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내국인 관광객 감소세 지속
‘비계삼겹살’ 등 악재로 
제주관광에 대한 불신 커져
관광객 씀씀이도 크게 줄어
"공정한 가격과 서비스로 혁신해야"
지난 22일 오후 제주 제주시 건입동에 위치한 흑돼지거리 식당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는 등 한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제주=김영헌 기자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제주 제주시 건입동 흑돼지거리. 흑돼지 전문 고깃집이 모여 있어 관광객들에게 잘 알려진 음식점 거리다. 하지만 손님이 몰리는 저녁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식당들 안쪽에는 빈자리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일부 식당 앞에서는 직원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코로나19 특수’ 때 관광객들로 이 거리가 발 디딜 틈 없었던 것과는 딴판이었다.

이곳에서 흑돼지 전문 고깃집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코로나가 끝난 다음에는 해외여행이 늘고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 가뜩이나 힘든데 ‘비계삼겹살’ 논란 때문에 장사하기 더 힘들어졌다”며 “식당 한 곳의 잘못 때문에 다른 식당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제주 돼지고기에 대한 높아진 불신은 그렇지 않아도 감소세인 매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흑돼지 맛집으로 알려진 제주 시내 다른 고깃집 업주 A(62)씨도 “일부 손님들은 고기를 받자마자 뒤집어 확인을 먼저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바꿔달라고 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털어놓았다.

제주 관광산업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458만4,200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4% 줄었다. 2022년 1,380만 명으로 사상치를 찍었던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1,266만 명으로 줄었고 감소세가 계속된다면 올해는 1,100만 명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2일 오후 제주 제주시 건입동에 위치한 흑돼지거리 식당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는 등 한산한 분위기다. 제주=김영헌 기자


제주관광산업의 90% 안팎을 차지하는 내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숙박시설과 음식점, 도내 골프장까지 가릴 것 없이 매출이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의 '비계 삼겹살' 논란은 기름을 부은 격이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 이모(45)씨는 “주위에 제주 관광비용 정도면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같은 값이면 불친절하고 물가도 비싼 제주로 누가 오겠냐”고 꼬집었다.

외국인 관광객은 늘었지만 이들의 씀씀이가 줄어든 것도 악재다. 제주도 관광협회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54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10만 명) 대비 441% 증가했다. 하지만 '큰손'으로 불렸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소비가 줄고 소비여력이 큰 30, 40대 관광객들 이 찾지 않아 전체적인 소비는 줄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총지출경비는 1,033.9달러(약 141만 원)로 최근 5년간 가장 적었다. 제주관광공사의 분석 결과 올해 1분기 내국인 관광객 신용카드 소비액도 5,41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05억 원보다 12.7% 줄었다.

전문가들은 제주 관광산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성종 제주한라대 관광경영과 교수는 “내국인 관광객 수요를 창출하고 제주관광 이미지 개선을 위한 새롭고 혁신적인 수용태세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관광업계가 공정한 가격과 좋은 서비스 품질 제공을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 현황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2237 '中 최대 폭포'래서 갔더니…파이프로 몰래 물 대고 있었다 랭크뉴스 2024.06.07
22236 한국 배가 ‘독도 해양조사’ 하는데...일 “사전 요청 없었다” 또 항의 랭크뉴스 2024.06.07
22235 액트지오 고문 “영일만 프로젝트 유망성 상당히 높아” 랭크뉴스 2024.06.07
22234 ‘밀양 성폭행’ 재조명…솜방망이 처벌이 부른 위험한 사적 제재 랭크뉴스 2024.06.07
22233 [속보] 액트지오 고문 “석유 매장 입증 방법은 시추뿐···탄화수소 누적 찾지 못한 건 리스크” 랭크뉴스 2024.06.07
22232 도로 달리는 ‘클래식 카’ 폐차인줄 알았다…차 상태 어떻길래 랭크뉴스 2024.06.07
22231 “바이든, 내 아내도 제재하나”…클루니, 네타냐후 감싸기에 항의 랭크뉴스 2024.06.07
22230 'e스포츠 神' 페이커 "성숙한 모습 보여줄 것" 랭크뉴스 2024.06.07
22229 “난 엄마와 오빠를 잃은 자살 유가족이에요” 털어놓자 일어난 일 [애도] 랭크뉴스 2024.06.07
22228 액트지오 고문 "동해 심해 석유·가스 존재 암시 제반요소 갖춰" 랭크뉴스 2024.06.07
22227 심수봉 "히트곡 '그때 그사람'이 나훈아…8년 짝사랑했다" 랭크뉴스 2024.06.07
22226 與 “상임위원 명단 제출 불가”… 상임위 구성 파행 랭크뉴스 2024.06.07
22225 교수·의협 집단휴진, 의료대란 올까…"이번엔 달라"vs"제한적" 랭크뉴스 2024.06.07
22224 "14억 인구 부끄럽게했다"…中축구, 월드컵 티켓 늘어도 탈락위기 랭크뉴스 2024.06.07
22223 일본 정부 "한국 선박 독도 주변 조사에 강력 항의" 랭크뉴스 2024.06.07
22222 월드컵 티켓 늘렸는데 체면 구겼다…중국 축구 예선 탈락 위기 랭크뉴스 2024.06.07
22221 김정숙 인도 초청장 공개한 도종환 "셀프 초청, 있을 수 없는 일" 랭크뉴스 2024.06.07
22220 [속보] 액트지오 고문 "영일만 석유·가스 존재 가능성 충분...단 경제성 높은 탄화수소 못 찾아" 랭크뉴스 2024.06.07
22219 서울의대 교수들 ‘무기한 휴진’…다른 의대 도미노 파장 부르나 랭크뉴스 2024.06.07
22218 ‘이화영 1심 선고날’ 법원 출석한 이재명에 쏟아진 질문···‘묵묵부답’ 랭크뉴스 2024.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