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용어사전 > 세계 한잔 [세계 한잔]은 우리 삶과 맞닿은 세계 곳곳의 뉴스를 에스프레소 한잔처럼, 진하게 우려내 한잔에 담는 중앙일보 국제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지난 21일 불곰의 습격을 받은 홋카이도의 한 목장. 사진 NNN 뉴스 캡처

최근 불곰이 목장을 습격해 송아지를 죽이는 등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에서 야생 곰에 의한 피해가 연달아 보고되고 있다.

24일 홋카이도뉴스UHB와 ANN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홋카이도(北海道) 동부 벳카이초(別海町)의 한 목장에서 야생 불곰이 습격해 송아지 8마리 중 4마리를 죽였다. 죽은 송아지 중 일부에선 곰이 내장을 파먹은 흔적이 발견됐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곰 발자국은 폭이 17㎝에 달했다. 아시아에 서식하는 불곰으로는 큰 편에 속한다. 일본 전역엔 반달가슴곰이 분포하고있지만, 불곰은 홋카이도 등 제한된 지역에 살고 있다.

야간감시카메라에 찍힌 '닌자 곰' OSO18. 사진 홋카이도 시베차초
현지 매체들은 불곰의 목장 습격 사건을 두고 '닌자 곰의 재림'이라면서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닌자 곰은 2019년부터 지난해 7월 사살되기까지 4년 반 동안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한 코드명 'OSO18'을 말한다. 이 곰의 코드명은 처음 피해 사례가 보고된 홋카이도 시베차초(標茶町)의 오소츠베츠(オソツベツ)의 앞 글자와 곰의 발자국 폭인 18㎝를 조합해 만들었다.

4년 넘는 기간 방목 중인 젖소를 공격하면서도 야간 감시카메라에 단 한 차례 찍혔을 뿐 자취를 쫓기 어려웠던 데다, 덫이나 사냥꾼의 추적도 지능적으로 따돌려 닌자 곰이란 별명이 붙였다.

지난해 7월 '닌자 곰' OSO18이 사살된 직후 찍힌 모습. 사진 홋카이도
닌자 곰은 지난해 7월, 홋카이도 동부의 쿠시로군(釧路郡)의 한 목장 근처에서 머리에 총탄을 맞고 사살됐다. 이때까지 이 곰에게 피해 입은 소 66마리에 이른다. 이 중 32마리는 죽음에 이르렀다.

사살 후 확인된 불곰의 키는 2.2m, 체중은 330㎏, 발바닥의 너비는 20㎝에 달했다고 한다. 사살된 뒤 닌자 곰의 고기는 도쿄의 한 음식점에선 숯불구이용으로 팔리기도 했다.

'닌자 곰' OSO18이 사살되기 직전인 지난해 6월에 찍힌 컬러사진. 사진 홋카이도 시베차초


현지 매체들은 '원조' 닌자 곰이 방목 중이던 젖소를 공격했던 데 비해 지난 21일 송아지를 살해한 곰은 목장 내 축사의 철제 펜스를 넘어들어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월 홋카이도 동부 네무로 시(根室市)에선 곰이 산길을 달리던 소형 트럭을 쫓아와 습격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에는 곰이 차 앞부분으로 뛰어들며 충격을 주자 범퍼가 떨어지고 앞 유리가 금이 가는 장면이 담겼다.

지난 4월, 홋카이도 네무로시의 한 산길에서 소형 트럭을 공격하는 불곰. 사진 홋카이도경찰

ANN에 따르면 네무로에선 4월까지 곰을 목격했다는 신고가 32건이나 들어와 지난해 같은 기간 8건보다 4배로 늘면서 주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 야생곰에 의해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처음으로 200명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NHK에 따르면 지난해 4월~11월 곰의 습격을 받은 사람은 모두 212명으로, 이 중 6명은 목숨을 잃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였다. 당시 일본 환경성은 기후 변화로 먹을거리가 부족해진 곰들이 민가로 내려와 사람과 맞닥뜨리는 경우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본은 곰에 대한 총기 사용 규제를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법상 경찰의 허가 없이 곰에게 총을 사용하는 게 금지돼 있고, 경찰의 허가도 인간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제한돼 제 때 대처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305 [속보] 합참 “北 6차 대남 오물 풍선 살포”…이달만 다섯번째 랭크뉴스 2024.06.25
21304 미 북동부 덮친 폭염에 링컨 밀랍 조형물도 녹아내려 랭크뉴스 2024.06.25
21303 가톨릭의대도 “유예”…빅5 병원 휴진 ‘주춤’ 랭크뉴스 2024.06.25
21302 화재현장 합동 감식…공장 관계자 5명 입건 랭크뉴스 2024.06.25
21301 아버지 이어 “이재명 대통령 시대”…충성경쟁이 된 민주 최고위 경선 랭크뉴스 2024.06.25
21300 리튬 얼마나 위험한가?‥군에서도 폭발 사고 랭크뉴스 2024.06.25
21299 화재 사망자 23명 확인…아리셀 대표 등 5명 출금 랭크뉴스 2024.06.25
21298 부정선거 의혹 올라탄 나경원·김민전 ‘사전투표 폐지법’ 추진 랭크뉴스 2024.06.25
21297 '캐리비안의 해적' 출연했던 美 유명 서퍼, 상어 공격에 사망 랭크뉴스 2024.06.25
21296 ‘라인 사태’는 빼고…한·일 재무장관, 환율 방어 협력 논의 랭크뉴스 2024.06.25
21295 “얼굴도 모르고 보냈다”…화성 사망 노동자 ‘불법 파견’ 가능성 랭크뉴스 2024.06.25
21294 계단 향하는 문 앞에서 불, 인명피해 키웠다 랭크뉴스 2024.06.25
21293 발화부터 완진까지 22시간…초기 탈출 못 한 이유는? 랭크뉴스 2024.06.25
21292 레이싱모델 출신 '유튜버 한선월' 사망…뒤늦게 알려진 비보 랭크뉴스 2024.06.25
21291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 태극기…“국민 단합 역할” “구시대적 발상” 랭크뉴스 2024.06.25
21290 42초 만에 암흑…CCTV에 잡힌 발화 순간 랭크뉴스 2024.06.25
21289 치킨값 인상 후폭풍? 국세청, 제너시스BBQ 특별세무조사 랭크뉴스 2024.06.25
21288 “CEO까지 팔았다니”… 엔비디아 폭락에 개미 오열 랭크뉴스 2024.06.25
21287 화성 화재 현장서 마지막 수습 시신은 40대 한국인 랭크뉴스 2024.06.25
21286 대구서 첫 6·25 기념식‥윤 대통령, 5일 만에 TK 찾은 이유는? 랭크뉴스 2024.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