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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 언급 없이 노래만 다섯 곡 불러
1만명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 80%쯤 채워
‘마지막 공연’ 될 수도 있어 지방서 올라오기도
팬들, “김호중” 연호하다 안전요원이 나가라고 소리치자 퇴장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3일 서울 송파구 방배동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슈퍼 클래식)에서 공연 중이다. /최정석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수 김호중(33)씨가 23일 저녁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케이스포돔)에서 열린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슈퍼 클래식) 공연에 올랐다. 법원이 오는 24일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이날이 김씨가 구속 전 마지막으로 오른 무대가 된다. 공연장을 찾은 수천명의 팬들은 김씨가 등장하자 “김호중! 김호중!”을 외치며 환호했다.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김씨의 공연을 보려는 팬들은 이날 오후 4시쯤부터 공연장 티켓 판매 창구로 몰려들었다. 미리 티켓을 예매하지 않은 팬들이 김씨의 공연을 보려고 먼 지방에서 올라와 현장 판매로 티켓을 구했다. 티켓을 구하려 늘어선 김씨 팬들만 1000명은 됐다.

경북 의성군에서 올라온 60대 여성 이모씨는 “내일(24일) 만약 (김씨가) 구속되면요, 물론 아니길 바라는데요, 만약 그러면 오늘이 마지막 콘서트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아침에 서울로 올라왔어요”라고 말했다. 이씨는 다음 주 경북 김천시에서 열리는 김씨 공연에 가려 했으나, 음주 뺑소니 사건이 터진 뒤 김씨가 김천 공연을 취소해 부랴부랴 아침부터 고속버스를 타고 먼 서울까지 왔다. 안귀남(67)씨는 “내일이 구속 심사인데 오늘 새벽에 꿈자리가 너무 좋았다”며 “제발 구속을 피해서 내일 콘서트도 문제 없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호중씨가 너무 불쌍하고 가엽다”는 말도 했다.

23일 가수 김호중의 공연장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 현장 판매 및 예매티켓 수령 부스 앞으로 시민들이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공연은 오후 8시에 시작됐다.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케이스포돔 관중석은 대략 80%쯤 차 있었다. 관객은 대부분 50~60대였고, 10명 중 9명은 여성이었다. 이 공연은 해외 클래식 아티스트들이 주역이고, 과거 성악을 했던 김씨가 ‘게스트’처럼 등장한다. 1시간 동안 이어진 1부 공연에선 김씨가 등장하지 않았다. 몇몇 관객들은 “김호중은 왜 안 나오는 거야”라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

김씨는 김씨는 2부 공연이 시작된 직후인 오후 9시28분쯤 무대에 올라 ‘별은 빛나건만’을 첫 노래로 불렀다. 이어 미국의 이탈리아 마피아를 소재로 한 영화 ‘대부’의 테마곡을 불렀다. 김씨가 등장하자 팬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고 환호하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팬들은 눈물을 보였다. 김씨는 두 곡을 부른 뒤 무대에서 잠시 내려갔다.

이어 김씨는 오후 9시51분에 다시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이 가운데 한 곡은 ‘푸니쿨리 푸니쿨라’였는데, 팬들은 김씨의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는 ‘떼창’을 했다. 김씨가 노래를 마치자 팬들은 다시 “김호중! 김호중!”을 연호했다.

김씨는 다섯 번째 곡을 부르고 오후 10시9분쯤 무대에서 내려갔다. 대기실로 향하기 전 김씨는 2분 남짓한 시간 동안 관객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중간 중간 울음을 참는 듯한 표정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본 팬들도 눈물을 보이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전날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김씨는 무대 위에서 ‘음주 뺑소니’ 혐의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김씨가 내려간 뒤 오케스트라가 두 곡을 더 연주한 뒤 공연이 끝났다. 오후 10시28분쯤에는 무대에 있던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모두 대기실로 들어갔다. 그러나 김씨 팬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약 3분 동안 “김호중! 김호중!”을 연달아 외쳤다. 공연 전 김씨 팬카페에서 준비한 이벤트였다.

그러나 김씨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후 10시32분쯤 안전요원이 공연장에서 나가야 한다고 소리치자 김씨 팬들은 아쉬운 표정으로 퇴장했다. 김씨는 이날 노래 다섯 곡을 부른 것 외에 팬들에게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스1

김씨가 이날 출연한 공연은 이날과 24일 이틀 간 열릴 예정이지만, 김씨는 24일 낮 1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해야 한다. 김씨 측은 24일 공연에도 참석하겠다며 영장실질심사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연 주최사 두미르는 이날 오후 예매처 멜론티켓에서 “24일 진행 예정인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에서 기존 출연진인 가수 김호중은 불참할 예정”이라며 “그 외 출연진은 정상적으로 공연을 진행한다”고 안내했다.

검찰은 전날 경찰의 신청에 따라 김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의 소속사 대표와 전 본부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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