후 퇴각” 랭크뉴스 2024.06.18
22430 "일본 국방비 30% 증발했다" 이유는? 랭크뉴스 2024.06.18
22429 “어대한? 뚜껑 열어봐야” “해당 행위”···친윤의 거세진 한동훈 견제 랭크뉴스 2024.06.18
22428 [속보] 과방위, 尹 거부 방송3법 野 단독으로 소위 생략하고 속전속결 통과 랭크뉴스 2024.06.18
22427 서울아산병원 교수들도 휴진…빅5 중 세 곳 돌아섰다 랭크뉴스 2024.06.18
22426 '판결문 오기'냐 '판결의 오류'냐... 최태원 1.3조, 대법원의 선택은? 랭크뉴스 2024.06.18
22425 '당대표 불출마' 안철수 "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뚜껑 열어봐야" 랭크뉴스 2024.06.18
22424 尹대통령 "환자 저버린 의료계 불법행위, 엄정 대처 불가피" 랭크뉴스 2024.06.18
22423 신평 "한동훈 기세 빠지는 중…새 당대표, 尹에게 기회될 것" 랭크뉴스 2024.06.18
22422 [속보] 윤 대통령, 의사 집단휴진에 “불법행위 엄정 대처” 랭크뉴스 2024.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