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호중 마지막 공연 줄 잇는 발걸음
취소예매표 현장 구매도 줄 서야 해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콘서트 티켓 부스 앞에 현장 판매표를 구하려는 팬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김재현 기자


"기부한 게 얼만데, 좋은 뉴스는 하나도 안 나오고. 이런 일 터졌다고 득달같이 달려드네요..."

23일 오후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콘서트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 앞. 콘서트 입장 시간인 오후 6시 30분까지 꽤 남았지만, 보라색 옷으로 통일한 김호중의 팬클럽 '아리스' 회원들은 그늘 밑 벤치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 중이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들은 이번 음주 뺑소니 사태를 '마녀사냥'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경찰 수사와 언론 보도가 "해도 너무한다"는 것이다. 한 여성팬은 "더 나쁜 사람이나 잡아 넣지, 유독 김호중에게만 가혹한 것 같다"고 화를 냈다. 또 다른 팬도 "김호중이 기부한 돈도 상당한데, 좋은 일 해봐야 소용없다"며 거들었다. 그러자 주변을 살피던 한 팬이 "듣는 귀가 많다"면서 두 사람을 제지했다.

취소표를 판매하는 현장 티켓부스가 열린 오후 4시가 되자, 관람객은 더 늘어났다. 티켓 구입이 가능한지 조심스레 묻는 팬을 향해 부스 관계자는 "현장표는 많다"고 안심시키며 줄을 서달라고 소리쳤다. 팬들은 김호중의 얼굴 사진이 크게 걸린 공연장 외벽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며 문이 열리길 손꼽아 기다렸다. 대형 경기나 공연 때 등장하는 상술도 그대로였다. 일부 상인은 서울지하철 5·9호선 올림픽공원역 앞에 매대를 펴놓고 김호중 사진이 들어간 컵과 티셔츠, 부채, 손수건 등 각종 굿즈를 파느라 여념이 없었다.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콘서트 티켓 부스 앞이 예매 티켓을 찾으려는 팬들로 붐비고 있다. 김재현 기자


김호중이 당분간 활동을 중단한다는 소식에, 수수료가 아까워서 등 공연장을 찾은 이유는 다양했다. 오모(56)씨는 "음주운전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면서도 "마지막으로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아들 부부가 표를 예매해 줬다는 서모(74)씨는 "아들이 표를 취소하려 했는데, 수수료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그냥 보겠다고 했다"며 "평소 아들같이 생각한 김호중이 측은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연이 어쨌든 '팬심'만큼은 굳건했다. 음주 뺑소니, 범인도피교사, 허위진술 등 시간이 갈수록 김호중에게 불리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24일 구치소로도 갈 수 있는 그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까지 열리지만 팬들은 지지를 거두지 않았다. 한 팬은 "술자리에 가더라도 회사 사장이나 직원이 제대로 단속을 해야지 뭘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책임을 소속사 탓으로 돌렸다.

원래 24일까지 예정된 김호중의 공연은 이날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24일 콘서트가 영장심사 기일과 겹쳐 변호인이 요청한 심사 연기를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일정 변경 없이 (심사를)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호중 팬들이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콘서트장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재현 기자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1932 민주 하원 중진들도 바이든 사퇴 요구…‘연판장’도 돈다 랭크뉴스 2024.07.08
21931 5개월 만에 최대주주 또 바뀌는데, 누구로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랭크뉴스 2024.07.08
21930 이 정신병원엔 끈이 없다…“묶지 않아도 치료 가능” 랭크뉴스 2024.07.08
21929 [내일날씨] 전국 곳곳 강한 장맛비…이틀간 최대 120㎜ 이상 랭크뉴스 2024.07.08
21928 삼성전자 오늘부터 총파업 돌입···파업 참여인원이 관건 랭크뉴스 2024.07.08
21927 미 대통령보다 '한 살 많은' 82세 샌더스 "바이든 지지" 랭크뉴스 2024.07.08
21926 반년만에 물러나는 최연소 총리 “여당 과반 실패…내일 사의 밝힐 것” 랭크뉴스 2024.07.08
21925 어린이 놀이터에서 ‘벙커샷’?…골프가 뭐길래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7.08
21924 '100m 높이 태극기' 논란에 오세훈 "잘못된 그림, 설명 부족했다" 랭크뉴스 2024.07.08
21923 수도권 최대 100㎜ 비…남부·제주 체감 35도 폭염 랭크뉴스 2024.07.08
21922 유러피언 드림, 아메리칸 드림 그리고 코리안 드림[EDITOR's LETTER] 랭크뉴스 2024.07.08
21921 [르포] "교통 혁명이라고요? 광역버스 타지, GTX 왜 타요" 랭크뉴스 2024.07.08
21920 “한국이 우크라에 살상무기 제공하면 동북아에 악영향” 랭크뉴스 2024.07.08
21919 ‘연락두절’ 한국인 3명 탄 대만서 제주 오던 요트 ‘정상 운항 확인’ 랭크뉴스 2024.07.08
21918 '트럼플레이션' 올까…모든 국가에 10% 관세, 소득세는 줄인다[선거, G7흔들다④] 랭크뉴스 2024.07.08
21917 “9급 공무원 안 해요”…한 달에 얼마 받길래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4.07.08
21916 "AI로 만든 영화 욕하려다 빠져들었다"...부천영화제 'AI 쇼크' 현장 랭크뉴스 2024.07.08
21915 윤상현 “친한-친윤은 친박-비박 능가하는 파탄적 관계” 랭크뉴스 2024.07.08
21914 전동킥보드 타다 넘어진 대리기사, 승용차에 치여 숨져 랭크뉴스 2024.07.08
21913 폭우로 경북 안동·영양 주민 25명 한때 고립…구조·대피 완료 랭크뉴스 2024.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