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오늘날 영어를 모르면 그 누구도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간판을 비롯해 메뉴판도 영어로, 키오스크도 영어로, 심지어 강남에 위치한 몇몇 직장에서는 수평적 문화를 위해 영어로 회의한다고 했다. 곧 있으면 집에서도 영어로만…어라, 생각해보니 이미 우리 집은 그러고 있었다. <붐뱁, 잉글리시, 트랩> (네오픽션) 중에서

한국에서 살아남으려면 한국어보다 영어를 잘해야만 했다. 영어 점수와 등급은 ‘나’의 가치를 판단하고 가능성을 결정했다. “한국 사람들은 태어나 학교를 다니다가 취업할 때까지, 심지어는 은퇴하고 관절염에 무릎이 아파 해외여행을 갈 때까지, 아니 병상에 누워서 디즈니 영화와 HBO 드라마를 볼 수 있을 때까지 영어를 배운다.” 주인공 ‘나’는 영어 공부를 시작한 지 22년차다. 자신이 영어를 못해 대기업에 취업하지 못했고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엄마는 ‘나’의 영어 공부에 돈을 쏟아붓는다. 게다가 언제부턴가는 집에선 오직 영어로만 이야기하도록 했다. 그러나 좀체 늘지 않는 영어 실력에 엄마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바로 P시 영어마을 성인반으로 ‘유학’을 보내는 것이었다.

영어마을의 커리큘럼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과장되고 때로는 기발한 상황 설정에 웃음이 나면서도 황당하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영어에 짓눌린 한국 사회의 모습이 소설의 확실한 배경이 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3670 파리 올림픽 '노 에어컨' 논란‥선수 더위도 빈부격차? 랭크뉴스 2024.06.21
23669 "미국, 우크라에 패트리엇 방공체계 몰아준다" 랭크뉴스 2024.06.21
23668 [사설] “민주당 아버지는 이재명”…巨野 사당화와 방탄 도를 넘었다 랭크뉴스 2024.06.21
23667 '대선 허위보도 의혹' 김만배·신학림 구속영장 발부 랭크뉴스 2024.06.21
23666 당뇨병 걸리면 왜 심장병 위험 높아질까, 유전적 변이 발견 랭크뉴스 2024.06.21
23665 '살빼는 약' 오젬픽 위조품 3개국서 발견…WHO, 첫 경보 랭크뉴스 2024.06.21
23664 푸틴, "한국, 우크라에 살상무기 제공하면 실수" 경고 랭크뉴스 2024.06.21
23663 佛 정당들, "조기총선 선심성 공약" 비판 재계 설득 랭크뉴스 2024.06.21
23662 조 외교장관 "북러 협정 규탄… 안보 저해 시 단호히 대처" [북러정상회담] 랭크뉴스 2024.06.21
23661 "300만 원 엿은?" 조롱성 질문에 권익위 답변 달았다 랭크뉴스 2024.06.21
23660 '尹명예훼손 의혹' 김만배·신학림 구속…"증거인멸·도망염려"(종합) 랭크뉴스 2024.06.21
23659 ‘윤석열 검증보도’ 김만배·신학림, 수사 9개월 만에 구속 랭크뉴스 2024.06.21
23658 정부, 우크라 무기 지원 재검토 ‘초강수’···더 불안해지는 한반도 랭크뉴스 2024.06.21
23657 고현정 "내가 갑질을? 원 없이 했으면 원통하지나 않겠다" 랭크뉴스 2024.06.21
23656 ‘尹 명예훼손 혐의’ 김만배·신학림 구속… “증거인멸·도망우려” 랭크뉴스 2024.06.21
23655 수사 피하겠다고… 20대 성범죄男, 바다 뛰어든 ‘척’ 랭크뉴스 2024.06.21
23654 "훠궈 먹었는데 혀 검게 변해"…中 유명 훠궈 프랜차이즈 '논란' 랭크뉴스 2024.06.21
23653 [속보]‘윤 대통령 명예훼손 보도’ 김만배·신학림 구속 랭크뉴스 2024.06.21
23652 [2보] '尹명예훼손 의혹' 김만배·신학림 구속…"증거인멸·도망염려" 랭크뉴스 2024.06.21
23651 오사카 갈 여객기를 크로아티아로 보낸 티웨이항공...EU 당국 "적절한 조치할 것" 랭크뉴스 2024.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