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 상병 순직사건’ 조사 결과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회의에 참석했던 인사의 ‘대통령이 역정 냈다’는 증언이 알려지면서 격노설은 의혹을 넘어 사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윤 대통령의 격노를 전제로 해병대 간부와 나눈 대화의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의 출발점이 뚜렷해지면서 격노와 함께 내놓은 윤 대통령의 구체적인 지시 내용과 맥락 등을 파악하기 위한 수사가 불가피해졌다.

■ 공수처, 녹음 파일 확보

공수처는 23일 김 사령관이 한 해병대 간부와 ‘윤 대통령 격노설’에 대해 전화로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김 사령관이 해당 파일을 삭제했지만,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복원했다. 공수처는 대화 상대방이었던 해당 간부로부터 ‘김 사령관이 윤 대통령 격노설에 관해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확보한 두 사람의 통화 녹음 파일 역시 서로 ‘격노설’을 알고 있는 것을 전제로 나눈 대화 내용이었다고 한다.

공수처는 이런 통화 내용과 진술을 확인한 뒤 지난 21일 김 사령관을 불러 추궁했지만 김 사령관은 관련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 사령관과 박정훈 대령과의 대질 조사도 시도했지만, 김 사령관은 끝까지 대질을 거부했다. 김 사령관은 앞서 국회는 물론 위증죄로 처벌이 가능한 박 대령의 군사재판에서도 브이아이피 격노설을 공개적으로 부인해왔다. 이 때문에 김 사령관이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면 박 대령과의 대질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김 사령관은 “해병대에 더 큰 상처”가 된다는 이유로 공수처의 대질 조사를 거부해 브이아이피 격노설에 무게가 실렸다.

■ 격노, 위법소지

‘격노’로 상징되는 대통령의 직접적인 수사개입은 불법행위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는 게 법조계의 평가다. 군사경찰직무법 등을 보면 각 군 참모총장(해병대의 경우 해병대 사령관)에게 소관 군사경찰에 대한 일반적인 지휘·감독 권한이 있다. 국방부 장관이나 대통령은 개입할 권한은 물론 일반적인 지휘권도 갖고 있지 않다. ‘군사경찰부대가 설치되어 있는 부대의 장은 직무 수행의 독립성을 보장하도록 하라’는 군사경찰직무법 시행령의 규정도 대통령 수사개입의 위법성을 키운다.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은 군사경찰부대·수사부서의 장(이 사건에서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위임되어 있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실제 실무상 군사경찰이 사건을 민간 경찰로 이첩할 때 수사단장이 최종 결재권자이며, 장관 등은 결재 라인에 없다는 점이 이런 해석을 뒷받침한다. 이런 해석에 근거해, 박정훈 대령 쪽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어진 권한을 넘어서 이첩 보류 지시를 내렸다고 보고 있고, 이를 지시한 자가 윤 대통령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대통령에게는 국군통수권만 있을 뿐, 해병대 수사단 수사에 대한 지휘권한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직권 없으면 남용도 없다’는 논리다. 따라서 혐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려면 정확한 대통령의 지시 내용을 파악하는 게 필수다.

■ 격노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브이아이피 격노설은 이 사건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의혹이다. 실제 ‘격노설’ 이후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는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 때문에 이후 수사는 윤 대통령의 격노가 채 상병 순직사건 처리 과정을 얼마나 부당하게 왜곡했는지를 밝히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특히 국가안보실이 ‘격노’ 이후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에 내린 지시가 밝혀질 필요가 있다. 지난해 8월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사건을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해오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시원 당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의 역할에 대한 규명도 필요하다.

한겨레는 지난해 7월31일 윤 대통령 참석 회의 때 나온 구체적인 발언 등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회의 참석자들에게 여러차례 연락을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2270 카톡에서도 ‘갤럭시 AI 실시간 통역’···다음달 Z플립6·폴드6부터 적용 랭크뉴스 2024.06.07
22269 “밀양 피해자는 가해자 공개 영상 삭제 요청” 폭로는 계속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4.06.07
22268 삼성전자 첫 노조 파업, 참여는 저조… 작년보다 출근 더 많아 랭크뉴스 2024.06.07
22267 최태원, TSMC 회장 만나 “AI 시대 초석 함께 열어가자” 랭크뉴스 2024.06.07
22266 “‘문신에 노란 머리’ 신분증 미확인 주류 판매…영업정지 2개월은 가혹” 랭크뉴스 2024.06.07
22265 “XX년 조례 발로 비벼” 천안시의원, 동료 여성의원에 욕설 문자 랭크뉴스 2024.06.07
22264 전남 여수산단 화학공장서 가스 누출…7명 연기흡입 랭크뉴스 2024.06.07
22263 액트지오 “시추 말고는 방법 없다…동해 석유 유망성 상당” 랭크뉴스 2024.06.07
22262 액트지오 고문 “회사 주소지는 자택…팀이 전세계 각지 거주” 랭크뉴스 2024.06.07
22261 기침 100일 간다는 ‘백일해’ 환자, 지난해보다 105배 늘어 랭크뉴스 2024.06.07
22260 30초 충전해 수백km 가는 슈퍼캡 열차 달린다... 전기배, 전기비행기도 가능 [창간기획: 초인류테크, 삶을 바꾼다] 랭크뉴스 2024.06.07
22259 밀양 가해자, 대기업서 임시발령…"3일 동안 물 한모금 못 넘겨" 랭크뉴스 2024.06.07
22258 액트지오 고문 "석유 상당 매장 추정…성공률 20% 굉장히 양호" 랭크뉴스 2024.06.07
22257 “주작” “방어”…액트지오 쪽이 밝힌 동해 석유 시추공 랭크뉴스 2024.06.07
22256 "나라 망신 제대로 시켰다"…한국인만 들어오지 말라는 일본의 '이곳' 랭크뉴스 2024.06.07
22255 "너 손님한테 맞아 봤냐?" 피투성이 사진 공개에 '발칵' 랭크뉴스 2024.06.07
22254 윤건영 "인도 방문 김정숙 여사 기내식비 105만 원… 식비 65%가 고정비용" 랭크뉴스 2024.06.07
22253 ‘석유 테마주’에 출렁이는 코스피, 장중 2700선 줄다리기 랭크뉴스 2024.06.07
22252 법원 서류 한 장 착오로…‘당선무효형’서 살아난 도의원 랭크뉴스 2024.06.07
22251 21억 꿀꺽한 노소영 前비서 선처 호소하며 한말…“건강 안좋다” 랭크뉴스 2024.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