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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환율, 전 거래일보다 0.5원 내린 1362원 마감
’롤러코스터’ 4월과 딴판… 중동 갈등 완화 덕분
“美 강한 경제 지속되면 强달러 재점화될 수도”

지난달 장중 1400원까지 오르면서 급등했던 환율이 한 달 만에 40원 가까이 내려가면서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이스라엘-이란 갈등이 소강국면으로 접어들고, 미국의 물가지수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된 영향이다. 한국 경제도 예상 밖 호조세를 보이면서 강달러가 누그러졌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경제의 회복세가 아직 미약한 데다, 미국 경제와 물가가 여전히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등 미국 기업들이 주도권을 쥔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미국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지난달 1400원→이달 1362원까지 ‘뚝’
2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전날(23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62.9원)보다 0.5원 내린 1362.4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원 오른 1366.9원에 출발한 뒤 오후 들어 하락하면서 1361.6원까지 내렸다가 1362원 중반에 거래를 마쳤다.

그래픽=손민균

중동 갈등이 고조되면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던 지난달 중순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전까지 1350원 안팎을 유지하던 환율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불거진 4월 11일 1364.1원으로 급등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직후인 15일에는 1384원까지 치솟았고, 이튿날에는 1394.5원까지 올랐다. 특히 16일에는 환율이 장중 1400원을 터치하면서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 확전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고개를 들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달러 지수(DXY)는 지난달 9일 104 초반에서 움직였지만, 중동 갈등이 거세진 16일에는 106.52까지 치솟았다. 달러 지수가 106을 넘긴 것은 작년 11월 5일(106.01, 고가 기준) 이후 처음이었다.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된 것도 강(强)달러에 불을 지폈다. 지난달 발표된 3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7% 늘면서 전망치(0.3%)를 두 배 넘게 상회했고, 3월 비농업 신규일자리 증가 폭도 전망치(20만개)를 훌쩍 넘는 30만3000개를 기록했다. 이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달 1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낮아진다는 확신에 이르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환율이 오르면서 우리나라 물가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에 반영돼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리고, 최종적으로는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43.68로 전월(138.31)보다 3.9% 올랐다.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으며, 지난달 상승 폭은 작년 8월(4.1%) 이후 가장 컸다.

그러나 이후 중동 갈등이 소강국면으로 접어들고, 우리나라 외환당국도 원화 가치 방어에 나서면서 환율은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난달 16일 1394원을 넘겼던 환율은 하루 만에 8원 가까이 내린 1386.8원을 기록했고, 7거래일 만인 25일에는 1375원으로 내려왔다. 이달 16일에는 1345원으로 내려오면서 지난 3월 26일(1339.5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美 강한 경제·고물가 변수… “한 달 내 1370원까지 오를 수도”
당장은 환율 급등세가 잦아들었지만,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에 접어들지 않아 원화 강세 흐름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재점화하는 등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될 여지도 있다.

지난 9일 경기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뉴스1

미국 경제지표가 여전히 견고한 것도 문제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오르면서 물가 안정목표인 2%를 웃돌고 있다.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1분기에 전기 대비 3.4%(연율 기준) 오르면서 작년 1분기(4.2%)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근원 PCE는 3.7% 오르면서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이후 미국 중심의 공급망 개편이 가속화되면서 직접투자 형태의 (미국으로의)자금 유입이 강화됐다”면서 “AI 산업까지 미국 기업들이 주도권을 가져가며 포트폴리오(분산투자) 자금 쏠림 역시 심화돼 강달러를 부채질했다”고 했다. 그는 “일부 불안 요소에도 아직 달러화를 대체할 통화가 부재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하연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장기로는 달러가 약세를 보이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미국 물가가 하향 안정화됐다는 것을 확인하기까지 환율이 등락을 보일 수 있다”면서 “향후 한 달 내로 137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만약 올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거나 11월 대선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달러 강세 흐름이 나타나면서 환율이 지금보다 오를 수 있다”면서 “다만 아직까지는 하반기에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더 높아 환율이 1300원 초반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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