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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의 주연 안야 테일러-조이(왼쪽)와 조지 밀러 감독.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칸느 영화제에 참석했을 때 사진이다. AP=연합뉴스

1971년 호주 시드니의 한 공사 현장.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 중이던 26세 의대생 조지 밀러 바로 옆으로 갑자기 대형 벽돌이 떨어졌다. 밀러가 조금 옆에 서 있었다면 목숨이 위태로웠을 상황. 밀러는 뉴요커(the New Yorker)와의 20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아찔했던 그 순간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는 깨달음이 왔다"며 "바로 오토바이를 타고 멜버른으로 가서 영화 워크샵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매드맥스' 시리즈를 45년간 만들며 장인 반열에 오른 조지 밀러 감독은 그렇게 탄생했다. 밀러 감독의 다섯 번째 '매드맥스' 시리즈인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이번 주 한국 포함 전 세계에서 개봉했다.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스틸 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밀러 감독은 뉴요커에 "공사장 사고가 있기 전까진 영화는 그저 취미였다"며 "영화감독을 생업으로 삼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10대 시절 좋아했던 영화를 업으로 삼으며 첫 '매드 맥스' 영화를 1979년 내놓았다. 그리고 평단의 호평과 박스오피스 성공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매드 맥스'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조지 밀러의 특별한 점은 그가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다는 데 있다. 그는 난치병과 싸우는 가족의 드라마를 그린 '로렌조 오일'(1993)부터 펭귄 가족의 모험을 다룬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 시리즈, 코미디 영화인 '이스트윅의 마녀'로도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액션과 드라마를 섞은 '매드 맥스'라는 장르는 그의 고향과도 같다.

영화 '로렌조 오일'의 한 장면. 중앙포토

뉴요커는 "2015년 개봉한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는 조지 밀러에게 영화감독으로서 그가 추구한 모든 것을 압축한 작품"이라며 "그가 사랑하는 오토바이가 대거 질주하는 액션 장면부터, 인간의 본성과 적자생존의 드라마가 다 들어있다"고 말했다. 조지 밀러 감독은 이 2015년 '매드 맥스' 영화의 편집을 맡은 마거릿 식셀과 재혼했다.

조지 밀러의 영감의 원천은 뭘까. 그는 뉴요커에 어린 시절 이야기를 했다. 그는 퀸즐랜드의 작은 시골 마을인 친칠라에서 나고 자랐다. 광활한 사막이 가깝고, 호주 원주민이 다수였던 곳이다. 그는 뉴요커에 "원주민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덤불 속에서 술래잡기를 하거나 모래바람을 가르며 놀았던 추억은 내게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들과의 우정은 내게 이 땅의 원래 주인이 누구인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질문의 씨앗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그가 '매드 맥스' 시리즈의 대부분을 고향 인근에서 촬영한 건 우연이 아니다.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밀러 감독은 이제 1971년의 그 벽돌 사고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는 영화라는 장르에 대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라며 "훌륭한 영화라면 몇 번을 봐도 새로운 고전이 된다"고 말했다. 그에겐 어떤 영화가 그럴까. 그는 뉴요커에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 2'"라며 "몇 번을 봐도 빠져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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