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내년 지주회사 만들어 공영 TV·라디오 등 통합 계획
노조 "일자리 위협·편집 독립성 침해"···24일까지 파업
AFP 연합뉴스

사진=홈페이지 캡처

[서울경제]

프랑스 정부가 공영 텔레비전과 공영 라디오 방송을 하나로 통합하는 '프랑스판 BBC'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민영 방송과 넷플릭스 등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의 범람에 맞서 공영방송을 강화하고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합병한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반발하면서 파업에 들어갔다.

프랑스 하원은 이를 위해 2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공영방송 개혁법안을 심사한다.

법안의 핵심은 프랑스 텔레비전과 라디오 프랑스, 프랑스 메디아 몽드, 국립시청각연구소(INA)를 한 회사로 통합하는 것이다.

프랑스 텔레비전은 프랑스2·3(지역 채널포함)·4·5와 프랑스앵포 뉴스 채널, 해외 채널 네트워크 라 프르미에를 보유한 프랑스 최고의 방송 그룹이다.

라디오 프랑스에는 프랑스 앵테르, 프랑스 앵포를 비롯해 문화·음악·영화 등 장르별 채널과 지역 네트워크 프랑스 블루,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등이 있다.

프랑스의 대외 방송을 담당하는 프랑스 메디아 그룹은 프랑스24 뉴스 채널(불어·영어·아랍어·스페인어)과 RFI 라디오(프랑스어 및 기타 16개 언어), 아랍어 라디오인 몬테카를로 두알리야를 운영한다.

INA는 이들 텔레비전과 라디오의 영상·음향 자료를 보관한다.

프랑스 공영방송엔 테베상크 몽드(TV5 Monde)와 아르테(Arte) 채널도 포함되지만 두 채널은 국제적 지위를 갖고 있어 이번 개혁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개혁안에 따르면 과도기를 거쳐 내년 1월 '프랑스 메디아'라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2026년 완전 합병하는 게 목표다. 그렇게 되면 전체 예산 연 40억 유로(약 6조원), 직원 1만6000명의 거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한국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역할을 하는 영상·통신규제위원회(ARCOM·아르콤)가 5년 임기(연임 가능)의 지주회사 대표를 임명한다.

정부를 비롯해 합병 찬성론자들은 소셜네트워크, 개인 미디어,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과의 경쟁이 심화하는 언론 환경에서 공영방송의 힘을 키우기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합병으로 통일되고 강력한 디지털 전략을 세우고 편집 자원을 공동 활용하며 새로운 포맷 개발과 제작 혁신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합병 대상 방송사들의 노조는 일자리를 위협하고 편집 독립성을 침해할 것이라고 반발하며 이날부터 24일까지 파업에 들어갔다.

프랑스 텔레비전 노조는 "소수의 억만장자가 지배하는 민간 미디어에 맞서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이 시점에 길고 복잡하며 직원의 불안을 유발하는 합병을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라디오 프랑스 직원 1000여명도 일간 르몽드에 실은 기고문에서 "선동적이고 비효율적이며 민주적으로 위험하다"면서 "전권을 가진 한 명의 최고경영자(CEO)가 상부 구조에 임명될 경우 공익 미디어의 독립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공영방송이 하나로 통합되면 항상 같은 얼굴과 같은 목소리로 같은 콘텐츠를 전달하고, TV, 라디오, 인터넷에서 무차별적으로 재활용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콘텐츠 다양성이 실종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합병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결국 경제적 이유가 합병의 배경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하원은 이틀간 법안을 심사한 뒤 28일 법안을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하원의 우파와 극우파는 개혁안에 찬성하지만 좌파 진영과 집권 여당, 동맹 세력 내 일부가 반대해 투표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2297 물 밖으로 안 나오고 배터리 충전하는 무인잠수정 만든다 [창간기획: 초인류테크, 삶을 바꾼다] 랭크뉴스 2024.06.07
22296 외교부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찬반 여부, 일본 태도에 달려” 랭크뉴스 2024.06.07
22295 액트지오 고문 회견 뒤 동해 석유 테마주들 10%대 급락 랭크뉴스 2024.06.07
22294 "환자 곁 떠나는 의사 집단행동, 옳지 않아…국민 신뢰 잃을 것" 랭크뉴스 2024.06.07
22293 액트지오 고문 "회사 주소는 제 자택… 시추 아닌 데이터 분석 전문" 랭크뉴스 2024.06.07
22292 내년 로스쿨 지원자 2만명 육박...또 '역대 최대' 랭크뉴스 2024.06.07
22291 심수봉 "나훈아 8년 짝사랑했다…히트곡 '그때 그사람' 주인공" 랭크뉴스 2024.06.07
22290 바이든 "폭군" 저격…발끈한 푸틴, 美 코앞 핵잠수함 보낸다 랭크뉴스 2024.06.07
22289 "토착왜구 꺼져라"에 오물까지‥난리난 '욱일기남' 아파트 랭크뉴스 2024.06.07
22288 국민의힘 "이재명, 자원개발 사업 저주‥모든 당력 집중해 비난" 랭크뉴스 2024.06.07
22287 도종환, ‘김정숙 여사 초청장’ 공개하며 “셀프 초청 있을 수 없어” 랭크뉴스 2024.06.07
22286 액트지오 “유망성 높지만 불확실성도 커”…석유공사 “해석은 사람마다 달라” 랭크뉴스 2024.06.07
22285 현빈∙손예진 '100평 신혼집' 70억에 내놨다…시세차익 22억 랭크뉴스 2024.06.07
22284 원 구성 협상 난항…“회동 불참”·“자정까지만 기다리겠다” 랭크뉴스 2024.06.07
22283 성심당 ‘망고시루’ 얼마나 맛나길래…‘3만원 줄서기 알바’ 떴다 랭크뉴스 2024.06.07
22282 도종환, 모디 초청장 공개…"김정숙 여사 기내식은 105만원" 랭크뉴스 2024.06.07
22281 젖소→사람, H5N1 조류AI 공기 아닌 원유로 전파 랭크뉴스 2024.06.07
22280 “XX년 조례 발로 비벼라”… 천안시의원, 여성의원에 폭언 문자 보내 랭크뉴스 2024.06.07
22279 "동해 심해 석유가스 존재 제반요소 갖춰…유망성 상당히 높다"(종합) 랭크뉴스 2024.06.07
22278 尹, 軍수뇌부 인사 보니…‘합동성 중시’, 1·2기 육해공군총장 임관 동기[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4.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