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신냉전 벗어나 ‘소통 물꼬’

기후 대응 등 6개 주요 의제


경제·안보 온도 차 난제

FTA 협상 재개 등 셈법 복잡

공동선언 성과에는 한계 명확


윤석열 대통령(왼쪽 사진)과 리창 중국 총리(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가 참석하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26~27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4년5개월 만에 열리는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는 성사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각국 관계 경색 등으로 주춤했던 3국 관계 복원을 위한 소통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3국이 상황 관리를 넘어 정세 변화를 가져올 정도의 성과를 도출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일이 정상회의에 나선 건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상황 관리가 필요하다는 공통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 윤석열 정부 들어 ‘전략적 모호성’에 기반한 미·중 간 균형 외교 기조를 접고, 무게추를 미국 쪽으로 기울였다. 또 한·미·일 3각 공조의 ‘약한 고리’로 꼽혔던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한·미·일 밀착에 공을 들였다.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보조를 맞추면서 중국과는 불편한 관계에 놓였다. 그러나 중국은 최대 교역국이고 공급망 안정의 핵심 국가다. 북한 문제를 다룰 때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윤석열 정부로선 한·중관계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다.

중국 역시 미국과 연대를 강화하는 한·일에 대한 적절한 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중국은 또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북·중·러 3각 밀착에 거리를 둔다는 신호를 발신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중국은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거나 그렇게 비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중국은 동북아 지역이 지나치게 안보 위주의 대립 구도로 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중국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는 6개다. 인적 교류, 기후변화 대응 협력을 통한 지속 가능한 발전 도모, 경제통상 협력, 보건 및 고령화 대응 협의, 과학기술 디지털 전환 협력, 재난 및 안전 협력 등이다. 3국 정상의 논의 결과는 공동선언을 통해 발표된다. 과거 회의에서도 대체로 다뤄진 의제들이다. 대통령실은 이처럼 미·중 사이에서 덜 민감한 사안에 대한 협력이 관계 복원의 발판이 되길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통상 의제와 관련해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에 합의를 이룰지 주목된다. 2019년 11월을 끝으로 공식 협상이 중단됐다. 3국은 2015년 정상회의에서 FTA 협상 개시 착수에 합의하는 등 FTA 문제는 회의에 자주 등장한 이슈다. 공동선언에 자유무역과 관련한 표현이 담길지, 그렇다면 어떤 수준일지도 관심사다.

회의에서 지역 및 국제 정세도 논의한다. 다만 심도 있는 논의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역내 정세에 실질적이고 큰 영향을 끼치는 안보 문제를 두고 한·일과 중국 사이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공동선언에도 원론적인 수준의 표현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

이번 공동선언에 한·중·일 정상회의를 정례화하는 방안이 담길지도 관전 포인트다. 회의는 그간 역사·영토 문제를 둘러싼 한·일, 중·일 관계에 따라 부침을 겪었다.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도 개최된다. 특히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해빙을 위한 진전된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한·미·일 협력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논란이 된 ‘라인야후 사태’, 독일 베를린의 소녀상 철거 문제 등이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2047 바이든 ‘고령 리스크’ 또 점화?... WSJ “비공개 석상서 인지력 저하 뚜렷” 랭크뉴스 2024.06.06
22046 존림 삼바 대표 "빅파마 20곳 중 16곳 고객사 확보…수주 문의도 2배 늘어" 랭크뉴스 2024.06.06
22045 네이버·카카오·토스 속 ‘모바일 신분증’ 랭크뉴스 2024.06.06
22044 [단독] 김건희 모친 수감 10개월간 변호인 60번 접견 랭크뉴스 2024.06.06
22043 "60세 정년? 70세까지 일해요"…'계속 근무제' 첫 도입한 병원 랭크뉴스 2024.06.06
22042 "신혼부부 모십니다" 행복주택 미달 또 미달 랭크뉴스 2024.06.06
22041 서울대병원 ‘무기한 집단 휴진’ 번지나…더 강경해진 의료계 랭크뉴스 2024.06.06
22040 유튜브 조회수가 뭐길래…한밤중 흉기 위협하고 뺨 때린 40대 랭크뉴스 2024.06.06
22039 ‘만 34세 54일’ 주민규 A매치 데뷔골…싱가포르 7-0 대파 최종예선 진출 확정 랭크뉴스 2024.06.06
22038 어제 털렸는데 오늘 또…편의점 ‘일일 알바 절도’, 대책없나? [제보K] 랭크뉴스 2024.06.06
22037 민주당 “4년 전과 다르다”…주말 원구성 불발땐 “10일 법대로” 랭크뉴스 2024.06.06
22036 영상 기록으로 영원히 기억될 호국용사 랭크뉴스 2024.06.06
22035 ‘조선인 강제노역’ 일본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일단 보류 결정 랭크뉴스 2024.06.06
22034 엔비디아, 올해만 주가 147%↑…시총 1위까지 넘보는 그 힘은 랭크뉴스 2024.06.06
22033 ECB 기준금리 0.25%p↓…2년만에 방향 전환(종합) 랭크뉴스 2024.06.06
22032 징검다리 연휴 하늘길 ‘북적’…이용객 19.5% 증가 랭크뉴스 2024.06.06
22031 [속보] 스페이스X 대형 우주선 '스타십', 4번째 시험비행…"20분 이상 비행중" 랭크뉴스 2024.06.06
22030 서울대병원 집단휴진 예고…정부 '출구전략' 모색 난관 맞아 랭크뉴스 2024.06.06
22029 日 "사도광산 추가자료 제출 시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 높아" 랭크뉴스 2024.06.06
22028 문재인, ‘김정숙 특검’ 주장에 또 반박 “제발 품격 있는 정치를” 랭크뉴스 2024.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