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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인재·전자정부·창업 등
韓 경쟁력 높은 분야 맞춤 지원
르완다에 SW 특성화 학교 운영
알제리 등 통관시스템 디지털화
나이지리아선 예비 창업자 도와
KOICA 관계자가 지난해 10월 케냐에서 농촌 여성 식량안보 사업의 일환으로 양봉 키트를 기증하고 있다. 사진 제공=KOICA

[서울경제]

세계경제의 떠오르는 성장 엔진인 아프리카를 잡기 위해 열강들이 앞다퉈 지원을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2년 12월 수십 명의 아프리카 정상들을 워싱턴으로 불러 모아 “미국은 아프리카의 미래에 ‘올인(all in)’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3년간 인프라, 농업, 보건 시스템, 안보 등에 55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도 뒤지지 않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1년 11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에서 400억 달러의 투자 및 원조,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역시 2022년 8월 제8회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서 향후 3년간 30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강대국에 비해 지원 여력이 크지 않은 우리나라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아프리카 지원 전략을 채택해왔다. 정부의 무상 원조를 전담하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 역시 강점을 보유한 디지털과 정보기술(IT)을 앞세워 아프리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세부적으로 △디지털 인재 양성 △전자정부 △창업 지원 등 한국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코이카의 활약은 국내 대기업들을 능가할 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의 현지 진출에 길잡이 역할을 할 정도다.

우선 르완다에서 2021년부터 한국의 마이스터고를 모델로 해 코이카가 운영 중인 소프트웨어 특성화고가 주목을 받는다. 이 학교의 1회 졸업생 9명은 현재 미국 주요 대학에 진학했다. 이곳을 졸업하고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컴퓨터과학과에 재학 중인 샬론 코부싱게(20)는 “특성화고 경험으로 인턴십 기회를 얻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꿈을 확고히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르완다 현지 중학교 교사의 94%인 3만 명을 대상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역량 강화 교육을 해왔고 현재 60개인 지역별 ICT 스마트 교실도 69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코이카는 한국형 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 또한 아프리카로 수출하고 있다. 2013년 튀니지에 K전자조달시스템을 선보인 후 2015년 입찰 건수는 178건에 그쳤지만 지난해 3만 5474건으로 약 200배 급증했다. 등록 업체 수 역시 445개에서 1만 6322개로 36배 이상 늘며 튀니지의 대표 조달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코이카는 튀니지에서의 성과에 힘입어 카메룬에서도 2018년부터 올해까지 총 560만 달러를 들여 전자조달시스템 구축 2차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총 790만 달러를 투입해 이집트 정부서비스청(GAGS) 공공 전자조달시스템 개선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수출 경쟁력이 높은 우리나라는 그만큼 관련 통관 시스템도 디지털을 통해 앞서 나가고 있다. 이 같은 노하우는 에티오피아와 알제리에 전수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통관 업무를 여전히 수작업으로 하고 수출입 서류 발급 절차와 통관 검사가 복잡해 무역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코이카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에티오피아에 749만 달러를 투입해 ‘싱글 윈도 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이는 유관기관의 수출입 업무를 전자문서로 원스톱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2020년 첫 개통 이래 이용자가 2배 증가해 세계은행(WB)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이 사업을 무역 공백 최소화에 기여한 우수 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알제리 역시 조만간 싱글 윈도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본격적인 운영에 착수한다.

디지털 분야 창업 또한 지원하고 있다. 코이카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1200만 달러를 들여 나이지리아 ‘아부자기업진흥원(AEA)’에 ‘스타트업 디지털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설립해 예비 창업자를 돕는다. 세네갈에서는 창업자들의 연구 공간인 메이커스페이스를 구축해주고 관련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다.

아프리카도 최근 디지털 경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한국이 디지털 중심 지원 정책을 펼 여건이 마련된 상태다. 인구의 60% 이상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고 모바일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인구가 10억 명 이상이다.

내년 아프리카 e커머스 사용자 수는 5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는 디지털 경제가 실업률과 빈부 격차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아프리카연합(AU) 차원에서 2030년까지 디지털 전환 전략도 마련했다.

아프리카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쟁탈전이 가열되는 가운데 ‘양자택일’에 부담을 느낀 아프리카 국가들이 제3국을 택할 수 있다는 측면 또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중국은 화웨이와 알리바바 등을 앞세워 아프리카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정책을 2017년부터 실행하고 있고, 위기감을 느낀 미국도 2022년부터 아프리카에 디지털 혁신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쪽 편에 설 경우 후폭풍이 있을 수 있어 한국을 택할 가능성은 커지는 셈이다.

손송희 코이카 디지털보건사회개발팀장은 “아프리카 개별 국가의 인프라와 디지털 정책, 4차산업 생태계의 성숙도 등을 고려해 맞춤형 지원을 해 아프리카 진출의 초석을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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