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공수처의 수사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같은 날 김계환(왼쪽 사진) 해병대 사령관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각각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과천=뉴스1·뉴시스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해 ‘VIP(윤석열 대통령) 격노설’과 대통령실 외압설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사실과 진술이 계속 공개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의 휴대전화에서 ‘VIP가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질책했다’는 취지로 말한 녹음파일도 확보했다. 해당 파일은 김 사령관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아닌 또 다른 해병대사령부 소속 고위 관계자와 통화한 내용을 공수처가 복원한 것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최근 공수처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VIP라는 언급 자체를 한 적이 없다” "항명죄를 덮기 위한 거짓증언"이라는 김 사령관의 반박에 반하는 증거가 속속 나오는 판이다.

VIP 격노설은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쟁점이자 원인이다. 윤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에 화를 낸 후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이 이미 결재한 수사기록의 경찰 이첩이 보류, 회수됐다는 게 박 전 단장 측 주장이다. 공수처는 지난 21일 김 사령관과 박 전 단장의 대질조사를 추진했지만, 김 사령관이 거부해 성사되지 않았다. 해병대 상처를 운운했으나 본인 명예를 위해서도 사실 규명에 대질을 피할 이유가 없다. 격노설이 아니라면 거짓증언을 한 쪽이 오히려 처벌받는 게 상식이다.

의문은 윤 대통령이 격노설 진위와 맥락을 밝힐 기회였던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때 왜 이 사안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냐는 점이다. 기자의 구체적 질문에 “앞으로 이런 일(해병대원 순직)이 절대 일어나면 안 된다는 질책성 당부를 했다”고 말했다. 질문 취지에 맞지 않는 대통령의 답변이 회피인지, 부인인지 모호하다. 이러다 보니 격노설 의혹은 기자회견 후 수그러들기는커녕 더 커지는 양상이다. 야당은 대통령 격노설을 고리로 대규모 장외집회에 나서고, 탄핵까지 운운하는 마당이다. 28일엔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채상병 특검법'의 국회 재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민심을 수습하고 국정동력을 찾는 게 시급하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격노설 시비를 가리면 될 일이 아닌가.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6800 콜롬비아, 300년 전 침몰한 스페인 보물선 탐사 개시 랭크뉴스 2024.05.27
26799 검찰, ‘삼성전자 특허 유출’ 전 삼성 부사장 구속영장 재청구 랭크뉴스 2024.05.27
26798 “반려견 유치원 직원 폭행에 안구 돌출” 공분 산 영상 랭크뉴스 2024.05.27
26797 "남성도 OK" 자궁경부암 백신, 9년만에 확대 추진…尹 공약 실현되나 랭크뉴스 2024.05.27
26796 165억원 쓰고도 ‘동네잔치’ 되나…전남미래교육박람회에 쏟아지는 우려 랭크뉴스 2024.05.27
26795 이해찬, 초선 당선인들에 "尹정부 빨리 끌어내리란 요구 많아" 랭크뉴스 2024.05.27
26794 “반려견 유치원 직원 폭행에 안구 돌출” 공분 산 CCTV 랭크뉴스 2024.05.27
26793 한중일 '비핵화 목표'도 합의문에 못담아…북한 위성에도 시각차(종합) 랭크뉴스 2024.05.27
26792 "할머니 액셀 안 밟았다" 강릉 손자 사망, 급발진 재연 결과 보니 랭크뉴스 2024.05.27
26791 “수위 높아 수색 불가” 현장 간부들에…“임성근이 엄청 화를 냈다” 랭크뉴스 2024.05.27
26790 DGB대구은행 미얀마 현지법인 직원 2명 ‘총격 피살’ 랭크뉴스 2024.05.27
26789 푸대접받은 푸바오?…푸덕이들 “해명 없으면 ‘푸키지 투어’ 안 가” 랭크뉴스 2024.05.27
26788 ‘한반도 비핵화’ 빠진 한·중·일 공동선언 랭크뉴스 2024.05.27
26787 지리산 등산로에 곰 출현…“응시하며 뒷걸음질” 랭크뉴스 2024.05.27
26786 정의당 새 대표에 '거리의 변호사' 권영국…단독후보 득표율 '93.2%' 랭크뉴스 2024.05.27
26785 "수색은 너무 위험" 호소에 "정상적으로 수색하라" 랭크뉴스 2024.05.27
26784 野 전세사기 특별법에 ‘정면 대응’ 나선 정부… 전문가 “정부안이 형평성 맞다” 랭크뉴스 2024.05.27
26783 “윤아도 칸영화제서 인종차별 당했다”…해외 네티즌, 의혹 영상 게재 랭크뉴스 2024.05.27
26782 '장사천재' 백종원, 4000억 '잭팟' 터지나…더본코리아 상장 절차 돌입 랭크뉴스 2024.05.27
26781 [단독]필리핀서 잡힌 특수강도 잔당들…수법 보니 현실판 ‘도둑들’ 방불 랭크뉴스 2024.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