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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임영웅이 하나금융그룹(하나금융지주) 광고 모델로 활동한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믿을 수 있는 자산관리의 영웅은 하나’라는 문구를 내세운 임영웅의 광고는 유튜브에서 17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홍보 효과를 보여줬습니다. 그가 광고 모델로 발탁되고 굿즈(기념품)를 받기 위해 하나은행에 긴 줄이 늘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내부에서는 약간의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임영웅을 지렛대 삼아 금융상품이나 금융투자상품을 적극적으로 영업하지 못해서입니다. 임영웅 측은 계약 때부터 하나금융그룹 이미지 광고만 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합니다. 상품 판매 홍보와는 연결짓지 말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임영웅은 팬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에만 광고 모델로 나서는 게 원칙이라고 합니다. 그가 정관장이나 삼다수 광고를 맡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따금 불완전 판매 문제 등이 불거지는 금융투자상품 광고는 임영웅이 지켜온 원칙에서 벗어나는 셈입니다. 임영웅 효과를 기대하고 하나은행을 통해 상품을 팔아보자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금융투자사도 있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의 광고 모델인 가수 임영웅. /하나은행 제공

임영웅은 키움증권 광고모델로 2020년 1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활동했는데, 당시에도 키움증권의 홈·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영웅문’ 홍보가 핵심이었습니다. 직접적인 상품 권유와는 거리를 뒀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임영웅이 만약 CFD(차액결제거래) 홍보를 했으면 지난해 ‘라덕연 주가 조작 사태’가 터졌을 때 이미지 타격이 컸을 것 아니냐”며 “팬 사랑으로 유명한 연예인이라 (상품 광고와 거리를 두는 것이) 당연한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임영웅이 개별 상품 광고에 나섰어도 효과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팬은 팬이고, 돈은 돈이기 때문입니다. 하나금융의 한 PB(자산관리사)는 “사실 임영웅 팬인 자산가 고객이 오면 브로마이드를 건네면서 은근슬쩍 상품 판매를 유도할 생각이었는데, 지금 내가 관리하는 고객 중 상품 상담 때 임영웅 이야기를 꺼낸 사람은 없었다”며 투자 선택은 팬심과 별개의 영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나금융그룹뿐만 아니라 신한·KB·우리 등 4대 금융그룹 모두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매년 광고 경쟁을 해오고 있습니다. 신한금융그룹은 걸그룹 뉴진스, KB금융그룹은 배우 박은빈, 우리금융그룹은 가수 아이유 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4대 금융그룹은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로 총 1429억원을 썼습니다. 하지만 실적과 광고선전비 집행 규모가 같은 방향을 그리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로 241억원을 집행해 지난해보다 56.4% 늘렸지만, 같은 기간 순이익 규모는 11.4% 줄었습니다.

주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주가 상승률은 KB금융이 42.1%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하나금융지주가 40.8%로 2위였습니다. 이어 신한지주 18.1%, 우리금융지주 11% 순입니다. 지난해보다 광고선전비를 줄인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광고선전비를 늘린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보다 나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주가 상승 순위는 주주환원정책 강도와 같았습니다. 올해 총주주환원율 전망치는 KB금융 39%, 하나금융지주 38%, 신한지주 37%, 우리금융지주 35% 순입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광고 모델을 통해 긍정적 이미지를 환기한 만큼 이를 뒷받침할 상품 개발이나 주주환원정책이 이어져야겠습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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