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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도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도사견 초코. 동물자유연대 제공


요즘
원영적 사고, 럭키비키
라는 말이 언론이나 온라인에 자주 등장한다. 그룹 아이브의 멤버인
장원영의 긍정적 사고방식
을 뜻하는 것으로, 운이 좋다는 영어 단어 럭키(Lucky)와 장원영의 영어이름인 비키(Vicky)를 합친 ‘럭키비키’라는 용어가 밈(Meme·인터넷 유행어)이 됐다.

럭키비키는
정치인과 기업 세미나에서까지 인용
되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서울 성동구가 진행하는 사업인 ‘반려견 순찰대’가 화제가 된 상황을 럭키비키라고 표현했고, 한 대기업 세미나에서는 초청 강사가 원영적 사고를 교육 내용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질문을 하면 원영적 사고에 기반해 긍정적으로 답해주는 '원영적 사고 챗GPT'까지 등장했다.

이 얘기를 듣고 난 뒤 원영식 사고를 일상생활에 적용해봤다. 빨래하는 걸 잊어버리고 나왔는데 "다행히 지금 입은 옷을 포함해 한 번에 더 많은 빨래를 할 수 있구나" 하고 웃어넘겼다. 부정적 사고를 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짜증 나는 현실에 '
럭키비키잖아'
를 적용해보려고 하니 쉽지만은 않았다.

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의 한 팬이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원영식 사고를 표현한 게시물. 이 게시물은 조회수가 500만에 육박했을 정도로 회자됐다. 엑스 캡처


그룹 아이브의 멤버인 장원영의 긍정적 사고방식인 럭키비키가 화제가 되고 있다. 아이브 유튜브 캡처


요즘 보면 한숨만 나오는 동물 뉴스에도 원영식 사고를 적용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어떤 동물 이슈에도 도저히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

정부가 수년 전부터 개물림 사고 감소와 위험한 개 관리를 위해 추진해 온
기질평가제
는 갑자기
맹견사육허가제와 결합
하면서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실효성마저 의문
(
본보 5월 16일 자
)이 제기되고 있다. 맹견이 내는 사고 비율조차 집계되지 않고 있고, 이미 특정 종을 맹견이나 위험한 개로 관리하는 독일과 영국에서조차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왜 굳이 맹견 관리에만 방점을 두는지 납득하기 어려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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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은 이경규의 새 예능 '존중냉장고'가 진돗개 혐오를 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비판했다. 이경규 유튜브 캡처


얼마 전에는
대전 동구청이 맹견 70마리가 탈출
했다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지만 알고 보니 인근에서 구조해 기르던
소형견 세 마리
인 게 드러난 사건도 있었다.
방송인 이경규
가 시작한 웹 예능 '
존중냉장고
'는 진돗개에게 입마개를 하지 않는 사람들을 마치 매너가 없는 것처럼 그리면서 진돗개 혐오 논란을 일으켰다. 제작진은 결국 사과문을 올렸지만 누리꾼들의 분노만 더 키울 뿐이었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맹견과 진돗개에 대한 혐오, 막연한 공포증을 드러낸 사례
들이다.

최근 치료 중인
돌고래 두 마리에게 무리하게 쇼를 시켜 죽음
에 이르게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거제씨월드
문제도 해결책은 요원해 보인다. 동물학대 논란이 일자 회사 측이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보고 난 뒤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오죽하면 수의사들이 성명을 통해 거제씨월드의
고래류 관리프로그램에 대한 우려
를 나타냈는지, 행정 권한이 있는
경남도청
이 회사 측이 낸 개선안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는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경남 거제시 일운면 돌고래 체험시설 거제씨월드에서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수중공연을 하고 있는 벨루가의 모습. 거제=고은경 기자


가장 황당했던 부분은 수족관 내 새끼 돌고래 출산과 관련해 "단지 법 위반의 염려 때문에 동물복지윤리에 반하는 낙태 및 안락사를 시켜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현행법상 신규 고래류 개체 보유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낙태나 안락사를 운운할 게 아니라 회사 측이 처음부터 분리사육
을 했으면 됐을 일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럭키비키를 외칠 수 없는 와중에
희진적 사고
가 떠올랐다. 기자회견에서 울분을 터뜨린
민희진 어도어 대표
의 발언에서 시작된 희진적 사고는 (본인 기준)
부정적 상황에 맞서 싸우는 대항적 사고방식
을 뜻한다. (하이브와 어도어 사태와는 별도로) 동물권에는 분노를 표출하고 불의에 대항하는 희진적 사고가 더 적합한 것 같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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