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날 경상국립대·전북대 부결 이어
경북대는 재심의 부결·제주대 보류
교육부 "할 때까지 시정명령" 압박
23일 의과대학 증원 관련 학칙 개정안을 재심의한 교수평의회가 열리는 제주대 본관 3층 회의실 앞에서 의과대학 학생들이 의대증원을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대학이 내년도 신입생 모집요강을 공개해야 하는 시한이 이달 말로 임박했지만, 의대 신입생이 늘어나는 국립대 9개교 중 4개교가 내부 반발로 의대 증원을 반영한 학칙 개정이 부결 또는 보류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23일 경북대 교수회가 지난 16일 부결했던 학칙 개정안을 재심의한 결과 다른 안건은 통과됐지만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사항은 재차 부결됐다. 제주대 교수평의회도 지난 8일 부결했던 의대 증원 학칙 개정안을 이날 재심의했지만 결국 심의를 보류했다. 평의회 의장인 양창용 교수회장은 "심사숙고했지만 결정이 쉽지 않아 한 번 더 논의하자는 의견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전날은 전북대 교수평의회에서 학칙 개정안이 부결됐다. 이달 초 개정안 공고를 내고 10일간 의견 수렴을 거쳤지만 평의회 위원 과반이 반대표를 던졌다. 같은 날 경상국립대는 21일 학무회의 심의를 통과한 학칙 개정안이 하루 만에 교수대의원회와 대학평의원회에서 잇따라 부결됐다. 전북대는 24일, 제주대는 29일 재심의하기로 했고 경상국립대는 조만간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학칙 개정에 속도가 붙은 국립대도 있다. 애초 의견 수렴을 거쳐 6월 중순쯤 개정을 마무리하려던 충남대는 일정을 앞당겨 이날 교무회의에서 학칙 개정안을 가결했다. 충남대는 오는 30일 평의원회를 거쳐 개정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충북대 역시 이날 대학평의원회 심의에서 21일 교무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을 가결했다.

앞서 부산대는 21일 재심의로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강원대도 같은 날 대학평의원회 가결로 학칙 개정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전남대는 이달 7일 일찌감치 개정안을 처리했다. 재단이 교수 임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립대는 학칙 개정 작업이 신속히 진행돼 대부분 마무리됐다.

교육부는 대학에 이달 안에 학칙 개정을 끝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교수평의회 등은 의결권이 없는 학내 심의기구인 만큼 총장이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면 학칙 개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4월 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의대 증원을 포함한 전형계획 변경안을 제출해놓고 학칙 개정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모집요강 공고 이후에도 학칙 개정이 지연된다면 시정명령과 행정명령을 동원해 개정을 독촉할 방침을 시사했다.

하지만 국립대들이 학내 반대까지 무릅쓰며 학칙 개정을 강행 처리할 경우 의대생 집단유급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고 학내 갈등을 키워 극심한 학사 파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학칙 개정안이 부결된 국립대 A총장은 "아무리 심의기구일 뿐이라 해도 대학 내 의사결정 과정"이라며 "구성원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조속한 재심의를 거쳐 이달 말 마무리할 것"이라 말했다.

국립대 여러 곳에서 의대 증원 학칙 개정에 진통을 겪는 것은 현재 의대 교수진과 시설 여건상 늘어난 의대생 교육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학내 우려와 반발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강화 목표에 따라 비수도권 국립대 9곳에 의대 정원 증원분을 우선 배정하고 특히 7곳은 정원 200명의 '메가 의대'로 키우기로 결정했음에도, 이들 국립대 위주로 의대 증원을 둘러싼 내홍이 확산되면서 정부의 의료개혁 구상이 전반적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6649 “거짓말” 비판한 나경원, 이재명 연금개혁안에 “첫 단추라도 끼워야” 랭크뉴스 2024.05.27
26648 14개 사이트서 성 착취물 10만여개 유포…미영주권자 20대 검거 랭크뉴스 2024.05.27
26647 SMIC에 반도체 장비 팔다 걸린 어플라이드... 美 정부 소환에 대중 수출 타격 우려 랭크뉴스 2024.05.27
26646 윤 대통령 “한일중 정상회의 정례화…북 위성발사 단호히 대응” 랭크뉴스 2024.05.27
26645 이재명, 빨간티 입고 尹 때렸다…해병대 전우회와 무슨 인연 랭크뉴스 2024.05.27
26644 “유부남 차두리, 두 여자와 교제”…내연 문제로 고소전 랭크뉴스 2024.05.27
26643 온실가스 배출량 ‘확’ 줄이는 쌀이 있다 랭크뉴스 2024.05.27
26642 이복현 '공매도 시점' 다시 해명 "내년 1분기쯤 재개 가능" 랭크뉴스 2024.05.27
26641 동생 대신 금감원 시험 응시한 형… 둘 다 재판행 랭크뉴스 2024.05.27
26640 랩다이아 인기에 ‘다이아몬드 제국’ 드비어스 매각 위기 랭크뉴스 2024.05.27
26639 나경원 “용산과 밥도 안 먹는 韓… 나라면 대표 출마 안 할 듯” 랭크뉴스 2024.05.27
26638 “정치군인들 기강 해이”…‘얼차려’ 훈련병 사망에 야당 비판 랭크뉴스 2024.05.27
26637 김태흠 "안철수, 망나니 뛰듯 부화뇌동‥헛소리하려면 당 떠나라" 랭크뉴스 2024.05.27
26636 [속보]中, 사상 최대 70조원 반도체 펀드 조성…美규제에 대항[니혼게이자이] 랭크뉴스 2024.05.27
26635 한국 치킨 맛좀 봐라...중국 공략 나선 ‘K-대표 치킨’ 랭크뉴스 2024.05.27
26634 ‘총리 재선’ 점점 멀어지는 기시다…지방선거도 자민당 패배 랭크뉴스 2024.05.27
26633 진통제도 효과 없는 두통 장기간 자주 발생하면··· ‘이것’부터 작성하라 랭크뉴스 2024.05.27
26632 "의대생·전공의 복귀 위해 '낮은' 진찰료부터 조정해야" 랭크뉴스 2024.05.27
26631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올해를 새마을금고 신뢰 되찾는 원년으로 만들겠다" 랭크뉴스 2024.05.27
26630 [단독] 숨진 훈련병, 1.4km 구보·‘군장’ 팔굽혀펴기…규정 위반 랭크뉴스 2024.05.27