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피해 학생 측 "반성의 기미 없는 가해자, 강제 전학 조치 필요"
학폭심의위원회 시스템 지적도…"심의 현황 문제점 고쳐야"


(아산=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충남 아산에서 학교폭력을 가한 학생에게 학급 분리 조치 처분이 내려졌음에도 2차 가해가 계속되면서 분리 조치 의미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폭행으로 망막이 훼손된 학생 얼굴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월 7일 중학교 1학년인 A(13)군은 방과 후 아산 모처에서 동급생 5명에 둘러싸여 이 중 같은 반 친구인 B(13)군에게 폭행당했다.

B군은 A군 몸 위에 올라타 왼쪽 눈과 얼굴에 여러 차례 주먹을 휘둘렀고, A군은 왼쪽 눈이 망막 안쪽까지 훼손돼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아 실명 위기까지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군 측의 주장에 따르면 A군은 지난해 11월 아산으로 이사한 뒤 친분이 없던 B군으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욕설이 섞인 협박을 지속적으로 받았다.

같은 중학교, 같은 반에 배정된 뒤 B군의 괴롭힘은 더 노골적으로 변하면서 입학한 지 일주일도 안 돼 학폭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폭력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B군에게는 강제 전학 아래 단계인 학급 교체 처분과 접근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정당방위 등을 한 A군에게는 서면 사과 처분이 내려졌다.

B군은 A군 바로 옆 반으로 학급이 교체됐고, 이후에도 A군은 교내에서 B군을 계속 마주치며 2차 가해는 계속됐다.

A군 어머니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가해 학생이 아이 반까지 찾아와 도발하고 지나칠 때마다 욕설을 내뱉거나 어깨를 툭 치는 2차 가해 행동을 계속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아이는 여전히 심리치료를 받으며 고통 속에 있지만 죄책감이나 반성의 기미가 없는 가해 학생을 매일 마주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속적으로 받은 SNS 협박 메시지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 더 강력한 분리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군 측은 학폭심의위원회 시스템 또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A군 어머니는 "심의위원들이 학폭 사건에 대해 미리 인지하지 않은 채 심의가 진행되고, 그렇기 때문에 위원들이 사안에 맞지 않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며 "가해 학부모는 실제로 사과도 하지 않았는데 피해 학부모인 내가 사과를 거부했다는 내용이 회의록에 적혀 있더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아산교육청 측은 "학폭 관련 처분은 심의위원들의 판단에 따른 결과라 교육청에서 간섭할 수 없지만 행정절차에 따라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면서 "가해 학생이 접근 금지 처분을 어기는 부분은 학교 측에 더욱 세심하게 지도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설명했다.

학교폭력 전문가들은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학폭심의위 시스템이 잘 작동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해준 학교폭력연구소장은 "학폭 심의위는 보통 30분 동안 진행되는데 다수의 가해 학생이 연루돼 있거나, 복잡한 사안이 있으면 진술서·동영상 증거 자체를 심의위원들이 모두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구조"라며 "학폭위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심의 현황의 시스템적인 문제점들이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5261 전공의 사직서 수리된다…1만명 일반의 시장에 쏟아질 듯 랭크뉴스 2024.06.03
25260 [속보] 이원석, 김건희 여사 소환 질문에 "법 앞에 예외도 성역도 없다" 랭크뉴스 2024.06.03
25259 [단독] '채상병 사건' 국방부 재배당 전날... 군사비서관-안보실 집중 연락 랭크뉴스 2024.06.03
25258 ‘수사 중’ 김정숙 특검법 발의에 “김건희는?” 비판···국민의힘 지도부도 ‘신중’ 랭크뉴스 2024.06.03
25257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부탄가스 5천600개 폭발 장소는 인도 랭크뉴스 2024.06.03
25256 하천가서 목줄 안한 개와 충돌한 자전거 운전자 숨져 랭크뉴스 2024.06.03
25255 나흘만에 입 연 최태원…'질적 성장' 의지 밝히며 정면돌파 나서(종합) 랭크뉴스 2024.06.03
25254 작년 종부세 대상자 ‘61%’ 뚝 떨어져…세액은 38% 감소한 4.2조 랭크뉴스 2024.06.03
25253 사망 훈련병 동료들 "쓰러지기 전 건강 이상 보고한 적 없어"(종합) 랭크뉴스 2024.06.03
25252 이준석 “폭탄 쌓은 윤 정부…국힘, 그런 유조선 위 폭죽놀이” 랭크뉴스 2024.06.03
25251 “주유소에서 넣었는데 차량 결함”…가짜 경유 580억 어치 유통 랭크뉴스 2024.06.03
25250 심해 시추공 1개 뚫는데 1000억원 이상… 대규모 재원 마련은 어떻게? 랭크뉴스 2024.06.03
25249 [김희원 칼럼] 이러고도 보수인가 랭크뉴스 2024.06.03
25248 러시아로 데려가더니… 우크라 아이들 강제 입양 랭크뉴스 2024.06.03
25247 [단독]국민연금도 쉬쉬한 韓증시 민낯…"자산비중 0% 적절" 랭크뉴스 2024.06.03
25246 석유·가스 관련주 30%씩 뛰었다…'무더기 상한가' 전문가 우려도 랭크뉴스 2024.06.03
25245 52년 전 "석유 나왔다"던 박정희 대통령...지금껏 우리 바다 속에서 찾지 못했다 랭크뉴스 2024.06.03
25244 서울대병원 교수들 내일 총파업 논의…"더는 가만있을 수 없어" 랭크뉴스 2024.06.03
25243 '황당 보고서' 반성없이 꼬리 자른 국책硏[View&Insight] 랭크뉴스 2024.06.03
25242 '오물 풍선' 도발에 남북 완충지대 없앤다... 9·19 군사합의 효력 전면 정지 랭크뉴스 2024.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