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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못 가고 학교 다니는 아이들
‘개근거지’라 비하… 초등 4학년 눈물
“이래서 출산 망설여” 비판 목소리
국민일보 DB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초등학생 아들이 동급생들로부터 ‘개근거지’라는 놀림을 받고 있다는 가장의 사연이 전해졌다.

24일 소셜미디어(SNS) 등에 따르면 전날 온라인상에는 ‘개근거지라는 게 그냥 밈(meme·장난)인 줄 알았는데 우리 아들이 겪어버렸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아버지라는 글쓴이 A씨는 “어제 아들이 ‘친구들이 개거라고 한다’고 울면서 말하더라”라며 “개거가 뭔가 했더니 ‘개근 거지’더라”고 했다. 개근거지는 학기 중 해외여행 등 체험학습을 가지 않고 꾸준히 등교하는 학생을 비하하는 신조어다.

A씨는 “외벌이로 월 실수령액이 300만~350만원이다. 생활비와 집값을 갚고 나면 여유 자금이 없는 형편”이라며 “학기 중 체험 학습이 가능하다는 안내는 받았는데 안 가는 가정이 그렇게 드물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내 여행이라도 다녀올까 하는 생각이었지만 아이는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눈치였다”며 “경주나 강릉, 양양 같은 곳을 알아보자고 컴퓨터 앞에 데려갔는데 ‘한국 가기 싫다. 어디 갔다 왔다고 말할 때 쪽팔린다’고 한다. 체험학습도 다른 친구들은 괌, 싱가폴, 하와이 등 외국으로 간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결국 A씨는 아내와 상의 끝에 아내와 아들 둘이서만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로 하고, 저렴한 항공권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A씨는 “당연히 모든 세대만의 분위기나 멍에가 있겠지만 저는 그냥 없으면 없는 대로 자라고 부모께서 키워주심에 감사하면서 교복도 가장 싼 브랜드 입고 뭐 사달라고 칭얼거린 적도 없었다”며 “아이는 최신 아이폰에 아이패드까지 있다. 제 휴대전화는 갤럭시 S10”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요즘은 정말 비교문화가 극에 달한 것 같다. 결혼 문화나 허영 문화도 그렇고 참 갑갑하다. 사는 게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체험학습을 떠나서 괴롭힘이고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야 할 사안 아닌가” “아이 키우는데 저런 사례는 들어본 적조차 없어서 낭설이겠지 했다. 진짜라면 너무 씁쓸한 현실” “개거라고 놀리는 애들이 문제다. 부모가 교육을 잘못시켰다” 등 반응을 보였다.

‘개근거지’라는 비하용어로 대표되는 한국 사회 특유의 경쟁 분위기는 부부들이 출산을 망설이게 만드는 유력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왔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가 저출산 현장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마련한 ‘패밀리스토밍’ 자리에 참석한 한 참가자는 “오죽하면 개근하는 아이들을 여행을 못 가는 거라고 비하하는 ‘개근거지’라는 말까지 나왔겠나”며 “아이들끼리 비교하는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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