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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영어를 모르면 그 누구도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간판을 비롯해 메뉴판도 영어로, 키오스크도 영어로, 심지어 강남에 위치한 몇몇 직장에서는 수평적 문화를 위해 영어로 회의한다고 했다. 곧 있으면 집에서도 영어로만…어라, 생각해보니 이미 우리 집은 그러고 있었다. <붐뱁, 잉글리시, 트랩> (네오픽션) 중에서

한국에서 살아남으려면 한국어보다 영어를 잘해야만 했다. 영어 점수와 등급은 ‘나’의 가치를 판단하고 가능성을 결정했다. “한국 사람들은 태어나 학교를 다니다가 취업할 때까지, 심지어는 은퇴하고 관절염에 무릎이 아파 해외여행을 갈 때까지, 아니 병상에 누워서 디즈니 영화와 HBO 드라마를 볼 수 있을 때까지 영어를 배운다.” 주인공 ‘나’는 영어 공부를 시작한 지 22년차다. 자신이 영어를 못해 대기업에 취업하지 못했고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엄마는 ‘나’의 영어 공부에 돈을 쏟아붓는다. 게다가 언제부턴가는 집에선 오직 영어로만 이야기하도록 했다. 그러나 좀체 늘지 않는 영어 실력에 엄마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바로 P시 영어마을 성인반으로 ‘유학’을 보내는 것이었다.

영어마을의 커리큘럼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과장되고 때로는 기발한 상황 설정에 웃음이 나면서도 황당하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영어에 짓눌린 한국 사회의 모습이 소설의 확실한 배경이 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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