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재판부 "피해자 고통 가늠안돼…어린 자녀 반응 생각하면 정신 아득"
유족측 "좀 더 중형 선고됐으면 하는 아쉬움…출소해 자녀 양육 우려"


아내 살해 혐의 미국 변호사 A씨 영장실질심사 출석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아내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 A씨가 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12.6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이영섭 기자 =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에게 징역 25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24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51)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검찰의 구형은 무기징역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쇠파이프로 구타하고 목을 졸라 살해했음이 모두 인정된다"면서 "주먹으로 구타하다가 피고인이 쉬는 부분도 있다. 이런 형태를 봤을 때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내의 도발이 있었다는 A씨의 주장도 범행 당시가 녹음된 파일에서 그런 흔적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너무나 잔혹하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데 사람을 죽을 때까지 때린다는 것을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다"며 "범행 수법의 잔혹함을 넘어서 피해자가 낳은 아들이 지근거리에 있는 데서 엄마가 죽어가는 소리를 들리게 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후 피고인은 아들에게 얘기를 하는데 달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었다는 자기 변명을 하고 상당 기간 방치했다"며 "거기에 다른 곳에 살고 있던 딸을 살인현장으로 데려왔다. 이해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는 죽어가면서 '미쳤나봐'라고 저항하다가 '오빠 미안해'라고도 했는데, 자기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상황에서 피고인을 달래보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나라면 이같은 신체적 폭력에 얼마나 의연할 수 있을까, 그 말을 내뱉기까지 피해자가 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없다"고도 했다.

A씨가 범행 후 119가 아닌 다선 국회의원을 지낸 것으로 알려진 아버지에게 먼저 연락한 것에 대해선 "피해자가 살아날 수 있었던 일말의 가능성까지 막았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자녀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엄마가 죽었는지를 인식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 아이들이 커서 사실을 알게 되고, 그때 이 아이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하면 정신이 아득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사직동 자택에서 별거 중이던 아내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둔기로 내려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아내의 휴대전화에 범행 전후가 녹음된 음성 파일이 있어 법정에서 일부 재생되기도 했다.

유족 측 대리인은 선고 후 "재판부가 양형기준에 적합하게 판결해주긴 했지만 유사한 사건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좀 더 중형이 선고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유족들은 25년 뒤 피고인이 출소해 12세, 10세 자녀를 양육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2856 "연금걱정 없을까" 국민연금 주식 평가액 9조원 넘어 랭크뉴스 2024.07.10
22855 "설마 되겠어?" 유튜브 공약 덕에 '천만원 기부'···LG전자 직원의 '선행' 랭크뉴스 2024.07.10
22854 '파타야 드럼통 살인' 피의자, 캄보디아 검거 58일 만에 국내 송환 랭크뉴스 2024.07.10
22853 "가출한 각시 찾아요" 베트남 아내 공개수배한 남편 랭크뉴스 2024.07.10
22852 위법 논란 방통위 ‘2인 꼼수’, 시작은 윤 대통령 ‘임명 거부’ 랭크뉴스 2024.07.10
22851 신화 이민우, 누나 친구에게 26억 뜯겼다…가스라이팅 수법 보니 랭크뉴스 2024.07.10
22850 진중권 "김건희와 57분 통화했다, 주변에서 사과 막았다더라" 랭크뉴스 2024.07.10
22849 장항선·경북선 새마을·무궁화호 오늘 저녁 6시까지 운행 중단 랭크뉴스 2024.07.10
22848 전북 익산 함라에 새벽 255㎜ 폭우…전북에 비 피해 잇따라 [제보] 랭크뉴스 2024.07.10
22847 [속보] 신동국 회장 “한미약품 두 형제도 경영에 참여” 랭크뉴스 2024.07.10
22846 '한 시간 111.5mm' 기록적 폭우에 서천·논산서 2명 숨져 랭크뉴스 2024.07.10
22845 폭우로 장항선·경북선 등 일반열차 운행 중지(종합) 랭크뉴스 2024.07.10
22844 이스라엘, ‘피란민 대피소’ 가자지구 유엔 학교 또 폭격···최소 29명 사망 랭크뉴스 2024.07.10
22843 진중권 "김건희 여사와 57분 통화…친윤 주장과 180도 다르다" 랭크뉴스 2024.07.10
22842 민희진, 8시간 경찰 조사 종료‥"코미디 같은 일" 랭크뉴스 2024.07.10
22841 한동훈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 사과 필요 없다고 해" 랭크뉴스 2024.07.10
22840 "김건희 여사와 57분 통화했다"는 진중권 "주변에서 사과 극구 막았다더라" 랭크뉴스 2024.07.10
22839 윤 대통령, 북한 향해 "세계평화 위협 무모한 세력‥가치공유국간 연대 필수" 랭크뉴스 2024.07.10
22838 [단독] 윤 “이런 XX, 어떻게 믿냐”…한동훈 ‘김건희 문자 무시’에 랭크뉴스 2024.07.10
22837 김건희 여사 친분 이종호, 도이치 이어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등장 랭크뉴스 202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