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앵커]

사귀던 남자친구에게 잔혹하게 살해되는 교제 살인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에도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한 20대 여성이 열 흘만에 숨졌습니다.

이 여성은 남자친구의 폭행을 열 차례도 넘게 경찰에 신고했지만 비극을 막지 못했습니다.

왜일까요?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故 이효정 씨/4월 1일 통화 : "엄마, 엄마, 나 빨리 앞으로 와줘. (무슨 일 있어?) ○○이가 나 엄청 때렸는데…."]

자취방에 찾아온 전 남자친구 김 모씨에게 한 시간 가량 폭행을 당한 이효정 씨.

열흘 뒤 결국 숨졌습니다.

김 씨의 폭행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2022년부터 효정 씨가 김 씨의 폭행을 경찰에 신고한 횟수는 모두 12차례.

경찰은 매번 사소한 다툼이나 쌍방 폭행으로 보고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故 이효정 씨 유가족 : "(남자가 여자를) 막 때려 때리다가 뭐 하나 이런 거 한 개 들고 이렇게 때리면 이런 거는 쌍방 폭행이라고 보면 안 된다고 봐요."]

지난해 경찰에 신고된 교제 폭력 사건은 7만 7천여 건으로 3년 전보다 57% 가량 늘었습니다.

지난 2년간 선고된 교제 폭력 관련 판결문 156건을 분석해 봤습니다.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모두 77건으로 전체의 절반 수준에 달했습니다.

'반성하고 있다',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점 등이 고려됐고, 주의력 결핍장애로 인한 심신미약이 인정되기도 했습니다.

전과가 누적됐거나 살인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만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이은의/성폭력 사건 전문 변호사 : "'내가 너 몇 대 좀 쳤다고 내가 뭐 이렇게 세게 처벌받지 않아' 이게 또 학습이 돼요. 우리 사회가 적정한 형량을 부과하고 있지 않다…."]

지난 1년 동안 교제 중이거나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여성은 모두 49명.

가정 폭력이나 스토킹 범죄처럼 교제 폭력을 일반 폭행 사건과 별개로 다룰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484 바이든이 ‘바이든-날리면’에서 얻을 교훈 [기자메모] 랭크뉴스 2024.07.11
23483 폭우 속 실종 노동자는 ‘쿠팡 카플렉서’…산재보험도 미가입 랭크뉴스 2024.07.11
23482 행안위, '마스크 고집' 진화위 국장에 퇴장명령 "공무인데 얼굴 가리나" 랭크뉴스 2024.07.11
23481 [단독] “책상 빼고 근무하라”…우체국 간부의 ‘엽기 갑질·폭언’ 랭크뉴스 2024.07.11
23480 “이대로 가면 한국 없어진다”...OECD의 섬뜩한 경고 랭크뉴스 2024.07.11
23479 유승민 "홍준표 보수의 수치"…'돼지 발정제' 다시 꺼내 때렸다 랭크뉴스 2024.07.11
23478 축구선수 황의조, 불법촬영 혐의로 재판행 랭크뉴스 2024.07.11
23477 신장병 방치해 8세 아들 사망…쓰레기 집서 7남매 키운 부모 랭크뉴스 2024.07.11
23476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 눈앞…10대 건설사, 8월까지 3만 가구 분양 랭크뉴스 2024.07.11
23475 '초고령사회' 진입 눈앞…팍 늙어가는 한국사회 돌파구는 랭크뉴스 2024.07.11
23474 대법관 후보자 26세 딸, 부모 차용·증여금으로 7억 주택 갭투자 랭크뉴스 2024.07.11
23473 “엔비디아는 AI 왕· SK하이닉스는 여왕”…글로벌 헤지펀드, 한국에 주목 랭크뉴스 2024.07.11
23472 엄만 목만 내민 채 “너 죽어, 오지 마”...아들은 헤엄쳐 ‘파도’ 넘었다 랭크뉴스 2024.07.11
23471 경찰청장 "채상병 수사팀 전적 신뢰…책임질 일 있으면 질 것"(종합) 랭크뉴스 2024.07.11
23470 박성재 법무부 장관 “수사기관 졸속 개편 우려…의도도 의심” 랭크뉴스 2024.07.11
23469 검찰 ‘불법 촬영 혐의’ 축구선수 황의조 불구속 기소 랭크뉴스 2024.07.11
23468 尹, 워싱턴서 젤렌스키와 1년 만에 재회... 기시다는 하루 두 차례 만나 랭크뉴스 2024.07.11
23467 이재명 '쌍방울 대북송금' 병합 사건, 대법원 1부가 심리한다 랭크뉴스 2024.07.11
23466 행동주의펀드, KT&G에 서한..."CEO 보상 제도 바꾸자" 랭크뉴스 2024.07.11
23465 [단독] ‘사랑이→탄핵이 필요한 거죠’ 풍자에…경찰 수사 착수 랭크뉴스 2024.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