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시사기획창 '아베 야망은 살아있다' 중에서]

일본 니가타현 항구에서 배를 타고 2시간 반 만에 도착한 사도섬.

<인터뷰> 미쓰노·마쓰오카/관광객
매우 조용한 마을이고 바다도 정말 예뻐서 멋진 섬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해가 지면 화려한 조명을 덮어쓰고, 신비로운 관광지 모습으로 탈바꿈합니다.
저 달을 보며 흘렸을 조선인들 눈물은 어디에 있을까.

<인터뷰>토니·앤/영국 관광객
일본 정말 좋아요. 일본은 모두 친절하고, 깨끗하고. 최고예요.
(기자: 이곳에서 강제 노동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나요?)
아뇨. 지금 강제 노동이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지금은 아니고, 1945년 전입니다.)
들어본 적 없어요.

사도광산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은 최소 1,519명. 이들의 이름은 박물관에서 일부나마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명부를 발견하고 강제동원의 실체를 알린 이들은 사도섬 주민들입니다.

<인터뷰> 고스기 구니오/ 전 사도 시의원
그것은 말 그대로 강제 연행에 해당하는데요. 인원수가 할당되었다는 거예요. 물론 조선총독부가 개입해 인원수를 할당하는 방식으로 끌고 온 거죠

그러나 일본 정부는 조선인 강제동원 기간은 쏙 빼고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했고, 7월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스기 구니오/ 전 사도시 의원
에도시대만 뚝 오려내 강조하고 나머지 근대유산은 세계유산으로 등재하지 않는 근본없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거죠

좁고, 습하고, 깜깜한 굴..

살아 돌아온 광부들도 폐가 굳어 피를 토하며 죽게 만든 이곳.

<인터뷰> 고스기 구니오/ 전 사도 시의원
(나르거나 캐는 일이 가장 위험했던 일이죠?) 그렇죠. 착암 작업에 종사한 노동자의 비중을 보면 일본인과 비교해 조선에서 온 노동자의 비중이 확실하게 높았습니다.

<인터뷰> 故김주형/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 (1991년 인터뷰)
거기 가면 1구, 2구가 있는데 자기 굴을 찾아가면 거기서 또 어디로 가라, 어디 가라...하여튼 제일 나쁜 데가 사도섬이었어. 꼼짝을 못했으니까 하라는 대로 하고. 섬이라 꼭 가둬놓고 배를 타고 건너올 수가 있나 뭐...

<녹취> 고스기 구니오/ 전 사도 시의원
이곳에서 돌아가신 분 따님이 왔었어요. 저쪽으로 나가면 나오는 입구에서 무릎을 꿇고 절규했어요.
어디서 보는 게 좋을까? 이쪽이 좋은가? 그 지도가 있죠. 저기 위 벚나무가 있는 저 낭떠러지 위에요. 벚나무가 심겨 있는 곳이요

"이곳은 갱생시설이 있던 터입니다. 그리고 더 위로 올라가면 제4기숙사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고스기 구니오/ 전 사도 시의원
그곳은 과거 한국에서 강제 동원된 노동자의 숙소로 사용되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입소했고 250~260명 정도가 생활했죠.

"제4기숙사요. 형태는 이런 모습이었어요"

표지판 하나 없는 조선인 숙소.
이대로 가면 한 맺힌 역사는 사라지고, 관광지 사도섬만 남게 됩니다.

