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음주 뺑소니’ 등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씨가 24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를 받는 김씨의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이광득(41)씨와 본부장 전모씨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구속했다.

김씨는 예정된 구속심사 일정보다 1시간 이른 이날 오전 11시쯤 검은색 양복을 입고 안경을 쓴 채 서울 서초구 법원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법률대리인인 조남관 변호사 등 변호인도 함께 법원을 찾았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대기하던 취재진 앞에 잠깐 멈춰선 그는 착잡한 표정으로 바닥을 바라보며 ‘소주 3병을 마셨다는 유흥주점 직원의 진술이 있는데 거짓말 하신 건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 오늘 있을 심문을 잘 받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직접 제거하셨나’ ‘사고 직후 현장을 떠난 이유가 무엇인가’ ‘막내 직원에게 은폐시킨 것 맞나’ 등 그를 뒤따라가던 취재진의 모든 질문에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고만 답변하고 법원으로 들어갔다.

이날 영장심사에선 김씨의 수사 협조 여부와 함께 김씨의 증거인멸·도주 우려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됐다. 신 부장판사는 특히 “모두 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을 위해 힘없는 사회 초년생 막내 매니저는 처벌을 받아도 되는 것이냐”며 김씨를 질책했다고 한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김씨는 사고 직후 소속사의 다른 막내급 매니저인 직원 A(22)씨에게 수차례 전화해 자기 대신 허위 자수를 해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A 매니저는 ‘겁이 난다’며 김씨 요구를 끝내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김씨 매니저가 직접 김씨 옷을 입고 경찰에 찾아가 자신이 운전을 했다며 허위 자백했다.

김씨는 경찰에 압수된 아이폰 3대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사생활이 담겨 있어서 제공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김씨 측은 또 김씨가 만취상태에서 운전했다는 경찰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김씨가 평소에도 비틀거리며 걷는다’며 과거 영상을 제출했다.

1시간 20분 만에 심사를 마친 김씨는 수갑을 찬 손목 부분을 가린 채 경찰관들과 함께 법원 밖으로 나왔다. 그는 ‘혐의를 어떻게 소명하셨느냐’ 등 질문을 받고 “죄송하다. 반성하겠다”고 두 차례 말하면서 다시 고개를 숙였다.

경찰 측 차량을 타고 30분여 뒤 서울 강남경찰서에 도착해서는 ‘수사 협조 약속했는데, 아이폰 비밀번호는 왜 함구하고 있나’ 등 질문에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 성실히 임하겠다. 죄송하다”고 답한 뒤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법원에는 김씨가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기 위한 취재진들과 유튜버들, 팬들이 몰렸고 김씨가 도착하자 여기저기서 “콘서트 강행하냐” 등 고성이 나오며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도로에서 마주오던 택시를 들이받은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사고 17시간이 지난 후 경찰에 출석해 범행을 시인했으나 음주 사실은 부인하다 사고 열흘 만에 술을 마신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소속사 관계자들의 조직적인 은폐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고 김씨도 경찰이 확보한 증거 등 수사 내용과 일부 배치되는 진술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김씨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를 받는 이 대표와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는 전 본부장의 영장실질심사도 이날 오전 11시 30분, 오전 11시 45분 각각 진행됐다. 김씨에 이어 법원에 출석한 이 대표는 ‘매니저의 허위 자백을 왜 지시했나’ ‘처음에 (김호중의) 음주 운전은 왜 부인했나’ ‘김호중도 증거인멸에 가담한 건가’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하지 않았다. 전 본부장 역시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것이 본인 판단인가’ ‘메모리카드 어디있나’ 등 질문을 받았으나 답변 없이 법원으로 들어갔다.

김씨 측은 23~24일 예정된 서울 공연을 앞두고 법원에 구속심사 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김씨 측은 24일 공연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585 尹 “韓 가공기술·우즈베크 광물, 최적의 파트너” 랭크뉴스 2024.06.15
23584 나토, 우크라 지원·훈련 직접 조율…"트럼프 복귀 대비책" 랭크뉴스 2024.06.15
23583 개도국 무역비중 60년간 22→44%…최근 부채위기 직면 랭크뉴스 2024.06.15
23582 집값 심상찮은데…시중 통화량 4000조 첫 돌파 랭크뉴스 2024.06.15
23581 262만 유튜버, EU 의원 되자‥일본이 '시끌' 랭크뉴스 2024.06.15
23580 美대법, '총기 자동 연발사격 장치' 금지 폐기…"연방법 위배" 랭크뉴스 2024.06.15
23579 ‘한국 기술로 만든 고속철 차량’…20년 만에 수출길 랭크뉴스 2024.06.15
23578 북해 유전으로 대박 난 '이 나라' 희토류까지 발견…어디길래 랭크뉴스 2024.06.15
23577 코로나 방역 실태 폭로 직원 계약해지한 쿠팡… 법원 "부당해고" 랭크뉴스 2024.06.15
23576 G7 정상 만난 교황 "AI 킬러 로봇 금지해야… 인간 존엄성 달려" 랭크뉴스 2024.06.15
23575 "대지진 전조?" 경포 해변에 밀려온 죽은 멸치떼…과학적 근거 있나 랭크뉴스 2024.06.15
23574 美하원, '주한미군 2만8천500명 유지' 명시한 국방수권법안 처리 랭크뉴스 2024.06.15
23573 강남 한복판서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여성, 신호 위반 버스에 치여 사망 랭크뉴스 2024.06.15
23572 국힘 “백지 상태서 공개 토론” 제안… 민주 “17일 완료” 압박 랭크뉴스 2024.06.15
23571 K고속철 우즈베키스탄 실크로드 달린다 랭크뉴스 2024.06.15
23570 보잉 우주캡슐 '스타라이너' 오는 22일 ISS 도킹 해제 후 귀환(종합) 랭크뉴스 2024.06.15
23569 황준국 유엔대사 "오물풍선 '표현의자유' 北주장은 기이한 해석" 랭크뉴스 2024.06.15
23568 창문 틈 사이로 여성 알몸 '찰칵'…30대 공무원 집유 랭크뉴스 2024.06.15
23567 “같은 일 하는데 女급여 차별”… 美애플 상대 집단소송 랭크뉴스 2024.06.15
23566 [영상] '와장창' 굉음과 하늘에서 떨어진 차량…목격자 충격에 병원行 랭크뉴스 2024.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