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23일 충남 스플라스리솜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결의문 채택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국회의장 경선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더불어민주당 당원이 2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당원 권리 강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어제 유튜브 방송에서 최근 당적 이탈 추이를 지목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당원 중심 대중정당으로 확실히 변모시키자”는 입장을 낸 것이다. 민주당은 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통해 당원권 강화 추진을 결의했다. 또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이 큰 시도당위원장 선출 시 권리당원 참여 폭을 넓히고, 당 사무처에 ‘당원주권국’을 신설하는 방안 등도 논의하고 있다.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경고음에 더해 강성 당원층을 달래려 국회 제1당이 휘둘리는 현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강성지지층이 당 분위기를 좌우하는 단계를 훨씬 넘어섰다. 국회의장 경선 때 우원식 후보를 뽑은 의원들을 ‘수박’(비이재명계를 지칭)으로 분류하는 색출작업이 벌어지고, 국회 법사위원장을 노리는 박주민 의원 지역사무실엔 강성당원들의 항의성 대자보가 붙었다. 박 의원이 우 의원과 을지로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한 전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 급기야 민주당은 원내대표나 국회의장 선출 등에도 당원의사를 반영하는 안을 거론하고 있다. 김민석 의원은 권리당원 의견 ‘10%룰’을 제안했다. 입법부 수장은 관례상 제1당이 뽑지만 특정 정당을 대변하는 자리가 아닌 데다 선출방식이 국회법에 정해져 있다. 대의민주주의 원리를 부정하는 의회주의 훼손인 것이다.

당원과 시민의 정치참여 확대는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 하지만 도를 넘는 팬덤정치는 적대적 감정을 부추겨 여야 협치를 약화시킨다. 국민 신뢰를 얻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과도 거리가 멀다. 광주에선 친명 강성지지 조직 더민주혁신회의 공동대표인 강위원 당대표 정무특보가 시당위원장 도전에 나서자 현역 의원들이 경쟁을 머뭇거리는 지경이다. 민주당은 강성지지층의 도움으로 경선을 통과해 공천을 받고 총선에 당선된 의원들이 이들의 요구와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구조다. 익명의 집단에 끌려가는 막강한 제1당, 한국 정치가 이보다 위험해질 수 있겠나.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097 바이든, 고비 넘길까? 무너질까?‥이번 주말 '분수령' 랭크뉴스 2024.07.05
21096 천장 뚫린 북한 환율…“당국이 손댈수록 상황 악화” 랭크뉴스 2024.07.05
21095 나토 "尹대통령 정상회의 참석은 파트너십 강화 반영"(종합) 랭크뉴스 2024.07.05
21094 경계근무중 신병 사망…육군, 선임 1명 모욕 혐의로 경찰 이첩 랭크뉴스 2024.07.05
21093 과거 '급발진 주장' 택시운전자 블랙박스 공개…"가속페달만 밟아" 랭크뉴스 2024.07.05
21092 시청역 역주행 사고 차량 보험이력 보니…지난 6년간 6번 사고 랭크뉴스 2024.07.05
21091 "이 언덕을 어떻게 매일 걸어 오르라고"‥서울시, 상명대 앞 버스노선 조정 추진 랭크뉴스 2024.07.05
21090 키어 스타머 英 총리 공식 취임… 14년 만에 정권 교체 성공한 노동당 랭크뉴스 2024.07.05
21089 ‘수사 외압 시발점’ 168초 통화와 ‘김건희 로비’ 의혹의 재구성 [논썰] 랭크뉴스 2024.07.05
21088 ‘여사 문자 무시’ 논란…돌발 변수에 당권 경쟁 ‘후끈’ 랭크뉴스 2024.07.05
21087 “서른살에 어떤 직업을?” 여학생의 ‘기대’가 처음으로 남학생을 앞질렀다 랭크뉴스 2024.07.05
21086 박정훈 대령 “이첩 보류는 윤 대통령 지시 받들기 위한 것”···군 “사실 아냐” 랭크뉴스 2024.07.05
21085 시청역 참사, 부부싸움 때문?…경찰 "CCTV엔 다툼 모습 없다" 랭크뉴스 2024.07.05
21084 "내가 그 사람이에요" 기말고사 중 사라진 고교생, 찾아온 곳 랭크뉴스 2024.07.05
21083 시청역 역주행 사고 車, 6년 동안 6번 사고 랭크뉴스 2024.07.05
21082 ‘채상병 사건’ 수사심의위 “6명 혐의 인정”…임성근은 빠졌다 랭크뉴스 2024.07.05
21081 與 당권주자들 이구동성 "공정 경선" 서약...현실은 '난타전과 줄 세우기' 랭크뉴스 2024.07.05
21080 중국, 공시 위반 벌금·형량 상향 조정…최대 19억원·징역 10년 랭크뉴스 2024.07.05
21079 "10분간 핫도그 58개 삼켰다"…美 먹기 대회서 '새 챔피언' 탄생 랭크뉴스 2024.07.05
21078 울산 아파트 화단서 5천만원 돈다발 경비원이 발견 랭크뉴스 2024.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