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신병주 교수가 쓴 '서울의 자서전'


정릉에서 바라본 모습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하늘에 계신 혼령이 오르내리며 편안히 계시는데 하루아침에 새 능으로 다시 선정하면 옮겨 모시는 즈음에 도리어 미안한 뜻이 있을까 염려됩니다."

1559년 4월 24일 간원(諫院)이 명종(재위 1545∼1567)에게 아뢰었다.

선왕인 중종(재위 1506∼1544)의 무덤을 옮기는 일을 멈춰달라는 뜻에서다.

그러나 왕은 뜻을 꺾지 않았고, 중종의 무덤인 정릉은 경기 고양에서 서울 강남으로 옮겨진다. 왕릉을 이장하는 과정에서 무덤을 파내는 파묘(破墓) 또한 행해졌다.

훗날 사관은 중종의 세 번째 왕비인 문정왕후를 언급하며 "중종이 장경왕후와 같은 원침(園寢·무덤)에 있는 것을 꺼리어 급히 옮기도록 하고, 죽은 후에 같은 무덤에 묻힐 계획을 한 것"이라고 기록했다.

경복궁과 광화문 월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병주 건국대 교수가 소개하는 조선 왕실의 파묘 사례다.

신 교수가 최근 펴낸 '서울의 자서전'(글항아리)은 이처럼 서울에 남아있는 조선의 역사와 문화 공간을 소개하고 그곳에 얽힌 사연을 정리한 책이다.

책은 51가지 주제로 서울 곳곳에 숨어있는 조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홍보지 '내 손안에 서울'에 연재한 내용을 토대로 경복궁·창덕궁·창경궁 등의 궁궐과 왕릉, 조선이 수도가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한강 등을 설명했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연려실기술' 등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각 장소에 얽힌 이야기를 전하면서 신 교수가 직접 탐방하면서 느낀 생각과 감정도 함께 실었다.

1392년 조선을 건국한 뒤 새로운 궁궐을 짓게 된 배경부터 '7일의 왕비'라는 드라마로 잘 알려진 단경왕후와 인왕산 치마바위에 얽힌 사연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서울 종로구 낙산공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장소도 흥미를 끈다.

대학로 인근 낙산 자락에는 효종(재위 1649∼1659)이 '홍덕'이라는 궁녀에게 하사한 밭이 남아있다.

효종이 청나라에 인질로 갔을 때 홍덕이 담은 김치를 먹었는데, 그 맛을 잊지 못한 효종은 왕이 된 뒤에도 홍덕이를 찾아 김치를 먹었다는 이야기가 내려오는 곳이다.

제목을 왜 '서울의 자서전'이라고 했을까.

신 교수는 "서울이 조선의 수도가 된 이후 지금까지 역사의 현장을 중심으로 자신의 이력을 계속 써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는 기회가 되면 속편에 해당하는 '서울의 자서전: 근현대의 눈으로 걷다'도 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360쪽.

책 표지 이미지
[글항아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910 '묻지마' 수출에 상가 독식까지…멕시코, 中 상술에 '부글부글' 랭크뉴스 2024.06.20
23909 성적 나빠 직업학교 갔는데…수학 천재들 다 제친 여고생에 中 '열광' 랭크뉴스 2024.06.20
23908 [김범준의 옆집물리학]완벽한 암기는 이해와 구별할 수 없다 랭크뉴스 2024.06.20
23907 푸틴이 선물한 車 운전한 김정은…번호판엔 의미심장한 숫자 랭크뉴스 2024.06.20
23906 HBM 날개로 비상하는 SK하이닉스, 올해 영업이익 20조원대… ‘역대 최대’ 전망 랭크뉴스 2024.06.20
23905 "후지산 경관은 지역의 자산이니까"…다 지은 아파트 부순 日건설사 랭크뉴스 2024.06.20
23904 푸틴 “군사기술 협력 배제 안 해” 김정은 “더 높은 수준 동맹” 랭크뉴스 2024.06.20
23903 석유공 사장 “다수의 글로벌 석유회사서 관심” 랭크뉴스 2024.06.20
23902 '선업튀' 변우석 보여준다더니…9000만원 먹고 튄 암표 사기꾼 랭크뉴스 2024.06.20
23901 푸틴, ‘당일치기’ 北 방문 공식 종료… 다음은 베트남 랭크뉴스 2024.06.20
23900 "한국선 노트북 두고 화장실 간다"…외신도 놀란 'K-신뢰' 비결은 바로 '이것' 랭크뉴스 2024.06.20
23899 푸틴, 베트남 도착해 국빈방문 일정 개시…지도부 전원 만난다 랭크뉴스 2024.06.20
23898 [북러 회담] 러 외무 "북러 '상호지원'은 전적으로 방어적" 랭크뉴스 2024.06.20
23897 "이제 아바타가 안내할게요"…사람 안내원은 잊으세요 랭크뉴스 2024.06.20
23896 푸틴, ‘21시간 방북’ 마치고 베트남행…김정은 배웅 랭크뉴스 2024.06.20
23895 푸틴 "침략당하면 상호 지원" 김정은 "동맹관계"… 위험한 브로맨스의 동상이몽[북러정상회담] 랭크뉴스 2024.06.20
23894 [팩트체크]민주당 '동행명령' 강행 압박... 국회로 증인 끌고 올 수 있을까 랭크뉴스 2024.06.20
23893 '허위 인터뷰 의혹' 김만배·신학림 오늘 구속심사 랭크뉴스 2024.06.20
23892 북·러 “한 쪽이 침략 당하면 상호 지원…군사 기술 협력 배제 안 해” 랭크뉴스 2024.06.20
23891 尹 대통령 연락책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이 軍 고위급과 30회 집중통화 랭크뉴스 2024.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