<인터뷰> 고스기 구니오/ 전 사도 시의원
"조선인 노동자가 통행하는 유일한 길이었어요. 광산가는 길, 이 길을 걸어 올라가 광산에 도착했던 거죠 (기자: 이 길로 쭉 걸어가면 사도광산이 나오는 거죠?) 네, 맞아요 "

더 큰 문제는 사도광산이 결코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인터뷰> 강동진/경성대교수·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위원회 부위원장
일본이 오래전부터, 사실은 아베 정권 때부터죠. 아베 내각 때부터, 한 20여 년 전부터 새로운 세계유산. 그러니까 근대기, 메이지 유신 이후에 이제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에 그들이 이루어 냈던 근대화의 결과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겠다는 큰 야망을 갖고 오랜 기간 준비를 했어요.
(기자: 만약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가 끝끝내 무산되더라도 그 움직임 자체는 계속 된다고 봐야겠네요?)
그럼요. 계속됩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몇백 개의 유산을 이미 다 산업 유산을 찾아서 정리를 이렇게 다 해놨어요. 그 절차에 따라
하나하나 지금 등재를 하고 있는 거고, 그다음에 또 추진을 할 거라고 예측이 됩니다. 계속할 겁니다.

관련 방송 : 2024년 5월 21일 (화) KBS 1TV, 22:00 <시사기획창> '아베 야망은 살아있다'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39&ref=pMenu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Eb31RoX5RnfYENmnyokN8A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hangkbs
WAVVE '시사기획 창' 검색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6709 우주에서 만든 전기 우리 집에서 받아 쓰는 세상 올까 [창간기획: 초인류테크, 삶을 바꾼다] 랭크뉴스 2024.06.07
26708 野 원구성 압박에 與는 '버티기' 전략뿐 랭크뉴스 2024.06.07
26707 서울대병원 '전체휴진' 결의…의협도 오늘 '총파업' 투표 마감 랭크뉴스 2024.06.07
26706 美 보잉 우주캡슐 '스타라이너'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 성공 랭크뉴스 2024.06.07
26705 트럼프 유죄 평결 후 트럼프·바이든 지지율 격차 3%p→1%p 랭크뉴스 2024.06.07
26704 로마 유적에 매직펜 '찍찍'…무개념 관광객 6000만원 '벌금 폭탄' 랭크뉴스 2024.06.07
26703 "이스라엘, 어린이 사망 가자 학교 공습에 미국산 폭탄 사용" 랭크뉴스 2024.06.07
26702 옷에 붙이는 'AI 핀' 스타트업 휴메인 "HP와 매각 협상" 랭크뉴스 2024.06.07
26701 "일본해에 석유? 중국에 강탈당해버렸으면" 日 네티즌들 반응 랭크뉴스 2024.06.07
26700 내주 '美 코앞' 쿠바에 러 핵잠수함 입항…"핵무기 미탑재" 랭크뉴스 2024.06.07
26699 ‘원 구성 시한 D-1’ 물밑 협상에도 평행선···여당 “상임위원 선임안 제출 못 해” 랭크뉴스 2024.06.07
26698 드디어 사람 태우고 우주로…보잉 ‘스타라이너’ 발사 랭크뉴스 2024.06.07
26697 노르망디 80주년…마크롱, 러 겨냥 "우린 약해지지 않을 것" 랭크뉴스 2024.06.07
26696 2년 만에 돌아온 우크라 포로 경악 "뼈만 남았다, 나치 연상" 랭크뉴스 2024.06.07
26695 ‘삼성 위기론’ 속에···이재용 2주간 방미 “고객사 협력 강화, 신성장 발굴” 랭크뉴스 2024.06.07
26694 간헐적 단식 창시자 英 모슬리, 그리스 휴가 중 실종 랭크뉴스 2024.06.07
26693 34세 주민규 맹활약…경기 끝난 뒤 흘러나온 '내 나이가 어때서' 랭크뉴스 2024.06.07
26692 日사도광산 세계유산 심사서 '보류'…'강제노역 설명' 권고(종합2보) 랭크뉴스 2024.06.07
26691 美법원, 징역 4개월 '트럼프책사' 배넌에 "7월1일부터 복역하라" 랭크뉴스 2024.06.07
26690 "배은망덕 음바페" PSG 복수?…보너스·급여 1194억 못 받았다 랭크뉴스 2024.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