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부가 운영하는 ‘AI허브’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AI 학습용 데이터들

"자율주행 AI 서비스 개발을 위한 차량 운전자와 탑승자의 상황 인식 영상"
"한국인 얼굴의 통계적 특징 파악을 위한 안면 이미지 데이터"
"반려동물의 행동을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행동을 분류한 영상"

'AI 허브'(https://www.aihub.or.kr/)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는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들입니다.

정부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지능정보원)을 전담 기관으로 두고 이 같은 데이터를 다양하게 만들어 공개하는 'AI 데이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내년까지 총 2조 5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1,300여 종의 AI 학습용 데이터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이렇게 큰 돈을 들인 정부 사업이 잘 되고 있는지 감사원이 들여다봤더니 부실투성이였습니다.

■"1,100억 122종 데이터 안 만들거나, 만들어도 공개 안 하고 방치"

감사원은 특히 해당 사업이 크게 확대된 2020년부터 2년 동안 구축한 AI 학습용 데이터들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습니다. 이 사업에는 총 7020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이 기간 선정된 데이터 구축사업은 360종이었는데, 이 가운데 1148억 원의 사업비가 쓰인 122종 데이터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CCTV 교통영상' 등 33종 데이터는 수행기관이 사업비를 받아가고선 일부 데이터를 2년 넘도록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관리기관인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습니다.

또 '자율주행버스 개발 노선 주행 이미지' 등 사업 수행기관이 데이터를 만들어 뒀는데도 길게는 2년 가까이 대외에 공개하지 않은 채 둔 데이터들도 32종에 달했습니다.

심지어 '다양한 장르의 춤사위 동작' 데이터의 경우 업체가 50테라바이트(TB) 용량의 전체 데이터를 업로드했지만, 지능정보원의 운영 오류로 데이터 절반 가량이 사라진 채 절반 가량만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데이터 사업비는 19억 원에 달했습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6월 감사 당시 데이터가 절반 뿐이어서 시정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데이터가 절반만 공개된 채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능정보원 관계자는 "수행기관에 누락 데이터를 확인해 다시 올려달라고 요청했고, 다시 올라오는 대로 전체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축산 농가에 돌아갈 데이터수집비 빼돌린 업체 적발


해당 사업 과정에선 일부 업체가 사업비를 횡령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가축 관리용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을 위한 소, 돼지 등 가축 영상 데이터 구축 사업에 선정된 업체 대표가 장인, 지인 등과 공모해 사업비 38억 중 13억9천만 원을 빼돌렸습니다.

이들은 축산 농가로부터 CCTV 영상 데이터 지급 비용을 지불해준 것처럼 꾸미거나 CCTV 설치 비용을 부풀리는 식으로 사업비를 가로챘습니다.

감사원의 요청으로 검찰이 현재 이 업체 대표와 장인 등을 수사 중입니다.

■"클라우드센터 화재 등에 취약…카카오 복구 지연 사태 재연 우려"

공공 클라우드 센터가 화재 등 재난 상황 대비에 취약하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현재 과기정통부의 인증을 받아 9개 기업이 공공용 민간 클라우드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클라우드센터의 경우 불이 났을 때를 대비한 백업 시스템인 재해복구센터의 서버 등 장비가 터무니없이 부족해 재해복구센터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2022년 판교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복구에 5일 이상 걸리면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던 것과 같은 사례가 재연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감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공공용 클라우드센터의 중요 장비가 각 클라우드센터의 재해복구센터에도 구비돼 있는지 점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습니다.

■관리부실 배경으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예산 급증 지목

감사원은 정부의 AI 데이터 구축 사업 등이 정부의 중점 사업인데도 부실하게 관리된 배경으로 2020년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추진으로 인한 예산 급증을 꼽았습니다.

2020년 7월 문재인 정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수립해 당초 390억 원 규모였던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비는 2조5천억 원으로 대폭 확대됐습니다.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AI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한 'AI바우처 사업' 예산도 39억 원에서 9,500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감사원 관계자는 "예산 급증으로 사업 규모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밀어내기식 집행 등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업을 관장해야 할 지능정보원의 역량에 비해 사업 규모가 너무 컸던 부분이 관리 부실로 이어졌다"라고 지적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email protected]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네이버,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6241 “쉬는 게 아니라 실신한 것 같아요” 산악자전거 타다 쓰러진 50대 목숨 구한 소방관 부부 랭크뉴스 2024.05.26
26240 교육부, 교사 1만여명 전화번호 유출해놓고···교사들에겐 뒤늦게 ‘공지’ 랭크뉴스 2024.05.26
26239 홍준표 "與, 대통령 보호못하고 지리멸렬하면 중대 결심 불가피" 랭크뉴스 2024.05.26
26238 尹대통령, 리창 中 총리와 용산에서 양자회담 시작 랭크뉴스 2024.05.26
26237 국회의장 “연금개혁, 채상병특검법보다 중요…21대 처리해야” 랭크뉴스 2024.05.26
26236 “돌아가자” 심정지 환자 구한 아내의 눈썰미[아살세] 랭크뉴스 2024.05.26
26235 눈썰미 있는 아내…소방관 부부, 심정지 환자 목숨 살려 랭크뉴스 2024.05.26
26234 "10만원 더 내라고?" 캐리어 바퀴 4개, 손으로 다 뜯어냈다 랭크뉴스 2024.05.26
26233 추경호, ‘연금개혁 여야정협의체 구성’ 제안… “22대 국회 최우선 추진” 랭크뉴스 2024.05.26
26232 경찰 체포 순간 생중계한 美여가수…"마약 없다"더니 벌금형 랭크뉴스 2024.05.26
26231 추경호 "졸속 연금개혁 안돼…22대 첫 정기국회서 최우선 처리" 랭크뉴스 2024.05.26
26230 김호중에 도넘은 팬심…학폭 폭로 유튜버에 "무조건 죽인다" 랭크뉴스 2024.05.26
26229 푸바오 '탈모' 충격 근황…"비공개 접객에 목줄 착용 의혹" 랭크뉴스 2024.05.26
26228 국힘 성일종 “대통령이 격노한 게 죄냐”…‘외압’ 의혹 물타기 랭크뉴스 2024.05.26
26227 한중일 정상 모인 날 北 "자위력 행사할 것" 트집 잡기 랭크뉴스 2024.05.26
26226 ‘재벌 총수’ vs ‘가정의 가치’ 최태원-노소영 법적 공방 [주말엔] 랭크뉴스 2024.05.26
26225 "장어·새우 닥치는 대로 삼킨다"…'최대 1m' 낙동강 괴물 정체 [르포] 랭크뉴스 2024.05.26
26224 강형욱 "아내는 통일교 2세…스무살에 탈퇴 후 부친도 안 본다" 랭크뉴스 2024.05.26
26223 [속보] 추경호, '연금개혁 여야정협의체 구성' 제안… "22대 국회 최우선 추진" 랭크뉴스 2024.05.26
26222 대통령실 "연금개혁 청년세대 의견 반영해야‥22대 국회 추진 타당" 랭크뉴스 2024.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